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K리그가 끝났다. 한편으론 재밌었고, 한편으론 아쉬웠던 시즌이었다. 조금 늦었지만 축구공작소도 나름 2013 K리그 시즌 리뷰를 준비했다.
축구공작소는 K리그 각 구단의 팬들이 응원하는 팀의 이번 시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들어보기로 했다. 1년 동안 자신의 팀을 응원하며 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울산 서포터즈 ⓒ울산 현대
반갑다.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조현욱(이하 조) - 나는 울산을 응원하는 조현욱이라고 한다.
신언섭(이하 신) - 현욱이와 함께 울산을 응원하고 있는 신업섭이다.
먼저, 팬의 입장에서 이번 시즌 울산 현대가 어땠는지 이야기 해달라.
조 -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운 시즌이다. 이번엔 정말 우승할 줄 알았다. 작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전력 이탈이 너무 심했다. 전력 공백을 기존 선수들과 이적생들이 좋은 활약으로 잘 메꾼 점은 만족한다.
김신욱 선수와 김치곤 선수, 김승규 선수 그리고 이용 선수는 K리그 베스트 11에도 뽑히고, 국가대표 선수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내년 시즌이 더욱더 기대된다.
신언섭(이하 신) - 꽤나 만족할 수 있었던 시즌이었다.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울산이 리그에서 이렇게 잘했던 적은 없었던 거 같다.
그럼 이번 시즌 가장 잘했던 선수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조 - 김치곤 선수가 엄청난 활약을 보였다. 주장으로서 팀을 책임감 있게 이끌었다. 또한 시즌 끝까지 멋진 모습을 보여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신 - 김신욱 선수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노력으로 많이 성장하였고, 기록적인 부분에서도 지난 시즌에 비해 더 좋아졌다. 아쉽게 득점왕은 놓쳤지만, 김신욱 선수 본인에게 최고의 시즌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다.
훈훈한 대답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 이번엔 반대로 이번 시즌 가장 아쉬웠던 선수를 뽑아보자. 길거리 지나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으면 좋겠는 선수 말이다.
조 - 박용지 선수를 뽑고 싶다. 현란한 드리블과 신인 같지 않은 저돌적인 돌파력을 가졌다. 거기에 훈훈한 외모까지 갖춘 선수다. 엄청나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마감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정말 아쉬웠던 선수다.
신 - 까이끼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 기대를 많이 했다. 경남에서 워낙 좋은 활약을 선보였고, 3년 계약까지 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내년 시즌 부활을 기대하고 싶다.
준우승을 한 울산 시상식 ⓒ울산 현대
이번 시즌 정말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그 때 당시 심정이 어땠나.
조 - 종료 1분을 남기고 포항이 골을 넣어 우승이 좌절됐다. 실점하는 순간 너무 약이 오르고, 화가 치솟았다. 하지만 스포츠라는 게 그렇지 않은가? 누군가에겐 환호와 열광을 주는 반면 다른 누군가에겐 상심과 낙담을 준다.
새삼 스포츠의 잔인함을 느껴본 거 같다. 끝까지 노력해주고 땀흘려주신 김호곤 감독님과 선수단에게 너무 감사하다.
신 - 물론 우승을 했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 운이 따르질 않아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우리 팀 선수들을 더 응원해주고 싶고, 내년엔 더 발전해서 트레블을 달성했으면 좋겠다.
울산에게 ‘철퇴축구’라는 브랜드를 만들어주고, 아시아 정상의 자리를 밟게 해 준 김호곤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팬의 입장으로 많이 아쉬울 것 같은데.
조 -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하고 김호곤 감독님이 감독상을 받을 때 ‘장인어른 따님을 제게 주십시오’라고 소리친 게 엊그제 같다. 그런데 벌써 은퇴라니… 이번 시즌 준비한다고 잠도 제대로 못 주무셨다고 들었다. 정말 많이 고생하셨다.
또한 새로 감독이 되신 조민국 감독님은 내년 시즌 한층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신다고 말하셨다. 기대감이 든다.
신 - 김호곤 감독님의 은퇴가 많이 아쉽다. 울산에서 많은 업적을 남기고 떠나신 분이다. 박수를 치며 보내드리고 싶다. 그러나 내년 시즌이 조금 걱정되긴 한다.
이번 시즌 좋은 활약을 선보인 김승규 골키퍼 ⓒ울산 현대
이번 시즌 울산의 주전 골키퍼 자리를 놓고 김승규와 김영광이 대결을 펼쳤다. 팬이 생각하기에 울산의 주전 수문장으로 더 적합한 선수는 누구인가.
조 - 김승규 선수가 기회를 정말 잘 잡은 거 같다. 김영광 선수가 부상으로 잠시 빠졌을 때 김승규 선수가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엄청난 슈퍼세이브를 연달아 선보였다. 결과적으로 국가대표로도 뽑혔으니 정말 대단했다고 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다. 울산이 그만큼 골키퍼 왕국이다.(웃음)
신 - 지금 현재는 김승규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김영광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지금 울산의 주전 골키퍼는 김승규다.
울산은 2012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2013 시즌엔 대회에 참가하질 못했다. 내년 2014 시즌에 다시 한번 AFC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한다. 내년에도 2012 시즌처럼 우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조 - 우승까진 힘들더라도 내년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아시아의 깡패’라는 별명에 손색이 없는 활약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신 - 냉정하게 말하자면 내년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칭 스태프진이 많아 바뀌었고, 그 외에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내 후년쯤 노려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울산 현대 서포터 신언섭, 조현욱 (왼쪽부터) ⓒ조현욱 제공
마지막으로, 2014시즌 울산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조 - 새로운 감독 아래 팀이 리빌딩된다. 첫 시즌이 가장 중요한데 언제나 그렇듯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신 - 내년 시즌 조민국 감독의 지휘 아래 선수들이 스피디한 축구를 했으면 한다. 조민국 감독의 전 소속팀인 현대미포조선의 경기를 가끔씩 봤는데, 경기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다.
정리 = 정재영(spegod@naver.com)
인터뷰이 = 조현욱(울산 서포터), 신언섭(울산 서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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