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냐 칠봉이냐’ 보다 치열한 ‘울산이냐 포항이냐.’
‘쓰레기냐 칠봉이냐’ 보다 치열한 ‘울산이냐 포항이냐.’
쓰레기냐 칠봉이냐 보다 치열한 울산이냐 포항이냐를 둔 우승 경쟁 (사진 = tvN 응답하라 1994 11화 캡쳐)
요즘 최고의 화제의 드라마는 “응답하라 1994”이다. 드라마의 재미 중 하나는 성나정(고아라 분)의 남편이 누구인지 보는 재미이다. 쓰레기(정우 분)와 칠봉이(유연석 분)중 누가 나정이의 남편 김재준이냐를 두고 시청자들은 다시보기로 추리를 하며 드라마의 재미에 푹 빠져있다. 서로의 마음을 고백한 나정이와 쓰레기로 남편의 분위기는 쓰레기쪽으로 기울다. 그러나 11화에서 칠봉이의 정면승부 발언과 쓰레기가 나간 하숙집에 칠봉이가 들어오면서 결과를 알 수 없는 승부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본 필자는 쓰레기를 필자의 아내는 칠봉이를 응원하는 상황이다.
응답하라 1994가 총 20화중에 중반을 넘어선 시점에서 2013 K리그 클래식 이제 딱 1라운드만을 남겨두고 있다. 효멘 윤성효 감독의 어루만지심 덕에 울산으로 기울었던 우승 기운이 울산과 포항이 5대5 싸움이 되었다. 6위 부산이 1위 부산을 후반 종료직전 극적인 골로 역전하면서 울산과 포항은 승점 2점차이 포항이 울산을 이길 경우 마지막 라운드에서 2위 포항이 역전 우승을 하게 된다.
포항과 울산은 시즌 내내 치열한 각축전을 벌여왔다. 포항은 초반 무패가도를 달리며 선두권으로 일찌감치 치고 나갔다. 시즌의 2/3 이상의 기간동안 1위 자리를 지켜올 정도로 꾸준하고 오랫동안 1위였다. 스틸타카 황선대원군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 내면서 포항은 외국인 선수 없이도 조직력의 축구의 무서움을 보여주며, 승승장구 했다.
그러나 포항의 독주는 오래가지 못했다. 스플릿 리그가 시작되면서 포항이 주춤하는 사이에 울산이 그 자리를 빼앗았다. 득점 1위 김신욱을 앞세운 울산은 차곡차곡 승리를 쌓아가며 포항을 추격했고, 스플릿 리그에 돌입 이후 기세를 이어가며 1위 자리를 빼앗았다. 울산은 2위 포항과 승점차이를 5점 차이까지 벌리며 여유있는 선두 질주를 했다.
울산과 포항은 승점 경쟁은 팽팽하게 펼쳐졌다. 두 팀 모두 연승의 연승을 거듭하면서 좁혀질 듯 좁혀지지 않은 승점은 5점 차이를 계속 유지됐다. 그러다 그 승점차이를 최후의 맞대결을 앞두고 효멘이 2점차이로 만들었고, 최후의 경기에서 두 팀의 맞대결로 우승팀이 가려지게 됐다.
2007년 PO에서 울산에게 승리하고 적지에서 승리의 노래를 불렀던 포항. (사진 =연합뉴스)
승자가 모든 걸 독식한다.
지난 11월 26일 K리그 연맹은 시즌 시상식 개인상 후보자를 공지했다. MVP 후보로 울산의 김신욱과 포항의 이명주가 감독상으로 울산의 김호곤 포항의 황선홍 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이뿐 아니라 시즌 베스트 11에도 울산은 김승규, 김치곤, 이용, 김신욱을 포항은 김대호, 김광석, 김원일, 신광훈, 이명주를 영플레이어상에 고무열까지 두 팀은 비슷한 숫자의 선수가 후보에 올랐다.
올해의 감독상과 MVP를 리그 우승팀의 감독과 선수에게 주는 건 관례 아닌 관례이다. 30년 K리그 역사상 우승하지 않은 팀에서 MVP와 감독상이 나온 적은 99년 안정환과 2005년 장외룡 감독 2010년 김은중과 박경훈 감독뿐이다. 93%의 확률로 우승팀에서 MVP와 감독상이 나오게 된다. 따라서 누가 우승하냐에 따라 MVP가 김신욱이 될수도 이명주가 될 수도 있으며, 감독상역시 김호곤 감독이 될 수도 황선홍 감독이 될 수도 있다.
베스트 11의 경우도 꼭 우승팀에서 독식을 하는 건 아니지만, 지난해 서울이 우승 후 11명 중 5명을 배출 한 거처럼 우승팀 프리미엄은 확실히 존재한다. 울산과 포항의 우승 경쟁은 단순히 우승 트로피, 가슴의 별 하나의 차이가 아니다. 시즌 모든 농사와 그것에 대한 모든 보상과 평가가 달린 경기이다.
2011년 PO에서 포항을 상대로 웃었던 울산과 김승규 (사진 = OSEN)
The winner takes it all.
스웨덴의 혼성 그룹 아바(ABBA)의 노래 “the winner takes it all”에는 이런 가사가 나온다.
The winner takes it all. The loser standing small beside the victory.
That's her destiny.
승자가 모든 걸 가진다. 패자는 승자 곁에 초라하게 서 있을 뿐이다. 그건 운명이다.
누가 초라하게 승자의 곁에서 서 있게 될까. 자신의 홈에서 동해안 라이벌 포항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걸 봐야 할 울산일지. 철전지 라이벌 울산의 홈팬들에게 “잘 가세요” 들으며 쓸쓸히 7번 국도를 타고 집에 돌아갈 포항일지. 오랜 라이벌인 만큼 우승했을 때의 기쁨과 하지 못했을 때의 좌절의 정도는 더 크다. 울산과 포항. 포항과 울산은 단 한경기 우승과 모든 시상식의 상까지도 걸려 있는 마지막 승부를 남겨두고 있다. 승자는 모든 걸 가지고 패자는 승자 곁에서 초라하게 서게 되는 최후의 한 경기가 남아 있다.
양동혁 (dh568@pos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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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kffactory.com/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