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기사고를 보며 다시 한 번 느낀건 : 모병 & 이민

by 마오 posted May 1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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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는 최소한 우리와 우리 아랫세대까지는 한국 남자들 그리고 여자들의 발목을 잡을 문제인게

다시 한 번 증명 됐다고 봄.


물론 인간에게 있어서 인생의 모든 시기가 의미있고 중요하지만 

20대면 부모 품을 떠나 자유를 누릴 첫번째 기회를 얻는 시기인데

그리고 앞으로 무슨 일을 하건 커리어의 기반을 다질 중요한 시기인데

한국에서는 그 시기에 군대를 갔다와야됨. 그나마 요즘 군대 짧아졌다지만 관리를 잘 하지 않으면 보통 3년이 날아간다.


정말 아까운 시간이야. 3년이면

운동선수나 예술계쪽 종사자들은 커리어가 리셋되는 시간이고

계속 학문을 하는 사람에게는 20대 안에 박사를 따느냐 30대로 넘어가느냐는 얻을 수 있는 기회의 차이가 크다.

회사에 취직한다 해도 3년이면 보통 직급 한 단계가 차이남.


이게 남자한테만 문제가 아닌게

나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남자들은 이 때의 안좋은 기억을 평생의 열등감과 트라우마로 가져가게 됨.

내가 일반적인 '육군' 출신이 아니라서 잘 아는데, (feat. 2MB)

남자들끼리는 일반병-공익-병특-의경으로 계급을 나누고 병사들 안에서도 육군이니 해병이니 해병대니 계급을 나눠서 부심대결을 함.


이성에게 넘어가면 이런 트라우마가 좀 더 강해지는데,

그녀들은 실제로 내가 빼앗긴 시간동안을 누리고 얻고 쟁취하고 살아왔으므로 

나는 저들과 공평하지 못했다, 내가 당한건 부당하다라는 억울한 감정을 가지게 되는거.

그리고 이런 감정때문에, 사실상 한국은 여성 차별이 심한 축에 속하는 나라임에도, 양성평등이라는 말이

고 성재기의 남성연대라는 형태로 왜곡돼서 나타나는거라고 생각함.

(고로 나는 한국에서 페미니스트 운동 하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투쟁해야 할 문제는 징병제라고 생각..)


외국인 혐오도 비슷한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지,

내가 (혹은 우리 민족이) 3년이라는 인생을 빼앗긴 나라에 왜 저들이 무임승차 하려는건가.

그런 감정때문에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법안이 사실은 꽤나 인도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자스민으로 대표되는 외국인에 대한 증오와 분노로 뿜어져 나오는거..




얼마전에 이승우뽕 맞고서 비추폭탄글 썼을 때에도 글 안에 썼었지만,

능력이 있다면 이민가는게 정답임.

이승우? 아무리 잘해봤자 스무살 되면 군대걱정 시작되잖아.

그럼 경기에서 슛팅 하나 놓칠때마다 비아냥거리는 댓글이 달리겠지. 승우야 군대가자. 승우야 입대해야지.


국가는 국민위에 있지 않다.

열등감이 건드려진 인간의 트라우마는 생각보다 깊고 진하고 오래 지속됨.



그리고 나처럼 이거저거 안돼서 남아있는 사람들이 해야할 일은

그게 10년이건 20년이건 시간이 걸리더라도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는 작업이라고 본다.


한국은 돈이 없으니까 한국은 가난하니까

북한이라는 주적이 있으니까 징병제를 반드시 해야한다?


박통전통때 국민들 속여가면서 지랄하던 소리를 2015년에, 무역규모 10위권인 국가가...

한해 국방비를 40조원 가까이 쓰는 국가가 한다는게 말이 안되는 소리임 ㅋㅋ

게다가 다른 나라의 국방비는 1/3 이상이 인건비로 지출되는 반면 (나도 어디서 줏어들은 근거없는 자료이긴 함)

한국의 국방비는 정말 순수한 알토란 국방비 ㅋㅋㅋㅋ 인건비래봐야 사병 연봉 200만원 수준이니..




두서도 없는 뻘소리가 왜이리 멀리 왔냐면 늙으면 잔소리가 많아지기 때문 생각할 수록 화가 너무 많이 나기 때문임.


내가 군복무를 좀 늦게 마쳐서 친구들은 진작에 다 끝난 몇년전까지도 예비군 훈련을 받았었는데,

ㅈ같은 예비군 때마다 막연하게 쫓아다니던 불안감이, (페인트탄이나 쏠 것이지 실탄사격은 왜 하는걸까라는,)

막상 이렇게 현실화 되고 나니까 너무 무력하고 화가 난다.


국가에 인생을 뺏겼던 청춘들이 쓸모없는 훈련에 소집돼서 목숨까지 잃다니..


그리고 나라를 지킨다는 그 고귀한 목숨값이 고작 4백만원 ㅋㅋㅋㅋ



너무 안타깝다. 다들 몸조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