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감독과 남 감독은 각별한 인연으로 얽힌 사이다. 두 사람 모두 전라남도 광주 출신으로 광주북성중, 금호고를 졸업했다. 현역 시절에도 한솥밥을 먹었다. 1997년부터 1999년까지 부천SK에서 함께 뛴 경험이 있다. 윤 감독은 "남 감독이 제 방졸이었다"라며 "후배가 선배를 앞지르려고 하면 안 된다"라고 웃었다. 이어 그는 "내가 있을 때에는 남 감독이 경기에 많이 출전하지 못한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제가 일본으로 이적한 후부터 많이 출전했을 거다"라고 회상했다.
남 감독에게 윤 감독은 다른 이들보다 각별한 선배다. 평소 그는 자신의 '롤모델'로 윤 감독을 꼽았다. 일본J리그에서 2부리그에 머물고 있던 사간도스를 1부리그로 승격시킨 후 승승장구한 배경 때문이다. 남 감독은 "제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다"라며 "어제 전화를 드렸는데 예민한 시기라 그런지 연락이 안 되더라"라는 뒷 이야기를 밝혔다. 경기가 끝난 후 윤 감독은 "전화가 안 왔었다"라고 짧게 해명하기도 했다.
승부에 선후배 사이는 큰 의미가 없다. 남 감독은 "울산은 강팀이다. 우리와는 목표가 다른 팀이다. 울산은 우승이, 우리는 상위 스플릿 진출이 목표다. 개인으로 싸우면 이길 수 없다. 하지만 팀 대 팀으로 싸우면 우리에게도 승산이 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허세는 아니었다. 광주는 남 감독이 "경기의 주도권을 쥐겠다"라고 공언한 대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90분간 무려 22개의 슈팅을 기록할 정도로 공격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승리는 남 감독이 아닌 선배 윤 감독의 몫이었다. 더 많은 득점 기회는 광주가 창출했으나, 결정력에서 울산이 앞섰다. 김신욱과 양동현을 투톱으로 출전시킨 작전이 주효했다.
경기가 끝난 후 두 사람은 악수를 하며 대화를 나눴다. 남 감독은 "각자 팀의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으로 감독 대 감독으로 만나보니 기분이 남다르다"며 웃었다. "윤 감독은 전화가 안 왔다고 한다"는 취재진의 말에 "전화번호가 바뀐 건가?"라며 머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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