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의혹 블라터 5선 후폭풍
17년간 장기 집권한 제프 블라터(79·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5선 연임에 성공했지만 예상대로 각국의 반발로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세계 축구 흐름을 주도하는 유럽축구연맹(UEFA)이 FIFA를 탈퇴할 움직임을 보여 1930년부터 시작된 월드컵 역사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블라터 회장이 당선되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보이콧할 수 있다고 경고한 UEFA는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 미셸 플라티니(60·프랑스) UEFA 회장은 월드컵 보이콧은 물론 아예 UEFA를 FIFA로부터 분리시켜 독립 기구화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논의에 들어갔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UEFA는 6월 6일 독일 베를린에서 회의를 갖고 월드컵 보이콧 여부를 포함한 ‘블라터 퇴진 투쟁’ 대응책을 결의할 것으로 보인다.
UEFA가 독립해 별도의 기구를 설립하면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들을 보유한 유럽의 명문 구단들이 월드컵 예선 등 FIFA가 주관하는 A매치에 소속팀 선수들의 차출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남미의 일부 국가도 월드컵 보이콧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자칫 2018 월드컵이 그동안 우승컵을 양분한 유럽과 남미 없이 치러질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제까지 20차례의 월드컵에서 11번이나 우승한 유럽 연맹이 불참하면 월드컵은 하나 마나다. 개최국 러시아를 제외하고 13장의 본선 티켓을 가진 유럽의 강호들이 월드컵에 빠지면 흥행실패는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탓에 6월 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2018 월드컵 대륙별 예선 조추첨 행사에 많은 나라가 불참할 전망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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