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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9 18:48

My Love, My Suwon - 23

조회 수 245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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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나 저긴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데……. 그래! 가자! 어차피 이겼으니 저기 가는 길에 누가 시비 한 명이라도 걸어봐. 내가 가만 안 둘 테니까! 그리고 내 옆엔 진짜 한 대 친 사람이 있는데 뭐가 걱정이야?”

  “그건……. 불가피한 상황이었으니까……. 나 깡패 아니야.”

  “나 안 보호 해 주겠다는 거야?”

  머리를 잠깐 긁적였다.

  “아니……. 항상 지켜줘야지.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그녀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저었다.

  “. 네가 죽으면 뭔 소용이야. 됐다. 빨리 가자.”

 

  하늘공원 가는 길은 조금씩 양 팀의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물론 누군가가 혼자인 경우는 정말 드물었다. ‘드물다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내가 발견을 차마 못 할 것 같았다. 불과 1주일 전만 하더라도 내가 그렇게 쳐다봤으니까.

  조금씩 하늘이 어두워졌다. 일몰 시간이 다가옴이 느껴졌다. 날씨도 조금씩 쌀쌀해졌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와 팔짱을 끼고 걷는 것이 매우 행복했다.

  하늘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은 쉽게 두 방법이 있다. 언덕으로 되어있는 도로를 걷거나, 800여 개가 넘는 계단을 걸어 올라가면 되는 방법. 어디로 가면 좋겠냐는 질문에 그녀는 계단으로 올라가자고 말했다.

  “체력 좋은가봐.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자고 다 말을 하고.”

  “아니? 네 체력 단련 시키려고 걷는 거거든?”

 

  계단은 지그재그로 되어 있는데 밑에는 그 개수가 백 단위로 써져있었다. 그나마 계단마다 조금씩 전망대 비슷하게 꾸며져 있어서 우리는 반 정도 올라왔을 때 잠시 전망대에서 쉴 수 있었다.

  “참 여기는 경기장은 좋은데……. 사용하는 팀이 참…….”

  “경치 봐. 죽이잖아.”

  하늘은 맑고, 구름도 마치 하늘에 풀어놓은 수채화 물감처럼 펼쳐져 있었다.

 

  다 올라가니, 벚꽃과 개나리 그리고 억새들까지 세 가지 풍경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장관이 펼쳐졌다.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곳이 어느덧 자연의 품에 돌아가고 있는 친환경적인 공원이 될 줄 옛 사람들은 알았을까?

  입구에 올라와서 인파들을 뒤로 하며 조금씩 안으로 들어갔다. 해가 조금씩 저물고 있기 때문에 일몰을 볼 수 있는 기대감에 조금씩 반대편 한강이 보이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를 딱 내 품에 안으면서 걸어가고 있으니 이것이 천국에 온 느낌이었다. 정말 걸어가거나, 쉼터에 누워있는 연인들이 많았다. 그것은 수원 팬들만이 아니라 평범한 옷을 입은 사람들과 상대편 연인들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한강이 보이는 전망대에 도착을 했다. 그리고 이럴 때가 아니면 사진도 언제 찍겠나 싶어서 그녀와 승리의 V자 사인을 날리면서 셀카도 마구 찍었다. 그녀 볼에 입을 맞추면서 사진도 찍었고, 그 반대 상황도 찍었다.

  “우리 다음번에 여기 와서 이기면 또 오자. 알았지?”

  그녀가 사진을 찍고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럼. 당연히 그래야지!”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해가 저무는 순간 우리는 공원을 빠져나왔다.

  뒤를 살짝 돌아봤다. 4월의 봄날에도 갈대들이 찰랑찰랑 움직였다.

 

 

12 / 2008.04.20.

수원 블루윙즈 : 울산 현대

K리그 06R / 수원 빅버드

 

 

  나는 지난번 과 MT를 수원 블루윙즈 때문에 포기했다. 나에겐 동기들, 선배님들을 보는 것보다 아싸가 되더라도 아길레온즈분들을 만나는 것이 더 좋았기 때문이었다.(생각해보니 그 날은 그녀와 단 둘이 있던 날이었었다.)

  하지만 이번엔 공과 사를 구분해야만 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더 이상 중간고사를 보지 않을 줄 알았던 환상을 버려야만 했다. 그래서 온갖 마음을 먹고 이번 빅버드에서 치러지는 두 경기를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케이블 TV에서 생중계를 하니까, 그걸 보면 되는 거였다. 그러나 마음이 이미 빅버드에 가 있는데 과연 공부가 될까?

 

  상암 원정 이틀 뒤인 화요일, 나는 그렇게 자신 있던 교양 과목인 스포츠의 이해의 중간고사 내용을 듣고 막막함을 느껴야 했다. 다음 제시된 세 가지 주제 중에 하나가 나오는데, 그걸 서술하라는 것이었다. ‘베이징 올림픽에 정식으로 채택된 종목, 세 개를 골라 유력한 금메달 후보에 대하여 논하시오.’ 대충 밑그림이 그려졌다. 물론 축구엔 우리나라를 적기가 좀 민망했지만……. ‘야구의 상업성에 대하여 논하시오.’ 평소 야구도 안보는 내가 어떻게 저런 걸 조사하겠는가. ‘루지, 스켈레톤, 봅슬레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논하시오.’ 평소 동계 올림픽을 관심 있게 봐왔던 터라 쉬웠지만, 문제는 분량이었다. 어떻게 B4용지의 시험지를 앞뒤로 가득 채운단 말인가.

  나의 글 솜씨는 정말 최악이었다. 오죽하면 학교도 논술이 없는 전형으로 들어왔겠는가. 이 세 가지의 예상 답안을 자료 조사하면서 만들어 놓는 데 시간이 거의 하루가 소모 되었다. 결국 자료만 찾다가 화요일이 끝이 나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전공과목들이 상대적으로 무난하게 나온 거였다. ‘영어회화는 그룹별 면담 방식으로 치러질 예정인데, 다행스럽게 그럭저럭 친한 동기 두 명과 07학번 선배님 한 명과 같은 조가 되었는데, 금요일 오후에 연습을 하기로 했다. ‘영문법은 고등학교 때의 시험과 비슷하게 단답형 주관식과 객관식이 섞어져 나온다고 했다. 문제는 남은 기간 원서로 된 책을 얼마나 해독할 수 있는가의 여부였다. 마지막 영어강독은 책에 낼 지문을 토대로 낸다고 하며, 책만(역시 원서다) 통째로 외우면 무난한 시험이었다.

 

  그 외에 문학의 이해는 시험이 없었고(이런 과목은 대신에 기말고사에 한 방이 걸려있다), ‘글쓰기의 이해는 리포트 제출로 대체. 마지막 생활 컴퓨터는 워드프로세서 시험 양식으로(진작 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을 딸 걸 그랬다) 출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공부는 뒷전이었고, 나는 심심하면 그녀에게 문자를 날려대었다. 그런 문자를 받는 그녀는 가끔은 기분 좋게 답장을 보냈고, 또 그게 아닐 때면 공부한다고 그만 보내라면서 나한테 화를 내었다. 그러면 나도 그제야 책을 읽으면서 공부를 했다.

 

  수요일이 되었다. 부산 아이파크와의 리그컵 3라운드 경기가 열리는 날이었다. 이미 정규리그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기에, 무난한 경기가 예상되었고 실제로 그랬다. 책을 잠시(이미) 내팽개친 다음에 TV를 켰다. 그러면서 갈 껄 그랬나!’라는 유혹이 나를 잠시 사로잡았지만, 잊고 경기에 집중했다.

 

  전반 3분 만에 골이 터졌다. 김대의가 반대쪽으로 길게 프리킥을 올려주었다.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마토가 골대 쪽으로 잘 떠올려 준 공을,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이긴 곽희주가 밀어 넣으면서 첫 골을 성공시켰다. 수원 블루윙즈의 수비 살림꾼곽희주였다. 이번 시즌 비록 마킹은 못했지만, 다음 시즌엔 꼭 이 선수를 마킹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반 9분엔 역습 상황이 이루어졌다. 신영록이 하프라인부터 왼쪽으로 치고 들어간 뒤, 수비 배후 공간으로 들어가던 김대의에게 연결을 아주 잘해줬는데, 그 공은 밑에 달려 나가는 서동현에게 이어졌다. 서동현의 마무리 슈팅은 골키퍼를 향해가고 말았다.

  곧이어 남궁웅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과, 부산 이동명의 슈팅은 서로 골키퍼들에게 막히며 무산되었다.   전반 17분에는 신영록의 터닝 슈팅이 있었으나, 골키퍼가 공을 잡았다가 놓치면서 코너킥이 선언되었다.

  위기도 있었다. 전반 25분 코너킥 상황에서 부산 아이파크 선수의 헤딩이 골대 안으로 들어갔으나, 골키퍼 차징이라는 선언이 이어지면서, 부산은 골 찬스를 놓쳤다.

 

  위기는 기회로 찾아왔다. 전반 27분 오른쪽에서 이정수가 길게 남궁웅에게 연결을 해줬다. 남궁웅은 밀리지 않고 골 에어리어에서 중앙에 있는 서동현에게 패스를 날렸다. 서동현은 라보나 힐킥을 시도하면서 골로 연결했다. 그야말로 넣기 힘든 그림과 같은 골이었다. 그 골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박수가 쏟아져나왔다.

 

  후반전에도 신영록과 서동현의 콤비 플레이는 계속되었다. 후반 1분 만에 김대의의 헤딩 슈팅을 받은 신영록이 오버헤드킥으로 서동현에게 패스를 주었고, 그의 발리 슈팅은 골키퍼를 향하고 말았다. 하지만 정말 좋은 플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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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kffactory.com/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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