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성남 일 관련해서 솔직히 난 정말 놀랐다

by 뱃놀이가자 posted Oct 0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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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에 앞서 성남 시민구단 창단 결정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하고


단지 내 개인적인 컨디션과 사정만으로 일요일 집회에 가지 못한걸(뭐 가지 않은게 맞는거겠지;)



다시한번 미안하게 생각한다.






사실 얼마전부터 성남 팬들이 시청에 모여서 집회를 하고 


다른 축구팬들의 여론을 끌어 모으고, 팀이 없어지는걸 막기위해 동분서주 하는 모습을 말없이 쭉 지켜보면서




정말 솔직히 말해서 난 회의적이었다.




성남을 사랑하는 축구팬들의 노력은 정말 눈물겨웠지만 그래봤자 현실을 거스를순 없을거라 생각했거든

 

우리같이 개축을 좋아하는 사람들 눈에는 정말 처절한 싸움이었지만 그래봤자 극소수의 사람들이었고




대한민국 사회의 절대다수를 자랑하는 나머지 사람들의 눈엔 그냥 있으나 마나한 존재였겠지



그나마 한 마음으로 뭉쳐야하는 성남 시민들마저 양쪽으로 의견이 갈라져서


응원은 커녕 '그냥 안산으로 가버려라' '팬도 없는 팀 뭐하러 안고가냐' 식의 비아냥이나 듣기 일쑤였고




마음속으로는 성남이 무사하기를 바라긴 했지만 


인터넷이나 티비에서나 너무나 무관심하고 냉소적인 반응에 심지어 요 몇일사이 동안은 이 나라 자체에 염증까지 느껴졌다



아 드러워서 개축팬 못해먹겠구나



이 생각까지 들었다니까







근데 정말 신기한 일이 벌어지더라



점점 사람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가기 시작했고 기자들도 이 문제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고


지난 일요일엔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고 대가도 없이 전국의 개축팬들이 몰려드는 장관이 펼쳐졌다






그리고 오늘


불과 일주일전까지만 해도 있을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일이 현실로 벌어지는걸 보면서 





솔직히 놀랐다


정말 놀랐다. 우리가 원하는걸, 우리가 바꾸고 싶은걸 그냥 입으로만 털고, '그랬으면 좋겠네~'해서 끝나는게 아닌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자 정말로 세상이 바뀌는걸 보니 진짜 신기하고 놀라운 기분밖에 들지가 않는다.




물론 그쪽 높으신 분들이 우리들이 이뻐서 그런 결정을 내린건 아니겠지


여론, 돈, 정치, 종교적인 문제까지 종합해 본 결과 


성남 일화를 인수하는게 지네들에게 더 이득이다라는 판단이 서니까 그런 결정을 한거겠지




하지만 불과 몇주전까지만 해도 절망적이었던 싸움을 이렇게 대등한 반반 싸움으로 여론을 몰고간것 자체가 


성남의 축구팬들, 나아가 개축팬들의 노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던것 아니었나 





그동안 살면서 '이건 진짜 아닌거 같은데' '이건 좀 바꿔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기분이 들었던게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그럴때마다 그저 생각에서만 머물고 바꾸려 하지 않았던, 소극적이었던 내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쨌든 성남팬들 정말 축하한다


덕분에 탄천직관 전패 


2010년 탄천에서 6:0으로 털렸던 악몽을 설욕할수 있는 기회를 계속 이어갈수 있게됐구나





내가 탄천만 가면 맨날 지던데 


언젠간 이기는거 보러 간다 내가 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