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시즌의 마지막 손님인 수원.
두 팀에게는 이번 시즌이 의미가 있었으리라고 본다.
일단 인천은 말할것도 없지. ACL이라는 꿈을 꿀수라도 있게 해준 시즌이었고
오랜만에 1위라는 것도 시즌 중에 잠깐이나마 해봤고.
무엇보다 인천의 감독이 이 팀을 어떻게 만들어가려고 한다라는 그림을 잘 볼수 있었던 시즌이라.
아마 페트코비치 이후 처음이지 않나 싶은데. 장외룡 감독은 워낙에 얇디 얇은 선수층으로
할수 있는 최대한을 하려고 했던거 같고.
그래서 봉명장이 작년과는 정반대로 스플릿 와서 11경기 무승을 하고 있어도, 어떤 불만의 목소리가 안 나오는 거 같다.
모르지. 내가 모르는 어떤 곳에서는 불만을 하고 있을지도.
근데 불만을 하기에는 일러도 너무 이르다는 말을 혹시나 있을 그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다.
수원. K리그에서 지원이 (그나마) 제일 많은 기업구단.
새 감독 서정원에 이병근 최성용 고종수라는 초호화 코칭스태프. 디도를 잊지마라
말 그대로 수원의 프랜차이즈, 수원의 레전드로 꾸려졌지.
그러나 성적표는 의문을 넘어 불만의 목소리가 심심찮게 보인다.
일단 ACL 2013에서의 졸전. 우승 대회 없음. 내년 ACL도 못나가고.
그 와중에도 어떤 축구를 하겠다, 어떤 선수들을 내보겠다 하는 건 어느정도 잘 보여준 거 같은데..
예전에 여기였나 디시였나 기억이 안나는데. 아무튼 그런 글을 썼던적이 있거든.
한참 윤성효 좀 나갔으면 좋겠다고 노래를 부르던 수원빠들이 넘실댈때였어.
요지는 수원 정도 되는 팀이라도 제대로 바닥에서 굴러봐야지 멀리 내다볼 수 있게 된다 그런거였어.
2005, 2009 시즌의 참담한 성적 외에는 2000년대 들어서 수원이 우승을 하지 못했거나
성적이 별로였다 싶었던 시즌이 없는걸로 알거든. 성효강점기 때도 FA컵은 우승했잖아. 2009년에도.
왜 그런얘길 할수 있는가 하면, 축구는 팀 스포츠니까.
2013 시즌에 잘 할 것 같은 선수 구성인데도 생각보다 썩 나오지 못했다 라는 측면에서는
인천이나 수원이나 (각자의 기대치에서 봤을때) 비슷하다고 보거든. 물론 그 기대는 수원이 더 크겠지.
지원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수원은 여러 의미에서 Big Club이고.
정리해야할 선수들이 많다고는 하는데, 선수들을 잘 아우르는 것도 감독의 능력이고.
수원을 까려는 글은 절대 아닌데 어째 이상하게 그런 뉘앙스로 가네
이 글을 통해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바로 인천빠들의 인내심도 많이 커졌구나 하는 거야.
다들 어느정도 알겠지만 성질머리 더러운 지지자 양반들이 많은 팀이 인천이야.
분명 작년의 19경기 연속무패 승승장구에 비하면 이번 시즌 실망감이 크지. 스플릿 와서 무승이라니.
하지만 처음으로 ACL의 꿈을 꿀수라도 있게 해줘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본 그림을 모두가 봐서 그런지
어디에서 마음 수련을 하고 왔는지는 몰라도 팀의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듯해서 다행이야.
어차피 힘든건 선수들과 감독들이 당사자니까 더 힘들겠지. 제2의 당사자인 우리네들보다도.
그러니 수원도 조금 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주는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도 몰랐어, 수원에도 유소년 선수들 올려서 쓰는 날이 올거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