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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7 18:11

입시에 대한 글.

조회 수 265 추천 수 3 댓글 2


대학은 아무나 갈 수는 없는 곳이어야 하는 동시에 누구나 합격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이는 대학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재능이 있어야 하고, 그런 재능을 소유한 사람들은 누구나 합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대한민국에서 왜 대학이 가지 않으면 안되는 곳이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할 말이 너무나 많으므로 구태여 하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사회 풍토가 대학에 갈 필요가 없는 사람들에게 대학을 강요하고 대학에 가야만 하는 사람들까지 불행하게 만든다는 것은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간단한 사례를 하나 들어 이야기를 해보겠다. 이과를 선택한 학생들에게 수능에서 특정 과목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나, 애초에 수리와 과학탐구 영역에 1과 2가 존재한다는 것(이제는 아닌가? 그런 것 같다.)이 대학을 갈 필요 없는 사람들에게 대학 진학을 강요하는 원인 중의 하나가 된다. 왜 그럴까? 순수과학과 수학은 이공계에게 전공을 불문하고 꼭 필요한 소양이다. 이를 제외하고는 대학 수준의 학문을 추가로 쌓을 수가 없다. 대학 진학을 원한다면 노력한다는 전제 하에 이과에서 제시하는 모든 학문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노력해도 2과목이 이해 불가능하다면 이공계를 전공할 자격이 없다. 그러므로 애초에 이를 선택한다는 것 자체가 야구선수가 꿈이지만 목표한 곳에 공을 던질 수 없어도 괜찮다는 것과 같다. 대학의 문턱이 낮은 것이 우리에게 강제로 필요 없는 미래를 선택하게 만들기 때문에 대학은 학생들에게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해야만 한다.

대학을 갈 필요 없는 사람들이 대학을 가야 하는 사람들보다 월등하게 많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바로 전문대이고, 3년제 대학인 것이다. 이런 말이 마치 4년제 대학을 나오지 않은 이들을 비하하는 것처럼 들릴 수가 있는데, 이것은 이청용이 중학교를 중퇴했다고 해서 실패한 인생으로 끝나지 않은 것처럼 우리 모두에게는 그저 각자의 길이 필요한 것 뿐이다. 오히려 대학의 문턱이 지나치게 낮기 때문에 전문대나 2,3년제 학교를 선택한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 맞다.

이는 운동 선수나 예술가들처럼 학자라는 것이 하나의 특기적 직업일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사회로부터 부당하게 강요받는다는 의미이다. 현재의 입시 경쟁은 모든 학생들이 야구 선수나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해서 재능의 유무와 관계없이 강제로 운동하면서 경쟁한다는 것과 같은 논리이다. 

따라서 역설적으로 대학이 선택하기 어려운 길이 될수록 대학으로 진학하는 것은 쉬워진다. 학문에 맞는 능력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만이 대학 진학을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대학생이라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지식인으로 인정이 되고, 대학 간의 줄세우기 역시 무의미해진다. 마치 레알 마드리드의 후보 선수가 라싱 산탄데르의 주전 선수보다 훌륭하다고 함부로 말할 수 없을 뿐더러 라 리가에 있는 선수들은 이미 그 자체로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높은 수준의 선수들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인격적으로 무시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대학이 아무나 가는 곳이 아닐수록 대학생이 아닌 사람들이 더 행복해진다. 대학생이 '특별한 소수'(물론 대학생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위치의 사람들이 모두 특별한 소수라는 것은 전제에 두어야겠다.)로서 존재하는 순간 사회집단은 대학생이 아닌 사람을 평범한 사람으로 인식하지 차별하지 않게 된다. 우리가 피아니스트가 아니라고 해서 서로를 무시하지 않는 것처럼.

한 발 여기서 더 나아가면 그런 사고방식이 형성되었을 때 대학 진학과 연봉은 무관하게 된다. 따라서 사람들은 더더욱 생각에도 없는 대학을 억지로 가지 않게 된다. 의무 교육이 왜 의무 교육인가? 행복을 영위하고 사회적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최소의 교육이 의무 교육이다. 거꾸로 말하자면 그 이상 배우지 않아도 행복한 삶을 사는 데에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없어야 하기 때문에 의무 교육이다. 

결론을 다시 말하자면 대학의 문턱은 지금보다 훨씬 높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능에서는 보다 높은 수준을 학생들에게 요구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의 숫자가 현격하게 줄어들어야만 하고, 그에 상응하는 다른 교육기관, 직업 소양을 위한 교육기관이 늘어나야만 한다. 무의미하게 수요를 초과하여 존재하는 대학들이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취업난을 겪고, 무의미한 스펙 향상에 목매고, 기업으로 대표되는 갑의 횡포로부터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은 그저 위로일 뿐이다. 청춘은 아파야 한다는 전제부터가 잘못되었다. 청춘이 아프지 않은 사회, 청춘이 다른 연령대의 사람들과 같은 양의 고통만을 겪을 권리가 주어지는 사회는 언제 찾아올까.
  • ?
    title: 포항스틸러스_구알도 2013.11.07 18:16
    동시에 대학이 최소한의 공공성 정도는 갖출 수 있도록하는 제도가 필요하지. 일부 대학, 전문대에서 직업교육과정을 '학과'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꼼수를 부리는 것도 한번 정리를 해야할 거 같고..
  • profile
    title: 2015 국가대표 7번(손흥민)마오 2013.11.07 20:16
    글 좋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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