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떠난다고 해서 레전드가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니야.

by 낙양성의복수 posted Nov 2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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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알만한 선수들의 예만 들어보자.


에릭 칸토나, 피터 슈마이켈, 델 피에로, 트레제게, 조지 베스트, 데이비드 베컴 등등등...


슈마이켈 얘기만 해보자. 슈마이켈은 84년 데뷔해서 91년에 맨유로 왔어. 그리고 맨유에서 99년까지 뛰었다.


그리고 스포르팅에서 한시즌, 빌라에서 한시즌, 심지어는 마지막 시즌은 맨시티에서 골대를 지켜줬다.


그렇다고 해서 맨유의 팬들이 슈마이켈을 레전드로 생각하지 않나? 


그런 선택에 대해서 맨유 프런트가 슈마이켈을 팽했다고 생각할까? 대부분은 그렇지 않아.


선수의 새로운 출발을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거야. 


원클럽 맨이라는 것은 선수 개인의 의지와 구단의 의지가 20년 가까이 계속 일치해야만 성립하는 매우 희귀한 경우지.


구단의 사정이나 선수의 사정이 각각 존재할텐데 그걸 존중해 주지 않는 것도 레전드에 대한 예의는 아니다.


막말로 곽대장이 사정상 연봉을 줄일 수 없는 처지인데, 우리 팀이 재정문제로 인해서 감봉이 불가피하다고 치자.


그건 그러면 프런트의 잘못인가? 곽대장의 잘못인가? 그저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지.


레전드에 대한 예우는 그 선수가 은퇴를 어디서 했냐, 몇 구단을 거쳤냐가 아니고,


얼마나 그 선수에 대해, 선수는 구단에 대해 서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세대가 변해도 계속 존경해줄 수 있느냐에 달렸다.


곽대장이 다른 선수 수준으로 감봉하고 계속 남고 싶다고 했으면 구단에서 안 잡았을까?


그랬을 리가 없지. 곽희주 수준의 센터백은 현재 주는 연봉을 준다 해도 구하기 쉽지 않아.


다만 구단에서 그럴 여유가 없음을 피력했고, 곽대장도 선수 인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아름답게 이별을 택했을 뿐인거라고 생각한다.




떠난다면 보내주자. 


레전드를 진짜 레전드라고 생각한다면 곽대장이 선수로써 더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을 존중하고,


오히려 서른셋이라는 축구선수로서는 지기 시작하는 나이에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을 더 자랑스러워 해야하며,


그런 선수를 발굴해서 응원하고 사랑하고 위대한 선수로 키워 낸 구단과 우리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


곽대장이 은퇴를 어느 팀에서 하건 곽대장한테 가장 소중한 클럽이 수원이라는 건 죽을때까지 변하지 않을거야.


우리의 최초의 1세대 로컬보이 레전드라는 것은 변함이 없단 말이지.


우리의 지난 10년이 아름다웠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렇기 때문에 안좋게 팀을 떠나는 것이어도,


희주형이 설령 그런 원인이 된 특정 몇명의 운영진에게 안좋은 감정이 생기더라도,


그것은 이미 구단을 사랑하고 미워하고의 문제가 아니고 그냥 작은 트러블에 불과해.


이룬 역사가 이미 많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