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ove, My Suwon - 30

by BOT posted Oct 2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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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여 분이 지났다. 그녀가 정리를 시작했다.

  “, 다들 오신 것 같으니까. 차에 탑승하도록 할게요. 가고 싶은 분들끼리 모여서 타세요.”

  그녀는 이렇게 말해놓고는 내 손을 꽉 잡고 끌고 갔다. 그러고는 민철이 형 차에 타라고 말했다. 민철이 형 차에는 나를 포함해 혜정이 누나, 은별이 누나와 진영이 형, 그녀가 마지막 정리를 마치고 탑승했다. 조수석에는 혜정이 누나가, 중간에는 나와 그녀, 뒷자리엔 은별이 누나와 진영이 형이 앉았다.

  그녀는 내 옆에 앉고 난 뒤에 약간은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아길레온즈의 얼굴은 내가 아니구나.”

  그 말에 혜정이 누나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이건 내가 너한테 작년에 했던 말 같은데?”

  “역사는 반복 되는 거죠. , 괜찮아요. 제 옆엔 이 녀석이 있으니까요.”

  그녀는 나를 가리키면서 웃었다. 그러고서는 말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너 솔직히 말해봐. 민정이 보고 첫 눈에 반한 표정이던데 말이야.”

  “? 진짜?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

  진영이 형이 내가 대답할 시간을 주지 않고 말을 끊자, 은별이 누나가 진영이 형의 머리를 콱 쥐어박았다.

  “! 농담도 못하냐?”

  “네가 걔를 처음 본 표정이 마치 날 처음 봤을 때의 그 표정이었어.”

  “내가 수훈이를 위해서 변호의 한 마디를 해줄게. 은경아. 남자들은 다 똑같아. 새로운 여자가 나타나면 말이지. 일단은 관심을 갖게 되어 있…….”

  다시 한 번 은별이 누나가 꿀밤을 진영이 형에게 날렸다.

  “하여간 말을 못해요.”

  은별이 누나가 혀를 차며 말했다. 이제 내가 말문을 열 차례였다.

  “솔직히 민정이 첫 인상, 괜찮네요.”

  그녀가 날 쳐다봤다.

  ‘어떤 대답을 해야 하지?’

  “그런데…….”

  순간 차 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 정적이 흘렀다. 이런 어색한 정적이 싫은 나는 한 숨을 내쉬고 말을 이어나갔다.

  “저는 이미 누나가 있으니까요. 어떻게 제가 그러겠어요? 누나.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 내가 무슨 걱정을 하겠냐. 짜식.”

  그녀는 다행이다라는 표정이었다. 나는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서 그녀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져 주었다. 몇 주 간의 경험이지만 이러면 그녀는 상당히 좋아했다.

  “알았어. 그만해도 돼. 고마워. , 그럼 올해 MT의 몰카 대상자를 뽑아볼까?”

  “몰카 대상자요?”

  “. 작년엔 나였지. ‘아길레온즈신입 멤버들 중에서 뽑는데……. 올해는 뭐. 이미 결정이 다 되었네.”

  “누구요. 저요?”

  나는 손가락으로 내 몸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니. 민정이지. 누구야.”

  “올해는 뭐 할 건데? 작년에는 너 울렸는데 말이야.”

  혜정이 누나가 궁금하다는 듯이 물어볼 때, 민철이 형이 담배를 다 피우고 차에 탔다.

  “올해도 아마 울릴 것 같아요.”

  그녀의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민철이 형이 시동을 켜면서 물었다.

  “뭘 울려? 너 골든 벨 쏘겠다는 거야?”

  그녀는 급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하면서 부인했다.

  “아뇨. 올해 몰카도 작년에 제가 운 것처럼, 민정이를 울려보려고요.”

  “? 안 지겨워?”

  민철이 형은 다른 앞서가는 아길레온즈멤버들의 차량 행렬에 동참하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제가 당한 것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올해는 서브 연기자가 있어요.”

  서브 연기자라면, 누군가가 완벽하게 속일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을 의미했다.

  “수훈이가 서브 연기자를 맡을 거예요.”

  ‘내가? 어떻게? 그것도 오늘 처음 본 여자애한테 어떤 일을 할 것이란 말인가?’

  순간 멍해졌다.

  “재밌겠는데?”

  은별이 누나가 손뼉을 치면서 웃었다.

  “어떤 걸 하려고요?”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네가 술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말이지. 고백을 해. 민정이한테…….”

  갑자기 뜬금없이 고백이라니. 이건 너무 힘든 연기였다. 아니 연기라기보다는 시험에 가까웠다.

  ‘그리고 완전히 쉬운 남자 되라는 소리 아니야.’

  “내가 왜 같은 조에 너랑 민정이를 넣은 건지 알겠지?”

  “아까는 무작위 추첨이라면서요?”

  “그런 프로그램이 나한테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니? 내가 말하는 거를 다 믿다니……. 너는 너무 순진하다니까.”

  “그래서요. 내용을 들어보죠.”

  “. 너랑 민정이랑 같은 조에 넣은 이유는 우리가 밤에 할 조별 게임 중, 커플 게임을 할 거란 말이지.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서. 그리고 술이 들어가면 고백도 쉬어질 거야. 만약, 민정이가 고백을 받아들인다면 말이야. 민정이는 너랑 나랑 사귀고 있다는 거를 몰라. 내가 단체 문자로 이번 MT에 참가하는 분들에게 모두 알려줬지. 우린 커플이 아니라고. 말하지 말라고. 몰카를 위해서 말이지. , 그러면 너랑 나랑 신나게 싸우겠지? 그럼 그걸 보는 민정이는 기분이 어떨까?”

  대충 들어보면 매우 재밌는 일 같았다. 나는 바로 수락했다. 거절할 여부가 있을까?

  “그래서 말이지. 미안한데 오늘은 일단 나랑……. 스킨십을 자제해 주었으면 좋겠어.”

  “까악! 스킨십이라니!”

  혜정이 누나가 마치 모르는 일인 듯 소리를 질렀다.

  “자제할게요. 그리고…….”

  “?”

  밤을 위해서 준비한 게 있다는 것을 당장이라도 말하고 있었지만 잠시 참았다.

  “그럼 마지막으로…….”

  그녀의 볼에 살짝 입을 맞췄다. 차에서 환호와 야유가 동시에 나왔다.

  “이걸로만 끝낼게요.”

  그녀의 볼이 조금 붉어졌다.

  “알았어.”

  “! 너희 그런 닭살 행위 계속 할 거면 내 차에서 내려!”

  민철이 형이 화를 내며 외쳤다.

 

  여러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우리 일행은 서울의 외곽 지점을 지나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전날 밤의 피곤함이 밀려와서 그런지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깨어날 때에는 어느덧 1차 목적지인 채석강 부근에 가는 길이었다. 전라북도 부안에 위치한 이곳은 격포항이었다. 근처 횟집에서(광고에서 나온 맛 집이라고 민철이 형이 추천했다) 밥을 먹으면서 아길레온즈멤버들의 간단한 회의가 시작되었다.

  나는 몰카를 위해서 호철이 형 옆에 있는 민정이의 옆에 앉았다. 그녀가 오늘 회의의 주요 주제를 말해줬다.

  “저희 아길레온즈가 이제 매 번 홈경기마다 거의 스무 분 가까이 오시는데……. 저희가 있는 곳이 평일이나 그다지 인기가 음……. 상대적으로 없는 상대와의 경기에서는 그래도 응원할 공간이 있지만, 요즘 우리가 잘하고 있고, 그러면서 오시는 분도 많아서……. 자리 맡기가 좀 힘들 것 같아요. 그래서 벌금을 걷어볼 까 해요.”

  “? 벌금? ?”

  ‘아길레온즈회원들의 반발이 밀려들어왔다.

  “끝까지 들어보세요. 제가 뭐 만 원씩을 걷는다는 게 아녜요. 경기 시작 한 시간 전에 오시면 500, 삼십 분 전에 오시면 1000, 경기 시작 후에 오시면 2000원을 걷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어떤 변명의 이유도 받지 않을 거예요. . 이정도 액수면 부담스럽지는 않으시잖아요.”

  “그래. 일리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뭐 그 정도 액수면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라고 말이지. 그리고 자리 문제도 솔직히 문제가 많으니까. 경각심 차원에서도 필요하지 않을까? 꽉차있는 자리에 옆에 일반 응원하는 사람 피해는 안 줘야 하니까.”

  민철이 형이 정리를 하자 이 문제는 일단락되어 보였다.

  “그러면 찬성 할지에 대해서 손을 들어 보겠습니다.”

  스물 네 명 중 거의 대다수가 손을 들었다. 물론 들지 않은 사람도 몇몇 있었다.

  “저는 내년에 제대해서 생각 해 볼게요.”

  휴가를 나온 인혁이 형이 말했다.

  “. 아직 너는 들 필요가 없겠다.”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곧이어 손을 들었던 정원이 누나가 질문했다.

  “은경아. 일단 벌금은 걷는 거에 의견은 정리 된 것 같거든. 그런데 그 돈을 어디에다 쓰려고?”

  “. 오늘 같은 MT나 혹은 뒤풀이 때 쓰려고 해요. MT5만원을 내고 가는 게 조금 부담스럽지 않으셨나요?”

  “. 그건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이 회는 너무 비싼 것 같은데. 돈은 누가…….”

  메뉴판을 보니 시키면서도 무언가 걱정이 들었다. 대략 1인분에 약 3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에 내가 이 돈을 어떻게 내?’라는 생각을 할 때, 승규 형이 대답했다.

  “에헴. 그거에 대해선 이야기 할 게. 사실 여긴 우리 삼촌 가게야. 뭐 가격은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1인당 만 원씩만 내면 되니까 걱정 하지 마.”

  그 때 앞치마를 두른 분이 오셨는데, 우리를 보고 매우 밝은 얼굴로 말했다.

  “잘 오셨어요. 우리 승규 잘 부탁하고. 맛있게 먹어요.”

  승규 형의 삼촌이셨다. 모두들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그 때 나오는 질문 하나.

  “이거 더 시켜도 만 원만 내면 되는 거죠?”

  진영이 형이 장난삼아 말하자 옆에서 은별이 누나가 !”라고 외쳤다.

  “아이고. 많이들 먹어요. 더 시켜도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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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kffactory.com/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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