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에서 부산 선수들과 동계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윤성효 감독은 제자 이정협에 대해 충고부터 전했다. 윤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대견하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더 뛰어난 스트라이커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금에 만족해서는 안된다”며 당근보다 채찍을 먼저 던졌다.
사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보다 훨씬 더 오래 됐다. 지금부터 9년 전, 윤 감독이 숭실대 사령탑으로 있을 때 부산 덕천중 3년생이던 이정협을 처음 봤다.
고교 진학 문제로 고민하던 이정협과 그의 모친에게 부산 동래고를 추천해주고 나중에 숭실대에 진학할 수 있는 길까지 열어줬다. 체격 조건이 좋고 워낙 성실한 성격이어서 잘만 다듬으면 큰 선수가 될 수 있으리라는 확신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정협은 부산 데뷔 첫 해에 27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잠재력을 보여줬으나 부족했다. 전환점이 필요했다. 이때 윤성효 감독은 이정협에게 상무 입대를 제안했다. 현재 군복무를 하고 있는 배경이다.
윤성효 감독은 “당시 정협이는 군입대에 대해 걱정을 무척 많이 했다. 어느 날인가는 팀에 남고 싶다며 눈물까지 보였다. 그러나 그때 부산에는 정협이의 자리가 없었다”면서 “차라리 빨리 병역의 의무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상무에서 출전 기회를 잡는 게 미래를 위해 더 나아보였다”라고 방향을 제시해준 이유를 설명했다.
윤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상주에서 고군분투하는 이정협의 잠재력을 꿰뚫어봤고, 이정협은 아시안컵 맹활약으로 보답했다. 결과적으로 최선의 선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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