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보단 축구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by LadyStarlight posted Jun 2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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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해외파 쓰다가 피봤으니 이제 국내파들, K리그 선수들에게 관심 좀 가져주겠지? 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몇몇 있는데


어차피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지 않는 이상 사람들은 그저 또 다른 해외파들을 찾을것이야





그러니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 사람들이 K리그의 관심 좀 가져줬으면, 중요성을 알아줬으면 등등의



늘 4년마다 반복하는 구걸 마케팅은 이제 더 이상 보고싶지 않다




우리가 K리그 보는게 자랑인것도 아니고 


우리가 남들보다 우월해서 K리그 보는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왜 4년에 한번씩 축구 보는지 답답해하며 비난하기 보단


왜 사람들이 4년에 한번씩만 축구를 보는지 그 이유를 따져보는게 더 옳다고 생각함




왜 사람들은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국가대항전때만 축구를 보는걸까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내셔널리즘, 해외리그, K리그 노잼, 야구(?) 등등)




그래도 사람들이 자국 리그를 무시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굳이 사람들이 자국 리그를 봐야하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그나마 좀 자국리그에 관심을 가지려는 사람들의 욕구(재미나 감동같은)를 충족하지 못해서 그런거 아닐까



기둥보다는 지붕부터


시작부터 차근차근 올라오며 발전한게 아닌 순전히 국가대항전만을 목표로 발전한 엘리트 스포츠의 폐해라고 봐야하겠지 



메달을 따고, 16강, 8강, 4강 진출하는게 목표의 전부였던, 그리고 그런 팀을 응원하는게 전부였던


한국 축구와 한국 축구팬들에게 이제와서 프로리그로 관심을 가지라 하면 과연 관심을 가질수 있을까



지금 글을 쓰는 나 역시도 그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이지만


그래도 이런 절망적인 환경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프로리그는 느리지만 천천히 발전해왔고


마침 전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그 전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고스란히 충격으로 보답하며


처참하게 몰락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엔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다고 봐야하겠지


이제부터라도 K리그 보세요. 라고 사람들에게 말하기 보단


축구에서 월드컵과 올림픽이 전부는 아닙니다. 라고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당장 이번 주말에 열리는 K리그 챌린지나 7월부터 다시 열리는 K리그 클래식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준다면 물론 고맙겠지만



굳이 그럴것까지도 없고 월드컵 끝났다고 해서 축구가 끝난게 아닌 축구공과 탁 트인 공터, 그리고 같이 경기를 할 사람들만 있으면 


1년 365일 언제나 축구는 곁에 있다는걸 이번 기회에 사람들에게 뼛속까지 심어줘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사람들에게 축구 자체의 인식을 바꿀수만 있다면


자연스럽게 머나먼 타국땅의 축구보다는 내 옆에 있는, 나와 가까운 축구에게 끌리게 되겠지



모든게 산산조각 나고 박살나버린 현 상황에서 


이번에야말로 정말 방향을 제대로 잡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