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6일, 구단이 경남 FC 서포터즈 연합회에 면담을 요청하여 안종복 대표이사와 연합회 운영진 등 총 3명의 지지자와 면담을 가졌는데 그에 대해 코멘트를 달아보았다.
(안: 안종복, 연: 연합회, 원문: 경남 FC 서포터즈 연합회 페이스북 포스팅)
1.
안: 여러분의 충정과 경남에 대한 사랑 충분히 이해한다. 서포터즈의 목소리는 구단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여러분이 요구한다고 들어줄 수는 없다. 여러분의 뜻 무겁게 받아들이고 어떤 게 경남을 위한 길인지 심사숙고하겠다. 지금 이 문제가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구단 스폰서에 영향이 있을까 우려된다.
- 다시 묻고 싶다. 솔직히 지금 팬들의 충성심을 이해한다고, 팬들의 목소리는 구단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진심으로 말할 수 있는가? 지지자들의 성명서가 올라온 뒤 구단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글을 읽어 보다 할 말을 잃었다. 그런 상황에서 어떤 좋은 말을 한들 좋게 들릴까. 스폰서에 영향이 있을까 우려하기 전에 팬들이 이렇게 분노할 상황을 만들지 않았어야 한다는 건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2.
안: 현재 경남의 상황은 최악이다. 주요 선수의 부상으로 스쿼드 짜기도 힘든 점을 이해해 달라. 페트코비치 감독에게 조금 더 시간을 주어야 한다.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 낫지 않겠나 생각한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어떠한 감독이 오더라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 바꾸면 누구든 간에 힘들다고 생각한다. 현실을 이해해 주고 조금만 생각을 바꿔 달라. 강등되지 않을 것이다. 믿어 달라.
- 물론 김인한, 김형범 등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지금 경남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곳에 머무를 수준의 선수단이 구성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조건적인 공격 축구가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초대 박항서 시절이든, 2대 조광래 시절이든 우리의 공격력 뒤에는 단단히 구축된 수비가 있었다. 수비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만 계속한다고 좋은 결과가 날까. 공격진의 움직임이 굉장히 유기적으로 돌아가면서 수비의 약점을 최대한 메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2008년 변병주를 위시한 대구의 총알 축구의 결과가 어땠나. 공격 축구도 좋지만 감독의 고유 권한을 조금 더 인정하고 감독이 최선의 전술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했다면 지금 이런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상황에선 구단이 아무리 믿어 달라고 해도 믿어 줄 수가 없다.
3.
안: 구단의 미래는 지금 당장보다는 내년을 위해 선수 수급에 힘쓰고 있다. 내년에는 국가대표도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강등당하면 물거품이기에 어떻게든 안 떨어지려고 최선을 다하겠다.
- 물론 국가대표 선수가 나오는 것도 중요하나, 지금 팬들이 원하는 것은 구단의 명확한 청사진과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것을 할 것인지 제시해 주는 것이지 않을까. 막연히 국가대표도 나와야 한다로 그치면 안 된다. 강등 플레이오프 권역에서 탈출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강등을 피한다면 우리가 새롭게 맞을 다음 시즌의 목표와 그것을 이루기 위해 구단이 해 나갈 것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고 싶다.
4.
안: 지금 감독에게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여러분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나, 왜 한 사람을 지목했는지 부담이 간다.
연: 한 사람을 원한 것은 경남의 역사상 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해 주었던 감독이며, 지금 힘든 시기에 그 때의 영광을 재현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조광래 감독의 시절을 그립다고 표현하는 팬들이 많이 있다
안: 충분히 이해한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뜻을 감안하겠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뽑으라고 해서 뽑을 수는 없다. 그 감독도 대상이 될 수 있는 유력한 후보 중에 하나이다. 경남에는 훌륭한 감독이 많다. 여러분의 뜻을 충분히 감안하고 가슴깊이 새기겠다. 여러분이나 저나 다 같이 똑같은 충정이다. 그것은 인정해 주었으면 한다.
간곡히 부탁드린다. 조금만 시간을 달라.
- 한 사람을 지목했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라 '조광래'를 지목했기 때문에 부담이 가는 게 아니기를 바란다. 경남 출신의 훌
륭한 지도자가 많다고 했는데, 전임 최진한도 한정된 자원으로 훌륭한 성과를 거둔 자원이다. 그런 자원을 내치면서 팬들의 불만을 사고, 경기력도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나. 최근 발표된 박양하의 스태프 선임이 어떤 결과를 가져 올 지 자못 궁금하다.
5.
연: 스플릿 리그 홈 경기 6경기 중 4경기를 이전 경기로 치른다. 치열한 강등 싸움을 해야 하는데 선수들이 편하게 생각하는 창원축구센터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전 경기를 치르면서 홈 이점이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안: '도민속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약속한 부분이라 그렇게 진행된 것 같다. 여러분들의 말도 일리가 있다. 검토해 보겠다.
- '도민속으로'라는 기치를 내걸고 그것을 이행해 나가는 것은 물론 칭찬받을만 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선되어야 할 것은 경기력이지 않을까. 매 경기마다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지나친 순회 경기는 중립 경기를 연이어 치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보다 익숙한 곳에서 경기하는 것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며 좋은 경기력은 곧 관중 증가로 이어진다고 본다. 선수들이 보다 경기에 집중할 수 있고 더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신경을 써 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