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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9 18:48

My Love, My Suwon - 22

조회 수 147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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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찬 함성과 함께 2008 K리그 5라운드 경기, 그리고 K리그 팬들이 가장 기다리는 그 경기가 시작되었다. ‘Yellow Submarine’을 신나게 부르고, 점프를 하고, 손을 하늘로 내질렀다. 이 시간만큼은 정말 한 편으로는 긴장되고 붕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경기 초반에 역시 앞서 말한 이청용이 페널티 에어리어로 스루패스를 날렸다. 그리고 그것을 받은 정조국이 바로 슈팅을 때렸지만, 이운재 골키퍼의 위치 선정은 그것보다 더 뛰어났다. 모두 이운재 골키퍼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후에 상대의 공격은 계속되었다. 박주영이 살짝 띄어 준 공을 정조국에게 향하면서 좋은 찬스를 맞이했으나, 마토가 재빨리 공을 걷어냈다. 이어 맞이한 코너킥에서 데얀의 슈팅이 있었으나 뜨고 말았다. 이후 에두가 처음으로 수원을 위한 슈팅을 때려 보았으나 위력은 없었다.

 

  수원은 상대의 공격에 무언가 밀려 수비층을 두텁게 하였다. 덕분에 역습이 사실상 쉬운 일이 아니었다. 좌측 윙으로 나온 박주영은 데얀에게 좋은 패스를 연결하였으나, 곽희주가 차단해 코너킥으로 공격권을 지연시켰다. 이어진 코너킥에선, 김진규의 슈팅까지 연결되었으나 살짝 벗어나고 말았다. 주장 완장까지 차고 나온 그였으나, ……. 잘 모르겠다. 이어서도 이청용에게 노마크 찬스가 연결이 되었으나, 이운재 골키퍼의 선방으로 무마되었다. 이운재 골키퍼는 집중을 하라며 선수들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너무나 원사이드한 게임으로 밀리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날리는 일침이었다.

 

  이종민의 이어진 코너킥을 수비수가 걷어냈다. 하지만 공은 박주영을 향하였고, 그는 우리 수비가 밀집된 틈을 이용해, 좌측 편에 있는 김진규를 향해 패스를 날렸다. 바로 슈팅으로 이어졌으나 뜨고 말았다.

 

  몇 분 후, 데얀의 슈팅도 이어졌으나 마토가 몸을 날리면서 방향이 바뀌며 볼은 살짝 벗어났다.

 

  이어서 박주영이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맞이했다. 오른발로 감아서 찬 그의 프리킥은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나갔다. 우리가 하는 응원은 골대가 맞추는 순간 주춤하였으나 이내 다시 함성이 커졌다. 골대를 맞추는 팀은 패한다는 골대 징크스를 떠올리면서.

  “! 나의 수원! 수원! 수원! 나의 수원! 어이! 어이! 어이! 어이! 어이! 어이!”

 

  조원희가 몇 분 뒤 슈팅을 날렸으나, 정확한 임팩트는 없는 슈팅이었다. 그렇게 수원의 공격은 위력 없이 끝이 나면서 전반전이 마무리가 되었다.

  한숨을 내쉬었고, 입은 타들어갔다. 영 대 영의 상황이 어쩌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던 전반전, 수원의 흐름이었다.

 

  후반전, 수원의 공격은 단순한 공격 패턴인 역습으로만 진행되었다. 그래서인지 공격다운 공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 6, 수원의 역습은 빛을 발휘했다. 에두의 컨트롤 이후, 신영록이 공을 잡았다. 골문에서 약 삼십여 미터가 되는 거리에서 지체 없이 신영록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빨랫줄처럼 빨려 들어가는 슈팅의 표현은 이런 장면을 보고 말하는 게 틀림없었다.

  “!”이라는 함성을 내지르면서, 나는 방방 뛰면서 그녀를 얼싸안고 좋아했다.

  그녀와 사귀고 나서 처음 보는 골 맛이었다. 이전만 해도 약간 어색한 감이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신영록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뛰어 들어가 차범근 감독과 진한 포옹을 했다.

  S석에서는 파란 물결처럼, 파도처럼, 우리의 심장을 푸른빛으로 물들게 만드는 열기가 넘쳐났다. 반면 반대쪽 N석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아니 어쩌면 우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안 들렸는지도 모르겠다. 신영록의 콜이 상암에 울려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신영록! 오오오! 신영록! 오오오! 오오! ! 신영록 골! 오오! ! 신영록 골!”

 

  ‘Vamos’리듬에 맞춰진 신영록의 콜이 끝나고 채 10분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곽희주가 문전에 침투 중인 신영록에게 로빙 패스를 연결했다. 신영록은 수비수들을 따돌리면서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이 대 영! 후반 16분이었다.

  “! 나의 수원! 수원! 수원! 나의 수원!”을 신나게 외치고 있던 순간에 터진 골이었다.

  신영록은 검지를 치켜들면서 우리가 있는 쪽인 오른쪽 코너 깃발이 있는 쪽으로 뛰어갔다. 뒤에서 에두가 뛰어올라 환호했다.

  축구에는 아무리 점유율과 슈팅 등등에서 밀리더라도, 골이 들어가면 모든 것이 끝이 아니던가.

 

  몇 분 뒤, 우리는 오블라디를 하면서 기쁨을 마음껏 표출했다. S석에서는 자체적으로 S석만의 파도타기까지 진행하면서 축제의 장을 열었다. 물론 E석과 W석으로는 파도의 연결이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우리끼리만 파도타기를 해도 족히 어떤 경기의 모든 관중이 파도타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정도로, 우리의 수는 엄청났다.

 

  박주영은 경기 끝까지 우리를 위협했다. 송종국을 제치고 날린 슈팅은 살짝 뜨고 말았다.

  이어서 김은중이 일대일 노마크 찬스를 맞이하였으나, 골대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곳으로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경기 종료 직전엔 이승렬이 좋은 상황을 연출했으나, 우리 수비의 육탄 방어에 막히며 무산 되었다.

 

  승리를 확신한 우리는 굿바이 송을 불렀다. 손을 좌우로 저으면서…….

  “나나나나! 나나나나! 에헤헤! 굿바이! 나나나나! 나나나나! 에헤헤! 굿바이!”

 

  그렇게 수원 블루윙즈는 또 한 번의 승리를 챙겼다. 승점은 어느덧 13.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2위인 성남 일화가 인천 유나이티드를 이겼다는 문자를 보았지만, 별로 신경 쓰지는 않았다.

 

  흥분이 어느 정도 가시고 난 뒤, 그녀가 오늘 모임을 마무리했다.

  “, 오늘 모임은 여기서 마무리 질게요. 그리고 뭐. 뒤풀이 하실 분들은 알아서 자리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 아직 다섯 시 밖에 안 되었는데…….”

  은경이 누나는 진영이 형의 말을 무시했다. 그리고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이번 주에 부산 아이파크와의 리그컵, 울산 현대와의 리그 홈경기는 공식적으로 단체 관람 글을 쓰지는 않을 거예요. 그간 아길레온즈의 전통에 따라…….”

  “너네 시험이냐? . 토나와.”

  정원이 누나가 고개를 저었다.

  “. 시험 일주일 전에는 가실 분들은 알아서 가시면 되겠어요. 다음 공식 모임은 시험이 끝나고 토요일 저녁이구요. 그 때까지 시험 잘 치셔서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랄게요.”

  그렇다. 내가 수원 블루윙즈에 정신이 나간 사이, 곧 시험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은 새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머리가 그저 하얗게 변할 뿐이었다. 공부한 건 단 하나도 없는데……. 이렇게 민감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전달 사항을 다 마친 그녀가 나를 불렀다.

  “수훈아. 너는 나랑 놀다가. 오늘 밤은……. 시험 1주일 전은 내일부터야.”

  그녀와 사귄 이후 첫 경기에서의 승리이기 때문에 당장 집에 가고 싶은 마음 따윈 애초에 없었다.

  “! 신입생 데리고 딴 짓 하지 말고 빨리 보내라!”

  정원이 누나가 그녀에게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기 전에 소리를 질렀다.

  “내 남자는 내가 챙기니까 걱정 말아요!”

  “성적은 네가 책임질 거야?”

  그 질문에 그녀는 회심의 미소를 날렸다.

  “다른 의미의 성적인 면은 제가 책임질 수 있을 거 같아요!”

  ‘이게 정상적인 상황에서 나올만한 대화인가?’

  “수훈이 힘 좋은가봐? 부럽다?”

  ‘이게 아닌데…….’

  “수훈아 힘내!”

  정원이 누나는 왼손을 들어 올렸고, 파이팅 포즈를 지으며 뒤로 돌아 갈 길을 갔다.

 

  모든 아길레온즈분들이 다 빠져나가고 그녀에게 물었다.

  “너 왜 그랬어?”

  “? 그러면 안 돼?”

  “내가 힘이 좋았어?”

  “적어도 지금까지 내 기억으론 그 날 밤이 최고였어.”

  “나 그 날이 처음이라고 했잖아.”

  “처음이건 뭐건 그런 게 중요해? 내 남자는 지금부터 계속 너야. 뭔 뜻인지 알지? 이럴 때 보면 진짜 내가 널 만난게 다행인 거 같아.”

  “? 어째서?”

  “너처럼 순수한 녀석이 이런 21세기에 살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살아야지.”

  “뭐라는 거야?”

  “그래서, 어디 갈 진 생각해봤어?”

  “…….”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고개 넘어 보이는 곳은 난지도 하늘 공원이었다.

  “저기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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