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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이후 김 감독은 두 가지를 열었다. 첫째, 마음을 열고, 둘째, 지갑을 열었다. 구단 운영비가 아니라 본인 사재를 털어 선수들을 먹였다. 주 메뉴는 추어탕 또는 개고기.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보양식이 밥상 위에 올랐다. ‘밥’ 때문이었을까, 어쨌든 성남 선수단은 달라진 모습으로 시즌 막판을 보내고 있다.

그럼 그동안 못 먹어서 못 했을까? 물론 그건 아니다. 그래도 명색이 프로 선수들이 고기 사먹을 돈이 없었을 리도 없다. 선수들은 회식의 미덕으로 ‘소통’을 꼽는다.

“예전에는 회식이나 선수들끼리 같이 하는 자리가 없었는데요, 감독님이 오시고부터는 그런 부분도 많아지고, 미팅하면서 선수들끼리 이런 저런 얘기도 많이 하고, 그런 부분들이 팀이 하나가 되고 그래서 더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아요.”

성남 주전 공격수 김동섭의 말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옮겼다. 날마다 같이 모여 운동하고 때로는 숙소도 같이 쓰는 프로 선수들이지만, 막상 훈련 시간 이외에는 끼리끼리 자기 시간을 갖는다. 축구는 11명이 하는 경기다. 잘 될 때도 물론이지만, 안 될 때는 특히 서로 이야기하고 문제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성적도 바닥을 기면서 선수들은 자신감과 함께, 말수를 잃었다. 김학범 감독은 우선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고 자신감을 길러주는 데 집중했다.

“처음에 와서, 선수들이 혼란스러워했죠, 혼란스러우니까 사실 팀 성적도 그렇고 집중력, 단합된 힘을 많이 못 보여줬어요, 제가 와서 가장 첫 번째로 한 게 그걸 어떻게 하면 털어낼 수 있을 것인가, 선수들의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부분에 집중을 했죠.” (김학범 감독 인터뷰 中)

고작 밥 몇 번 같이 먹었을 뿐이지만, 김학범 감독의 ‘회식 리더십’이 힘을 냈다. 축구 선수가 아니더라도 직장인들은 안다. 나름대로 의미 있는 ‘회식의 사회학’을. 선수들은 서로 이야기하고, 팀워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김학범 감독은 이미 2년 전 비슷한 경험이 있다. 강등권에 있던 강원을 6달 맡아 잔류시켰다. 김 감독은 당시의 경험을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경험으로 회상한다. 반대로 그때의 경험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강등권 팀의 선수들을 어떻게 북돋워 위기로부터 탈출하는지, 어떤 시나리오로 매 승부에 대처해야 하는지. 질책보다 칭찬하고, 격려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 진력하고 있다.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soccer&ctg=news&mod=read&office_id=096&article_id=0000343527&date=20141127&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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