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게 지갑 열도록 하겠다”=미친 마케팅의 초점은 축구팬이다. 그 중에서도 ‘축구에 흥미를 느끼는 20~30대 남녀’가 주 타깃이다. 선수 전원의 인생 스토리를 발굴해 공개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주로 홍보를 하는 것도 이러한 판단에 따른 전략이다. 김태완 단장은 “승리와 우승만이 목표라면 아마추어와 다를 바가 없다. 프로팀은 성적 외에도 즐거움과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팬들과 적극적으로 스킨십을 나눌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한 뒤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팬들이 기분 좋게 지갑을 열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랜드는 지난해 말 이화여대와 공동으로 포럼을 열고 여성 팬들을 축구장에 불러모을 방안을 고민했다. 지난 달 29일 첫 공개훈련에 팬들을 초청했고, 남해에서 실시 중인 전지훈련 기간에도 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다. 시즌 중에는 킥오프 직전에 출전 선수들이 팬들과 직접 만나 교감을 나누고, 하프타임엔 라커룸에 카메라를 설치해 팀 분위기를 생중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랜드는 또 홈구장인 잠실종합운동장에 가변좌석 시스템을 도입한다. 그라운드를 둘러싼 네 방향 중 세 면을 벽과 전광판 등으로 막고, 본부석에 해당하는 서측 스탠드만 5000석 안팎으로 운영한다. 좌석 7만 개로 국내 최대 규모인 잠실종합운동장을 안방으로 쓰면서도 소수정예의 팬만을 초대하겠다는 것이다. 이 덕분에 국내 프로축구팀 중 기장 비싼 15만원(성인 일반석 기준)으로 책정한 시즌권도 일찌감치 1000장 가까이 팔려나갔다. 좌석을 줄여 희소성과 가치를 높인 전략이 먹혀든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