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FC를 찾은 걸그룹 스텔라. ㅅ사랑합니다... ⓒ부천FC1995
‘요즘 따라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로 인해 고민 중인 그대들을 위해 준비했다.
봄이 찾아왔다. 지겹도록 휘날리던 눈송이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꽃송이가 그 꽃 한 송이가 피어나는 계절이 도래했다. 알프스 산맥 만년설 녹듯 겨우내 얼어붙었던 사람들의 마음도 사르르 녹는 중, 바야흐로 연애의 계절이 돌아왔다.
페이스북에 들어가면 ‘연애중’이 왜 이렇게 많이 보이는지. 나도 빨리 고백을 하고 싶은데. 요즘 따라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를 떠올리며 기나긴 밤을 지새우는 그대들이여, 우리에겐 K리그 경기장이 있다.
좋아하는 이성이 옆에 있으면 내 지식을 자랑하고 싶다. 그러나 막상 뽐내자니 잘난척하는 걸로 보이지 않을까 괜스레 걱정된다. K리그 경기장에 가면 그런 걱정은 저 멀리 토성 바다 수질보다 깨끗이 지워버릴 수 있다.
“저기서 왜 반칙이야?”, “저건 왜 골이 아니야?” 그 혹은 그녀가 그대들에게 먼저 질문을 던진다. “공격수가 상대 수비수보다 더 앞에 있었잖아. 그래서 오프사이드 반칙이 선언된 거야.”라고 유재석 뺨치게, 청산유수로 말해준다면 상대방의 눈빛이 달라질 것이다. 이제 게임 끝이다. 켠 김에 왕까지 가버렸다.
더불어 경기 전날 각종 매체에서 작성한 K리그 프리뷰를 독파한 뒤, 경기 당일 상대방에게 별 거 아니라는 표정으로 분석을 읊어주면 금상첨화다. 확신이 있다면 승패예측까지 질러보자. 다만, 박펠레 박문성 위원의 승패예측을 따라하는 건 지양하시길.
치열한 경기를 펼치는 포항과 상주 선수들 ⓒK리그
축구 경기가 주는 흥분은 그 혹은 그녀와 그대들의 관계를 유연하게 만드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팀이 득점에 실패하면 함께 탄식을 하고, 상대 팀이 득점을 하면 함께 욕을 하고, 하이라이트는 극적인 상황에서 우리 팀이 득점을 했을 때다. 부둥켜안고 조선시대 아낙으로 빙의해 “강강수월래 어기야 저차 강강수월래”... 상상만 해도 게임 끝이다. 켠 김에 왕까지 가버렸다.
대부분의 K리그 경기장 주변은 공원이 조성돼있다. 경기가 끝난 뒤 그 혹은 그녀와 함께 벚꽃이 휘날리는 거리를 걷는 장면을 상상 해보자.
배경 음악으로 ‘소란의 벚꽃이 내린다’나 ‘버스커버스커의 벛꽃엔딩’을 틀고 눈을 감는다. 실시. 조금은 어색하게 발 맞춰 걸어가는 그대들과 그 혹은 그녀. 힐긋힐긋 상대방을 바라보다 어느 순간 눈이 마주치고... 상상만 해도 게임 끝이다. 켠 김에 왕까지 가버렸다. 하…. 흥분에 벅차올라 더 이상 키보드를 못 두드리겠다. 엉덩이가 마구 들썩거린다.
대한민국 모든 썸남, 썸녀 파이팅이다. 시베리아 기단 출신의 한랭 건조한 바람도 아니면서, 옆구리를 후벼 파는 봄바람이 얄밉다. 사실 주저리주저리 적긴 적었는데 나도 솔로다. 썸도 없다. 저 위에 적힌 것들은 일단 그대들이 실행에 옮긴 뒤 결과를 댓글이나 이메일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비트윈’ 앱을 다운 받을, 페이스북에 ‘000님과 연애 중입니다.’가 올라올,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이성과 손을 잡고 있는 사진이 될 때까지 응원하겠다. 그러니까 누가 나한테도 썸 좀…….
글 = 정재영(spego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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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kffactory.com/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