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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석기자의 이슈]“잘봐줬 더니…그감독 인사 한번 안하나”


몇 달 전 프로축구연맹 실무위원회(구 단 사무국장과 연맹 실무자들의 회의) 에서 충격적인 이야기가 나왔다. A구 단 관계자가 “모 심판이 심판 배정이 발표되기도 전에 우리 팀 경기를 맡게 됐다고 미리 전화를 해왔다”고 털어놓 은 것이다. 연맹은 올 시즌부터 심판 배정 현황을 경기 당일 공개하고 있다. 미리 알려질 경우 발생할 수도 있는 불 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서다. 그런데 심판이 먼저 자신의 배정소식을 알렸 으니 구단 입장에서는 상당한 압력을 느꼈을 게 뻔하다. 이 뿐 아니다. 또 다 른 심판은 B감독의 최측근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가 잘 봐줬는데 B감독은 인 사 한 번 없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할 말이 없다. 잘 해줬다는 발언도 심각한 데 한 술 더 떠 인사라니.

구단들은 이런 전화를 받아도 쉬쉬할 수밖에 없다. 혹시나 있을지 모를 보복 때문이다.

C감독은 작년에 작정하고 공식기자회 견에서 모 주심의 오심을 조목조목 따 졌다. C감독은 벌금을 냈고, 일부 오심 이 인정돼 주심도 배정정지 등 내부 징 계를 받았다. 화가 난 그 주심은 자신 과 친한 후배 프로심판들에게 “C감독 가만 두지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판 정으로 불이익을 주라는 뜻이다. 이런 상황이니 구단이나 감독이 심판의 잘 못된 행동을 공론화하는 것은 자살행 위나 마찬가지다.

최근 프로축구 K리그가 판정 논란으로 시끄럽다. 해당 판정이 오심이냐 아니 냐를 따지기에 앞서 심판의 신뢰도가 추락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기자는 선수와 감독, 팬, 언론이 심판을 믿고 힘을 실어줄 때 심판의 권위도 살 고 더 올바르고 깨끗한 판정이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심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면 이야기 는 달라진다. 기본적으로 심판을 못 믿 으니 혹시나 우리 팀에 불리한 판정이 라도 나오면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은 아 닌가하고 더 격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이제 스플릿A(1∼7위) 잔류여부를 결 정하기까지 4경기 남았다.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후반기에도 우승과 강등을 놓고 또 한 번 전쟁이 펼쳐질 것이다. 그 전에 심판들이 신뢰를 되찾 아야 한다.

몇 년 전 전남 광양에서 1주일 동안 현 역심판들과 함께 심판 보수교육을 받 은 적이 있다. 교육에 참가한 이들의 목표는 하나, K리그 전임심판이 되는 것이었다. 이들은 추운 겨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운동하고 교육 받고 시험 을 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밤늦은 시간까지 열띤 토론을 벌이던 열정적 인 눈동자가 기억난다. 이들 중 일부는 프로심판의 꿈을 이뤘다. 이런 사람들 이 프로심판이 된 뒤 구단에 자신의 배 정을 알리고 감독 측근에게 전화를 걸 어 인사 운운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 다. 물을 흐리는 것은 극히 일부 심판 이다.

일어탁수(一魚濁水)라고 했다. 미꾸라 지를 잡지 않고 흙탕물이 깨끗해지길 바랄 수는 노릇이다.




심판수준이 쓰레기인 이유가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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