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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3 19:16

스카우트 이야기.txt

조회 수 600 추천 수 19 댓글 9



스카우트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10년이 넘게 한 축구단에서 스카우트로 지내고 있었기에 사람들은 그를 스카우트라 불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어느 한 축구단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축구단의 대표이사와 코치가 심판들에 뒷돈을 주며 경기를 잘 봐달라고 했던 일이 들켰다는 이야기를.

그날 이후로 동네에는 난리가 났다. 소문으로만 돌던 심판 뒷돈 얘기가 진짜라고 밝혀졌기에.
수많은 사람이 부정한 일이 밝혀졌다며 뿌리를 뽑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스카우트는 같이 목소리를 높일 수 없었다. 그 옛날 자신도 심판들에 뒷돈을 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설마 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그를 휩쌌지만, 곧 잊혀다.

 

초여름의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쯤 스카우트는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출석 요구서다. 설마 했던 일이 일어났다.

하지만 스카우트는 주변 그 누구에게도 그 일을 밝힐 수도 구단에 도움을 구할 수도 없었다. 
그는 오롯이 자신의 구단을 위해 독단적으로 행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스카우트는 부산으로 가 조사를 받기 위해 구단에 연차를 냈다.
한창 바쁜 시기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 스스로 한 일 때문에 구단에 피해를 줄 수 없었기 때문에.
구단에는 개인적인 사정이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부산으로 향하는 스카우트의 표정은 어둡다.
본인뿐만 아니라 구단 관계자나 심판 관계자도 소환되어 조사 받을까바 심장이 두근거린다다.
"나 홀로 저지른 짓인데 구단에 피해가 가면 어쩌나.. 기자들이 알면 어쩌지? 구단에는 알리고 올 걸 그랬나..?" 
차창넘어 만개한 벚꽃을 즐길 시간도 없이 스카우트는 고뇌에 잠긴다.

 

부산에 도착한 스카우트는 온종일 심판 뒷돈 관련하여 조사를 받았다.
힘이 든다. 녹초가 된 스카우트는 다시 한 번 고뇌에 빠진다.
이제 가장 중요한 단계가 남았기 때문이다. 

이대로 스카우트가 구속된다면 구단은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된다.


스카우트는 신에게 빌었다.
"신이시여, 구단은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저의 잘못입니다. 제발 불구속 수사로 결정 나게 해주세요."

 

1분, 1분이 힘겨웠다.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고..

 

"불구속 수사로 진행됩니다. 집으로 돌아가셔도 됩니다"

스카우트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감사합니다, 신이시여, 구단을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예전과 같이 자신이 맡은 일을 수행했다.
마음 한켠에는 뒷돈 수사라는 큰 짐이 있었지만 차마 구단에 말할 수는 없었다.
오랜 시간 자신의 모든 것을 받쳐온 구단에 해가 될까, 감독에게도 단장에게도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
주변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냐며 물어 왔지만 스카우트는 그저 웃음만 지으며 마음속으로 스스로 이겨내리라 다시 한 번 다짐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어느 날 아침.

 

동네에 난리가 났다. "최상위권 J구단 심판 매수 기소"
출근길에 많은 사람이 이게 무슨 일이냐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올 것이 왔구나" 

스카우트는 눈을 질끔 감으며 마음의 준비를 한 뒤 곧장 단장과 감독을 찾아갔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감독이 책상을 내리치며 소리친다.

"제가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스카우트는 고개를 숙인다.

"스카우트, 당신이 왜?" 충격을 받은 듯한 단장의 입은 다물어지지 않는다.

"구단을 위해서 한 일입니다. 구단이 힘들지 않았습니까? 미약하지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습니다."

탄식만이 흘러나왔다. 스카우트의 눈에선 눈물이 흐른다.

하지만 이대로 구단에 짐이 될 순 없다.

"제가 모든 걸 책임지겠습니다. 기사에는 제 이름만 내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어젯밤 준비한 사표를 단장의 책상에 올려두고 스카우트는 사무실 밖으로 나간다. 


복도를 걸어나가는 스카우트의 머릿속엔 지난 10여 년이 필름처럼 스쳐나간다.
"행복했다..." 스카우트는 혼잣말을 내뱉으며 눈물을 닦는다.

 

 

전북 공식 입장, "해당 스카우트 개인이 벌인 일... 사과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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