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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들 전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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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남자, 서울 여자.

 

- 너와 나 그리고 세 번의 슈퍼매치

 

- 3화. 첫 번째 슈퍼매치

 

수원 남자, 서울 여자 3화 첫 번째 슈퍼매치 - 1

 

0.

 

오장은이 넣은 행운의 결승골 보다 더.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 보다 더. 세제믿윤 보다 더. 당신을.

 

데몰리션 보다 더. 슈퍼매치 무승 징크스를 깬 김진규의 헤딩 결승골 보다 더. 백전노장 아디보다 더. 당신을.

 

1.

 

발신자를 다시 확인했다. 착각한 게 아니다.

 

글자가 어색했다. 몇 번을 다시 봐도. 제대로 이해되지 않는 거 같았다. 가슴이 아릿했다. 활자 하나하나가 가슴을 찔렀다.

 

탁자 위에 휴대폰을 올려놓고 소파에 앉았다. 다시 한 번 화면을 바라봤다. 현우는 양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문질렀다. 무릎을 가슴팍에 갖다 대고 깍지 낀 두 손을 목 뒤에 붙였다. 그리고 웅크렸다.

 

음…그러니까… 그러니까… 민아는 고백을 거절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100% 수락을 할 줄 알았다. 너무 부담스러웠나 보다. 민아는 싫었나보다. 아니야, 친한 친구 사이로 지내자 한 걸 보면 좋아하긴 좋아한다는 거 아닐까? 미안하다고 말했잖아.

 

현우는 고개를 들어 소파에 몸을 기댔다. 가죽 소파는 푹 소리를 내며 현우를 받아 들였다. 눈을 감고 코로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좋아했으면, 좋아했으면 고백을 받아들였겠지.”

 

목소리는 너무나도, 너무나도 축축했다. 물을 너무 많이 사용해 그만 번져버린 수채화 같았다. 말은 메아리 쳐 현우의 심장 부근을 콕콕 찔러댔다.

 

‘아니야 혹시 민아는 지금 내 연락을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몰라.’

 

현우는 두 눈을 질끈 감고는 양 손으로 머리를 박박 긁었다. 계속 긁었다. 두피가 따가웠지만 계속 긁었다.

 

양반다리를 하고는 자세를 바르게 했다. 그리고 정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주위는 고요했다. 어디선가 기계음 비슷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크게 숨을 들이시고는 길게 내뱉었다.

 

“찌질하지 말자.”

 

툭 뱉은 한마디. 민아는 고백을 거절한 게 분명하다. 부담스러웠던 게 분명하다. 쪽팔리게 지금까지 나 혼자 착각하고 있었다. 민아도 나를 좋아한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지금 괜히 전화해서 민아를 곤란하게 만들지 말자. 민아에게 왜 거절했냐며, 한번만 더 다시 생각해보라며 하지 말자. 찌질해지지 말자.

 

베란다를 바라봤다. 어느새 장대비가 내리고 있었다. 현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휴대폰 화면은 꺼진 상태다. 현관으로 가 줄넘기를 챙기고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쏴아아-

 

굵은 비다. 비가 튀겨 현관 앞에 서있는 현우의 신발코를 적셨다. 현우는 멍하니 비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우산을 쓰지 않은 채. 놀이터 근처로 간 현우는 줄넘기를 시작했다.

 

비는 계속 내렸다. 현우의 줄넘기도 계속 됐다.

 

어디선가 까마귀 우는 소리가 들렸다. 인간을 제외한 모든 동물은 울어 의사소통한다. 가끔씩은, 아주 가끔씩은 인간도 울어 의사소통을 해야 된다.

 

*수원 남자, 서울 여자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정기 연재하려고 노력중입니다...

 

글 = 정재영(spego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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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kffactory.com/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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