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두의 부재, 무뎌진 전북의 창 끝

by belong posted Oct 28,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에두는 2015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화제를 남긴 선수라고 할 수 있다. K리그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귀환자' 중 한 명이며, 그 귀환지가 자신을 열렬히 사랑한 수원이 아닌 전북이었다는 점에서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많은 스토리를 제공했으며, 시즌 중에는 녹슬기는 커녕 더욱 완숙미를 더한 플레이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그리고 반 년만에 다시 엄청난 이적료를 남기고 K리그를 떠남으로써 그 화제성의 마침표를 찍었다.

 

 

시즌 시작 전 에두는 이동국과의 로테이션을 통해서 경기에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했지만, 막상 시즌 개막 후에는 에두를 중심축으로 이동국이 백업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수 이동국'이 전혀 생각나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활약으로 전북의 중심이 되었다.

 

 

이런 그가 전북을 떠났을 때, '에두의 이적료 전부를 공격수를 사는 데 투자할 것'이라는 언론 플레이에서 보듯 구단, 감독, 선수단, 팬들의 충격은 적지 않았고, 그 이후 팀 전체가 상당히 흔들릴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이후 우르코 베라, 루이스, 이근호 등을 영입하며 어느 정도 진화에 나섰으나, 시즌 종료까지 3경기를 남긴 지금 에두 이적 후 우려했던 팀의 흔들림이 후반기에 현실화 되었다는 점을 모두가 인정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흔들림은 어느 정도일까? 에두가 이적하기 전과 이적한 후 간단한 리그 데이터를 통해 알아보자.

에두가 이적하기 전에 치른 리그 경기는 21경기이고, 이후 에두 없이 치른 리그 경기는 14경기이다. (35R 현재)

 

캡처.PNG 에두의 부재, 무뎌진 전북의 창 끝

 

먼저 공격지표를 보면 에두 이적 전과 이적 후를 비교했을 때 득점은 경기당 약 0.19점 감소했고, 경기당 슈팅 역시 약 0.64개 감소했으나, 오히려 경기당 유효슈팅은 0.3개 가까이 증가했다. 에두라는 대형 공격수가 이적하면서 팀의 전체적인 공격력이 약화되었으나, 그의 빈자리를 실력적으로 떨어진다고 보기는 힘든 노장 이동국이 대신했으며, 여름 영입을 통해 임차해온 이근호, FA로 영입한 루이스가 활약하면서 공백을 메운 것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이러한 2선들의 공격 가담이 에두가 있던 시절처럼 강력하나, 치명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다음 데이터는 에두의 치명성이 어떠한지 잘 보여준다.

 

캡처1.PNG 에두의 부재, 무뎌진 전북의 창 끝

캡처2.PNG 에두의 부재, 무뎌진 전북의 창 끝

 

 

눈 을 사로 잡는 데이터는 무득점률과 선득점률이다. 무득점률(무득점 경기/전체 경기)은 급격하게 상승했으며, 선득점률(선득점 경기/전체 경기)은 급격한 하락을, 선실점률(선실점 경기/전체 경기)은 무득점률과 같이 급격한 상승을 보이고 있다. 이 데이터들과 앞선 데이터를 연계해서 보면, 이것들이 가리키는 방향은 분명하다.

 

 

전북의 공격은 여전히 강하다. 하지만 날카롭지 못하다.

 

 

에두와 같이 전방에서 폭넓게 움직이고, 수비와 강력하게 경합하면서, 찬스에서 결정지을 수 있는 선수의 공백을 2선을 통해 메우려고 한 시도는, 불행히도 전체적인 공격적 측면에서는 커버가 가능했으나, 3선부터 수비 라인까지 견고한 압박라인을 구축한 상대를 '먼저' 뚫을 수 없어 전반기에 비해 훨씬 더 답답한 경기 운영을 할 수 밖에 없었으며, 과거보다 많은 공격 참여를 요구 받은 2선으로 인해 더 심한 공수 간격 붕괴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 즉, 똑같이 허리는 약했으나 에두의 압도적인 활약을 통해 상대방의 방패를 먼저 뚫고 골을 넣었으며, 이를 통해 상대방이 계획했던 경기 운영을 무너뜨리고 경기를 원하는 방식으로 끌어냈던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에는 치명성의 결여로 인해 그러한 운영이 힘들어지면서 미드필드의 더 많은 공격 참여를 요구하게 되고, 약했던 허리에 더 많은 부하가 걸리면서 지는 경기가 속출한 것이다.

 

에두 이적 후 패한 5경기의 상대는 포항(2패), 인천(1패), SK(1패)인데, 포항과 인천이 리그 내에서 가장 단단한 방패를 갖고 있으며 순간 스피드가 높은 플레이를 주로 삼는 팀이라는 점, 그리고 전반은 물론 후반 중반까지 계속 공격했으나 실질적인 소득을 올리지 못했고 공격만 줄창하다가 결국 실점 후 무너졌던 경기였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에두의 부재가 경기 운영에 얼마나 커다란 공백으로 작용했는지 알 수 있다.

 

 

이와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팀은 GS다. GS는 아드리아노와 다카하기라는 공격 옵션을 더하여 치명성을 갖게 된다.

 

 

캡처3.PNG

 

캡처4.PNG

 

강력한 공격 옵션을 갖게 되어 선실점률이 늘어난 것이 흠이라고 할 수 있으나, 아드리아노 이적 전 23경기에서 9승을 거뒀던 GS는 아드리아노 이적 후 7승을 쓸어담으면서 이적 전 승수에 근접했다. 겨우 12경기만에. 이럴 경우 선실점률이 중요한게 아니게 된다. 상대방이 단단하게 방패를 구축한다고 해도 언제든지 뚫어버릴 수 있게 되므로.

 

 

 

전북의 다음 시즌 과제 중 하나는 에두와 같이 치명성을 가진 공격수를 찾는 것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동국이 과거와 같이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날아다닐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말이다.

 

 

 

 

 

 

-----

마무리가 이상해~

 

그리고 봐도 봐도 이상해~

Who's belong

?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