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와 강원 ⓒ에프앤
12월 4일 K리그 역사상 첫 번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상주 상무 피닉스와 강원FC의 경기가 상주 시민 운동장에서 펼쳐진다. 이 경기를 앞두고 국내 축구 전문 팀 블로그 ‘축구공작소’에서는 승강 플레이오프에 대해 예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필진들이 머리를 싸매고 나름 열심히 예상해봤으니, 재밌게 봐주길 바란다.
참여 필진 : 양동혁(포항 스틸러스 명예기자), 정기영(서울유나이티드 명예기자), 정재영(대한축구협회 명예기자)
강원 선수들 ⓒ강원FC
강원 전력분석 :: Strong&Weak Point
양동혁 : 강원의 Strong Point는 생존능력이다. 또한 다양한 전술을 구사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시즌 강원은 K리그 클래식에서 12위에 머무르긴 했지만, 지금까지 1부 리그를 경험하며 쌓인 잔뼈를 무시할 수 없다.
시즌 후반 치열한 강등 전쟁에서 살아남은 것 역시 경험이고 자산이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강등 전쟁을 펼치면서 팔색조와 같은 전술과 다양한 공격 옵션들이 추가됐다. 상주가 막아야할 게 너무 많다.
반면 강원의 Weak Point를 뽑자면 다양한 전술에 비해 확실한 ‘무언가’가 없다. 특히 단기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세트피스에서 강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기영 : 강원의 Strong Point는 생존 의지다. 한국의 위건 애슬레틱(현 잉글랜드 챔피언십 구단. 프리미어리그 시절 생존의 제왕으로 유명했음)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후반기 김용갑 감독이 부임했을 때만하더라도 잔류가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팀 전체의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강원을 12위까지 상승시켰다.
강원의 Weak Point는 단조로운 플레이다. 단조로운 패턴이 반복되다보니 상대팀이 미리 예측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함의 미학이라는 표현도 있지만, 축구에서 단순함은 위험하다. 자칫 잘못하면 패배로 연결될 수도 있다. 끝까지 살아남고 싶다면 변화된 플레이가 필요하다.
정재영 : 강원의 Strong Point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꿨다는 점이다. 정복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고지를 점령하면 그 뒤에 펼쳐지는 것들은 만만하게 느껴진다. 시즌 중반만 하더라도 강원은 강등이 예정된 팀이었다. 그러나 10월 달부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더니 1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내가 이것도 했는데 설마 저 걸 못하겠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무섭다. 또한 승강 플레이오프 때문에 결혼식 일정이 헝클어진 예비신랑 배효성의 경기력 또한 정말 무서울 거 같다.
강원의 Weak Point는 해결사의 부재다. 경기가 답답할 때 믿을 수 있는 선수가 딱히 떠오르질 않는다. 최근 2경기 김동기가 2골 3도움으로 엄청난 활약을 선보였지만, 이 활약이 플레이오프 때도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최승인, 이우혁 등 고비 때마다 터트려주는 선수들이 있었지만, 믿을만한 해결사가 없는 강원이 과연 이번에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상주 상무 선수들 ⓒ상주상무피닉스
상주 전력분석 :: Strong&Weak Point
양동혁 : 상주의 Strong point는 화려한 공격진 그리고 대단한 화력이다. 이근호를 필두로 한 상주는 K리그 클래식 팀들에 견주어도 꿀리지 않는 공격력을 소유하고 있다.
상주의 Weak Point는 강팀과 경기 했던 적이 오래됐다는 것이다. K리그 챌린지에 1년 동안 머무르면서 강팀과는 거의 경기를 못 치렀다. K리그 챌린지 팀들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막상 강원을 만나면 힘을 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스쿼드의 폭도 넓지 않다. 부상이나 전술 교체 상황에서 꺼내들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
정기영 : 상주의 Strong Point를 뽑자면 화려한 스쿼드다. K리그 챌린지 초대 우승팀답게 최고의 스쿼드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라이벌 경찰축구단에 비해 탄탄한 선수보강 풀을 갖추고 있다. ‘상무셀로나’라는 별칭답게 이근호와 이호, 이재성, 하태균 그리고 정훈 등 쟁쟁한 선수들도 소속되어 있다.
군 제대로 인해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새로운 판을 짜야 된다는 것이 상주의 Weak Point다. 90분 경기 동안 어느 선수를 어느 자리에 배치해야 되고, 언제 투입해야 좋은지 같은 부분을 다시금 생각해야 된다는 것이 상주의 고민거리일 것이다.
정재영 : K리그 챌린지 우승팀이라는 점이 상주의 Strong Point다. 이미 왕의 자리에 올랐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강원의 만나는 일은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단기전은 멘탈 싸움이다. 오랜만의 K리그 클래식 팀이라도 ‘우승팀’ 상주의 선수들은 물러서지 않고 잘 싸울 것 같다.
상주의 Weak Point는 주축 수비진의 대거 이탈이다. 12월 13일 수비를 이끌었던 김형일, 김재성이 전역하며 포항 스틸러스로 복귀했다. 특히나 조직력이 중요시되는 수비진 선수가 빠졌다는 점은 상주에게 크나큰 손실로 작용할 것이다.
2013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현장 ⓒ스타N
승부예상 :: 축구공작소의 선택
양동혁 : 강원의 잔류를 예상한다. 강원은 상주를 상대로 맞불을 놓지는 않을 것 같다. 수비를 단단하게 하면서 자신들의 홈에서 펼쳐지는 2차전에 사활을 걸 것이다. 강원의 단단한 수비와 날카로운 한방에 상주는 무너질 것이다.
정기영 : 어느 한 팀도 약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전력상으로 강원보다는 상주가 더 우세하다고 조심스레 점쳐본다. 이근호와 하태균을 앞세운 공격진과 정훈, 이호를 주축으로 하는 미드필드 그리고 고재성과 최철순이 버티고 있는 수비진이 있기에 상주가 강원을 상대로 1, 2차전 토탈 스코어 1점차로 승격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정재영 : 베컴처럼 “난 둘 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양 팀은 플레이오프가 1, 2차전으로 나누어져있는 만큼 근시안적 전략이 아닌, 멀리 내다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굳이 예상해야 된다면 강원이 살아남을 거 같다.
정리 = 정재영(spego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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