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축구

고철의 문제점을 알아보자.

by 최Australia posted May 2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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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5년 동안 해오던 기존의 룰을 너무 단기간에 갈아 엎음]

2. [최감독은 너무 이상주의자임]

 

-이 주장들을 하기 전에,

Q1. 왜 유독 올해 경기에 수비적인 움직임이 많이 나오고,

Q2. 왜 공격적인 움직임이 많이 안 나오고 엉덩이를 내려 앉는지

Q3.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점률은 작년과 나아진 게 없는지

 

생각해보자고.

 

 

1) 황감독 때에 전술의 시발점은 미드필더였어. 15년도를 예를 들면 14년도 전반기처럼 티키타카, 유기적인 볼 흐름으로 공간을 창출하는 형태가 아니야. 그건 이명주가 나가고 나서부터 없어지다시피 했지. 이명주가 나가고 중원에서 볼소유를 오래하지 못하자 황감독은 차선의 방책을 내세웠어.

 

 '점유율 일정부분은 내준다. 패스 또한 전보다 적게해도 괜찮다. 대신, 상대가 중원으로 올라올 때 그리고 우리 진영으로 올라올 때 미리 패스골목을 차단해서 전방에 있는 김승대 혹은 앞에 달릴 공간이 있는 선수에게 빠르게 한 번에 연결하도록 한다.'

 

 즉, 골을 만드는 과정에 중심은 미드필더들이었지. 그리고 이건 잘 먹혀 들어갔어. 손준호-황지수라인은 패스는 '비교적' 서툴었지만 가로채기, 상대팀의 위험한 공격을 적절히 끊기, 투쟁심은 어느 조합과 비교해도 좋았거든. 거기다 대충 앞으로 툭 패스해주면 김승대, 여러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잘 주워 먹었으니까.

 

 

2) 나는 최감독의 전술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서 u-17 월드컵? 경기를 1.5배속으로 한 번 봤어. 수비는 냅두고 공격을 하는 과정을 유심히 봤지. 첫 경기를 보고선 몰랐는데 세 번째 경기를 보고 느낀 게 있었어. 공격 전개가 자꾸만 느리고, 선수들이 허우적거리고, 선수들이 갈팡질팡하고 그랬어. 암만 그래도 우리나라 청소년들 중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였고 상대 또한 비슷한 수준의 선수들이었는데 왜? 난 최감독이 선수들에게 안 맞는 옷을 입혔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어. 그 안맞는 옷이란 빌드업이야. 

 

 예를 들어볼까? 황감독때에 골킥이었으면 라인 올리고 신화용이 냅다 찼지. 첫 번째 헤딩-두 번째 볼 소유권은 넘겨주고 볼이 땅에 완전히 떨어졌을 때 비로소 선수들이 왕성하게 움직였지. 그런데 지금은 어떻지? 골킥을 하면 좌우로 센터백들이 포진하고 신화용은 어버어버 거리고 센터백들도 당황해하고. 이 장면 참 많이 봤다 그치?

 

 

3) 모든 재앙의 시작은 여기서부터 시작됐지. 그럼 전술비교 들어가보자고.

 

기존의 전술: '센터백은 공을 잡으면 빠르게 황지수-손준호에게 볼을 운반하고 다른 선수들은 개싸움을 유도해! 몸싸움을 마다하지 마! 패스의 유려함? 뺏겨도 상관없어. 너네가 우리 볼을 빼앗았을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니까. 곧바로 뺏어서 너희 심장에 칼 꽃아줄 거야ㅋ순식간이야~걱정마 병신들아ㅋ.'

 

지금 전술: '자자 볼 예쁘게~예쁘게~돌리자고. 어허 센터백 뭐하나 볼 아름답게 안 차고? (상대팀 전진압박 시도) 

-차근차근 전진해! (이 때 상대팀은 수비진영에 자리를 다 잡음)

-미드필더들 이쁘게이쁘게 차봐! (패스미스 확률 상승. 포항은 pass&run에 익숙하지 역설적이게도 티키타카엔 익숙지 않음.)

-공격수들 자 약속된 플레이 해봐! (볼이 공격수에게 도달했는데 힘없이 데구르르 이상한 공간으로 볼 흘러가서 아웃되는 광경 많이 보셨죠?)

 

 

자 그럼 해답이 다 나왔어.

 

Q1. 왜 올해 수비적인 움직임이 많이 나오나요?

 

A1. 수비수부터 시작된 빌드업에 실패하는 경우(상대팀 선수에게 인터셉트 되는 경우)가 잦아 어쩔 수 없이 허겁지겁 수비진영으로 가야하기 때문이에요.

 

Q2. 왜 엉덩이를 내려앉고 공격적인 움직임이 많이 안 나오나요?

 

A2. 패스를 잘하는 포항이'었'지만 사실은 티키타카를 잘하는 게 아니에요. 포항 선수들은 '패스하고 뛰어들어 가는' 데에 익숙하지 볼 소유를 하는 데 익숙지 않기 때문이죠. 치고 달려 공간을 창출하는 데 익숙하지, 볼 소유를 하며 볼의 움직임으로 공간을 창출하는 데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공격적인 움직임이 많이 안 나오죠. 적어도 클래식 리그에선 이런 축구가 잘 안돼요. 각 나라 리그마다 특징이 있죠. 스페인 라리가는 패싱, 잉글랜드 EPL은 런앤건, 이태리 A는 수비적인 움직임,  포메이션 싸움 등이 있죠. K리그의 특징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거 하나만은 확실히 할 수 있죠. '티키타카는 클래식 리그와는 전혀 안맞다.' 그럼에도 계속 쓰려고 하는 건 좋게 말하면 이상적인 거고, 나쁘게 말하면 똥고집이란 거죠.

 

Q3. '의도치 않은' 수비축구에도 불구하고 왜 실점률은 작년보다 더 안 좋나요?

 

A3. 안 좋을 수밖에. 공격 전개하다가 갑자기 볼 빼앗기면 바로 위기인데 작년에 비해 실점률이 높을 수밖에. 이런 상황이 자주 연출됐는데, 아이러니하지만, 실점률이 공동 1위인 이유는 센터백들의 수비지능이 좋기 때문이에요.

 

 

 

*문제점을 알았으니 해결책이 나와야 하는데, 사실 내가 해결책을 내리기도 뭣하다. 내가 해결책을 내리면 뭐하냐. 

선수들 분위기도 침체됐고, 팬들 분위기도 뒤숭숭하고, 프론트는 뭐하는 새끼들인지 모르겠고.

사실 제일 문제가 프론트들인데(일을 안하지. 게시판만 봐도 딱 답나오지. 썩은 물이 고인거야).

 

고철빠님들 그냥 올해는 5년간 즐축봤으니까 1년은 쉬어간다는 생각으로 해탈하며 축구봅시다.

그래도 선수들은 피치안에서 고생해주니까 응원도 많이 합시다! (이래 말하곤 내일 모레 채팅방에 욕치겠지)

 

필력이 좀 모자라. 이해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