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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분석] K리그 연고지로서의 용인은 어떠할까?

by CherryMoon posted Jun 3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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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용인의 연고지 이전 시도로 보아, 비록 방식은 잘못되긴 했지만 용인도 구단을 유치하려는 열의가 있어보이는 것은 확실한 것 같음.

그래서, 팀 유치 여부나 시의 태도를 떠나 단순히 '지리적인' 개념만을 갖고, 'K리그 연고지로서의 용인은 어떤 도시인가?' 라는 주제로 글을 써보려고 해 ㄲㄲ

 

1. 면적

이것이면적.png

 

우선 용인은 현재 K리그에서도 대규모 연고지에 속하는 수원과 성남 사이에 낑겨있는 입장이야.

물론 지자체의 면적만 놓고 보면 용인시 자체도 충분히 크지만 행정구역 중에 아직 개발이 더딘 면과 읍이 다수 있고,

그나마 개발이 된 곳은 대부분 광교, 영통, 분당 등 다른 동네 생활권과 퓨전한지라 지역별 인구 밀도도 심히 기형적이지.

사실상 시의 북서쪽에 있는 기흥구와 수지구에 대부분의 시민들이 살고 있다고 보면 될 거야.

 

2. 인프라

다행히도 축구가 가능한 수준의 경기장은 곳곳에 갖춰놓은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가 있다면 그 모든 경기장들이 전부 하자가 있다는 것 (....) 사진으로 설명할게 ㄲㄲ

 

체육공원들.png

 

먼저, 수지구에 있는 두 체육공원들인 수지체육공원과 아르피아체육공원이야.

일단 둘 다 용인시의 중심 시가지인 북서부에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만큼은 보장되는 편이지.

하지만 용인시의 북서부는 대한민국에서 최상위권에 드는 난개발 (...) 지역으로,

툭하면 막히는 도로에, 전철인 분당선과 신분당선도 쌍으로 가축수송인 등 교통체증이 엄청난 곳이야.

즉 지금도 미어터지는 곳에 종합운동장이나 축구전용구장으로 개조한다고 공사에 들어간다? 그럼 난리나겠지.

게다가 아파트가 많은 곳이라 주민들의 민원 폭탄 또한 클 것이고, 소외된 지역인 처인구의 반발을 살 가능성도 높을거야.

 

내가3천억원이라니.png

 

다음으로 최근 신축한 용인시민체육공원의 주 경기장. 3천억원이 들어간 (...) 바로 그 경기장이야.

그런데 여기는 가장 늦게 생긴 주제에 문제점은 제일 많은데, (어쩌면 이것보다 더 많을지도 모름)

일단 위치는 도농복합지역인 처인구임에도 보시다시피 규모가 쓸데없이 크고 아름다운데다가,

바로 앞에 전철인 에버라인이 지나감에도 역은 없고, (물론 나중에 신설될 가능성은 있겠지만)

버스 정류장마저도 대로변이 아닌 그 옆의 좁은 골목길에 있는 등 대중교통과의 연계도 거시기하지.

즉, 현재까지의 모습만 보면 그냥 돈만 더럽게 많이 먹는 암세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나 할까 (...)

 

이것이역세권.png

 

다음은 원래부터 있던 종합운동장.

다행히도 여기는 전철역도 멀지 않고, 버스 정류장도 바로 앞에 있어서 대중교통으로 오기에는 괜찮은 편이야.

하지만 저 멀쩡한 경기장을 놔두고 새로운 뻘짓을 한 용인시에서 저기를 쓸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다는게 (...) 가장 큰 단점이야.

그나마 실내체육관은 여자농구 삼성 블루밍스에서 쓰고 있기 때문에 잘 돌아가고 있지만, 정작 메인인 종합운동장은 쩌리인 셈이지.

 

이미죽은경기장입니다.png

 

마지막은 내셔널리그 시절부터 썼던 용인축구센터.

사실 엄밀히 따지면 여기는 거론할 가치도 별로 없는 곳인데,

일단 위치부터 완벽한 깡촌이고, 산에 지은 곳이라 확장할 여지도 없고,

차라리 R리그 경기장으로 쓴다면 모를까, 1군 경기장으로는 완전히 불합격이지.

 

즉 결론을 내보자면 모든 경기장이 문제다 (...) 정도 되겠음.

 

3. 인구

위에도 썼지만 용인시의 실제 거주 인구는 대부분 수지구와 기흥구에 몰려있는데,

제대로 된 축구 경기가 가능한 인프라가 있는 곳은 비교적 한적한 동네인 처인구에 있어.

게다가 수지구와 기흥구는 대부분 베드타운 역할이라 저녁 경기라면 퇴근길에 봐야할텐데,

저 동네에 사는 사람들이 일이 끝난 뒤에 피곤에 찌든 몸을 이끌고 집을 '지나쳐서',

처인구의 경기장까지 와서 경기를 보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갈 확률은... 아마 거의 없겠지 (...)

 

게다가 처인구는 아주 크고 아름다운 도농복합 자치구고, 이 때문에 처인구 내에서 개발이 완료된 지역은 정말 극소수야.

즉 경기장이 있는 처인구 내에서 수요를 끌어모으려고 해도, 구 자체가 면적은 넓지만 사람은 없는 곳이니 이 또한 문제가 많지.

깡촌에서 자주 오지도 않는 버스 타고 시골길 털털거리며 읍내까지 이동하는 것도 꽤나 고생길일 것이 뻔하고...

 

4. 결론

용인은 애초에 도시 자체가 프로 구단이 들어오기에는 어정쩡한 면이 많다고 할 수 있겠음.

농구나 배구의 클럽하우스가 대부분 용인에 있지만, 현재까지 용인을 '연고로 하는' 팀은 블루밍스 1팀 뿐인 것도 일맥상통하겠지.

그나마도 체육관과 경기장의 어마어마한 규모 차이를 생각하면 비교 대상으로 놓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 될 수도 있어.

게다가 갖춰진 인프라들과는 별개로 시의 태도까지 참으로 볼썽사나우니, 이건 뭐 까놓고 말하면 자폭하는 꼴이나 다름없을지도 모름.

인구가 그나마 많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이미 이웃한 도시의 팀들을 응원하는 경우가 많으니 팬 결집도 쉽지는 않을 것이고...

여튼 얘기가 나온 김에 얕은 필력이지만 한 번 뽑아봤음 ㄲ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