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축구

'길게 보고' 인천빠가 된 지는 얼마 안 됐습니다.

by 완소인유 posted Feb 0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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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글을 막 쓰게 됐는데요.

 

 

 

 인천을 지지하게 된 건 2006년부터.

 

 

 인천에서 나고 자라서 쭉 인천에서만 살고 있는 저는 2005년 11월 27일 일요일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밖에 나갔다가 들어와 TV를 켰는데 KBS였고 '2005 삼성하우젠 K-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 인천 1-5 울산'.

 

 

 1-5.

 

 

 그 후로 2007 시즌까지 울산 현대와 이천수 선수를 굉장히 싫어했었더랬어요.

 

 

 아이러니하게 그 이천수 선수가 이제는 인천에 입단할 분위기가 됐지만. 더불어 울산 현대도 지금은 악감정 없는 팀입니다.

 

 

 제 안에 뜨거운 것이 있다는 것을 그 경기 결과 하나가 알게 해주더라고요. 성격이 외향적이지 않고 내향적인 편인데.

 

 

 그래서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06년에 컵대회 대구 전을 처음으로 혼자 보러 갔었습니다.

 

 

 대구에 지네이, 송정우 선수 같은 선수들이 있었고(수원에서 뛰던 이름 비슷한 에듀 선수도요) 인천에는 최효진 선수라든가,

 인천빠들에게 증오의 대상(지금은 아닐지 몰라요)이 될 줄 그때만 해도 몰랐던 '배번 6번' 김치우 선수라든가..

 라돈치치 선수. 참 좋아했던 노종건 선수. 그런 선수들이 이름도 못 달고 등번호만 달린 유니폼 입고 뛰고 있었죠.

 

 

 2006 시즌 홈 최종전 때 전남으로 이적한 셀미르 선수에게 쐐기골을 먹히고 0-2로 패할 때 N석에 있었습니다. 문학요.

 서포터즈 일부가 눈물을 흘리는 걸 봤어요. 그 경기 못 이기면 PO 물건너 가는 거였는데.

 그 전 홈경기였던 그 유명한 울산 전에서(왜 유명한지는 지금 대구 주장인 선수 때문에) 라돈치치 선수의 골로 1-0 승리를 하고 분위기가 좋았었는데.

 

 그렇게 시간이 흘러 흘러 2012 시즌까지 끝나고 2013 시즌을 앞두고 있습니다.

 

 2009 시즌 군대 가기 전 마지막 경기였던 5월 17일 성남 전. 이호 선수의 애매한 자책골(아마 코너킥 상황에서였어요)로 1-0 승.

 100일 휴가 나와서 갔던 서울과의 홈 경기에서 누구지? 송유걸 골키퍼였나. 볼 처리 제대로 못하고 이승렬 선수한테 골 먹어서 지고.

 그 날 강수일 선수가 날린 찬스만 3개 정도 기억이 납니다.

 

 

 

 이기고 지는 것에 연연하면서 특히 서울, 수원(그리고 한때 울산, 전남)에겐 절대 지면 안 돼! 라고 생각하고 봤던 때를 지나,

 이제는 더 잘 한 팀, 더 골 많이 넣는 팀이 이기는 거지, 생각하며(그러나 서울에게 지는 것은 아직도 용납은 안 됩니다 ^^;) 보고 있는데요.

 

 

 2012 시즌을 앞두고 인천의 유스 지정 학교인 대건고 출신의 문상윤 선수가 입단했었죠.

 그리고 올림픽대표팀 가서 훈련도 하고, 리그 경기도 간간히 소화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었어요.

 

 그래서 기대를 하게 하더군요. 인천도 이제 유스 출신 선수를 쓰는구나.

 

 물론 이제 시작입니다. 포항과 전남, 울산의 유소년 시스템이 늘 부럽기만 한 저라서.

 

 그래도 이제 그 선수들이 하나씩 하나씩 팀에 입단을 하고, 리그 경기를 소화하고,

 그러다보면 인천도 이제 전통을 가진 팀으로 조금씩 변모하기 시작하겠구나 기대를 하게 됩니다.

 

 길게 보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계속 있는 한 저는 인천시민프로축구단을 지지할 거니까요.

 

 저는 이른바 '로컬 보이'가 많아지기를 바라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그래서 김봉길 감독님, 김남일 선수가 팀의 중심이 된 것도 환영입니다. 기대가 되고요.

 진성욱, 문상윤 선수 같은 유스 출신 선수들이 많이 성장해서 팀의 중심이 되기를 바라고요. (사실 두 선수 말고 이번에 입단한 신인 중에도 유스 출신이 누가 있나 잘 모르겠어요. 제가 아직은 이런 정도의 팬입니다. ㅠㅠ)

 제가 2006 시즌 인천 축구를 처음 볼 때부터 있었던 미들스타리그도 더 잘 됐으면 좋겠고요.

 

 대건고, 광성중에도 인조잔디가 깔리기를 바라고, 후에는 좀 더 모범적인 유소년 육성 시스템을 받아들여서

 구단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그런 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정말 두서 없이 이것저것 막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