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는 '만족'이었다. "우리가 2014년에 2위를 했다고 만족할 단계가 아니다. '만족'은 현재 수원에 부끄러운 단어다. '현재 수원은 많이 부족하다'라는 생각을 갖는 게 당연하다. 더 겸손해져라. 앞으로 전진하고 더 발전된 팀으로 가야한다." 서 감독은 전지훈련 첫 날부터 선수들에게 긴장을 요구했다. 물론 준우승에 대한 의미도 함께 전했다. 서 감독은 선수들에게 "2014년에 어려운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었으니 그 속에서 자신감을 많이 갖는 것은 좋다"라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두번째는 '자만'이었다. 서 감독이 올시즌 K리그 클래식을 앞두고 가장 경계하는 부분이다. 수원은 지난 2년간 '운영 효율화'를 내세워 긴축 정책을 펼쳤다. 가능성 있는 유스팀 출신 유망주를 키우고, 저비용 고효율의 선수를 영입했다. 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지 두 시즌만에 열매를 맺었다. 준우승의 보너스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획득했다. 팀 리빌딩은 성공적이었다. 동시에 지긋지긋했던 포항, 제주, 전북, 서울 징크스마저 깨뜨렸다. 수원이 침체기에서 벗어나 날개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서 감독은 선수들의 들뜬 기분을 차분하게 눌렀다. "2014년은 좋은 팀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일 뿐이었다. 부족함을 채워가는 단계다. 자만이라는 생각을 지워라. 올해 과일이 더 익어가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마지막은 '이탈'이었다. 자유계약신분(FA)을 얻게된 '베테랑' 김두현과 염기훈이 아직 미계약 상태다. 김두현과 염기훈은 선수단과 함께 남해에서 전지훈련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몸값이 재계약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일부 신예 선수들의 이탈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에 서 감독은 마지막 바람을 전했다. 그는 "우리팀은 영입이 거의 없다. 전북 포항 전남 등 다른 팀들은 정신없이 선수를 영입하고 있지만, 나는 쫓기지는 않는다. 2014년 선수단만 유지가 되면 자신이 있다. 선수들이 팀을 이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선수단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희망을 갖고 있다. 서 감독은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한다. (김두현, 염기훈과) 빨리 재계약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면서 "스페인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에 모든 선수 구성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수원은 외국인 공격수를 물색 중이며 외국인 측면 미드필더 영입에 근접해 있다. 3無가 화두다. 만족감을 지우고 자만을 없애며, 선수단 이탈을 막아야 한다. 2015년 클래식 정상을 넘보는 서 감독이 無(무)를 통해 有(유)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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