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에 집 근처(까지는 아닌데 걸어서 출근 가능한) 물류창고 관리직 구인광고가 떴길래 지원했어. 조금 뒤에 전화가 와서 내일 면접을 보자고 하더라구...
금요일이 되고, 면접을 보러 갔지. 면접관 분이 운전 가능 여부를 물어 보시더라구. 하긴 납품도 해야 된다고 하니깐 운전이 중요하긴 하지... 그래서 나는 솔직히 얘기를 했어 "운전이라... 면허는 있는데... 음... 흠많무... ㅇㅇ" 라고... 난 아직 장롱면허거든 ㅠ 그런데 면접관 분이 일단 알겠다며 연락 기다리래...
설레는 월요일이 됐지. 솔까 운전 빼고는 나름 기대를 하고 있기도 했는데, 오전 9시 10분쯤에 전화가 왔어. 합격한거야!!! 6개월간의 잉여생활을 청산하고 드디어 얻은 일자리라 겁내 기뻤지... 기뻐서 각종 SNS에다가 소식을 전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연락해 자랑했지... 실제로 축하도 많이 받았고...
면접관 분이 "음음 내일은 첫 날이니 이것저것 할 게 많으니, 8:40분까지 오삼" 이라고 하더라? 알겠다고 하고 다음날을 기약했지
다음날(오늘)...
한 번 갔었지만, 그래도 혹시 헷갈릴까봐 서둘러 집을 나섰음. 도착하니깐 시간 맞더라구... 오늘부터 일 한다고 해서 왔다... 라고 하니 2층에 면접관 분 사무실로 올라가서 기다리래 올라갔어...
그런데 9시가 됐는데, 면접관 분이 안 오시는 거야... 뭐 할 것도 없고 해서 휴대폰 계속 만지작 만지작 거리니 어느덧 9시 20분... 면접관 분이 오시더니, 잠깐 얘기를 하자는 거야. 물류팀 과장님이라는 분이 같이 들어오시길래 서로 인사 나누고, 두 분(면접관+과장님)은 이력서에 적힌 내 연락처를 자기 휴대폰에 저장하고 계셨고... 이것저것 얘기(주로 내가 하게 될 업무 얘기)를 하다가 운전 얘기가 또 나왔어
(편의상 음슴체로...)
면접관 : 음음 유세프씨? 정말 운전 안 됨?
나 : ㅇㅇ 1종 보통 면허는 있는데, 그 뒤로 운전 안 해 봤음요. 일반 승용차는 몇 번 몰아 봤는데,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실력은 전혀 아님요
과장님 : 음... 이력서 보아하니 나쁘진 않은 것 같고, 본인이 의욕도 있는 것 같은데, 뭐 일단 시키면 되지 않겠음? 사고 나면 보험처리 하면 되잖음...
면접관 : 예전에 그런 식으로 직원들 보냈다가 사고 여러 번 냈던 거 기억 안 남? (잠시 후) 하아... 유세프씨 다른 건 다 좋은데, 운전 딱 하나가 걸림요...
(잠시 정적이 흐른 후)
면접관 : 하아.................... 유세프씨 정말 미안한데, 우린 운전 능숙한 사람을 원했음요. 물류이기 때문에 1종 운전이 필수인데, 유세프씨는 면허만 있지 운전은 안 된다고 하니... 우리 회사에선 일 하기 힘들 것 같음요... 아까도 말 했다시피, 다른 건 다 괜찮았는데, 운전 딱 하나가 걸림요... 헛걸음 하게 만든 것 같아 미안함요. 이력서랑 등본 돌려 줄 테니 돌아가셈. 담에 좋은 인연 되면 또 보자 ㅂㅂ~
이리하야 정확히 1시간 만에 난 다시 취준생 됐음요... ㅠㅠ
뭐 업무 뿐만 아니라 운전은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 요소인 건 맞지... 인정함... 근데 면접 때도 솔직하게 내 상황을 다 얘기했는데, 그럼 그 때 아니라고 판단해서 보내던가 하지... 오늘부터 일 하러 오라고 불러 놓고 다시 보내는 건 뭘까...
집에 돌아가는 데, 3년 전 할머니 돌아가신 이후 처음으로 '하늘이 노랗다' 라는 표현이 실감나더라...
아... 우울해... ㅅㅂ 새벽에 일어나서 잠 쫓아가며 학원 갔다가 간 건데... 그래서 그런가 진심 피곤한데 잠도 안 온다 ㅠㅠ
결론
1. 나를 포함한 개발공러 취준생횽들아, 운전 연습 열심히 하자!
2. 운전도 스펙이 되는 시대가 곧 올 지도 모르겠다... 그게 비단 운전 전문직종만의 얘기가 아닐 것 같다
3. 난 이제 어디로 가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유세프//힘내!!

나중에 퇴직하고 버스만 10년정도 몰아도 쏠쏠히 벌긴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