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현 관련해서 몇가지 정리하고 넘어가자.

by nibs17 posted Jun 2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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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사실관계 확인 부터.


현재 오 필승코리아의 저작권은 윤도현이 아니다. 나도 오늘 처음 확인한건데, 정확하게는 


이근상 이라는 사람과 붉은악마가 저작권을 공동소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작권 현황은 http://komca.or.kr/wos/wos_contents_01_sch02.jsp# 에 가서 검색하면 나온다)


따라서 윤도현 작곡은 아니고 @마오 횽이 얘기했던 그 편곡자라는 사람이 사실 알고보니 공동명의이긴 하지만 작곡자로 등록되어있다.  그리고 붉은 악마가 작사/작곡자로 같이 등록되어 있으니, 작곡자가 필요해서 등록한것도 사실이 아님. 그리고 이근상이 뭐 붉악 동생들이 편곡해달라고 부탁해서 한거라고는 하지만, 개뿔, 그럴거면 "편곡자"로 등록하지 왜 "작곡자"로 등록했을까? 그래놓고서는 붉악이 저작권 등록했다고 이해가 안간다고? 뻔뻔함도 유분수지. 


자, 이 사태가 왜 발생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2006년 월드컵 직전 붉악과 2002년 월드컵의 스폰서였던 SK 텔레콤 간의 분쟁을 알아야 함. 아는 횽들도 많겠지만, 모르는 횽들을 위해 간략하게 얘기하자면 2002년 붉악의 스폰서로써 쏠쏠한 재미를 봤던  SK 텔레콤이지만, 붉악 내부에서는 국대 스폰서도 아닌  SK 가 붉악을 후원하면서 과도한 반사이익을 챙긴게 아니냐, 비록  Korea Team  Figting 이라는 급조된 조직을 만들어 붉악이랑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그래도 대표팀 공식 스폰서인데 그런 공로는 무시당하고 오히려  SK  배만 불린게 아닌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함. 게다가 부천SK의 연고이전사태가 발생하면서 붉악으로써는 도저히  SK 와 손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음.


결국 붉악은 2006 월드컵에서는  SK와의 관계를 끊고  KT와 손을 잡으면서 다양한 응원 준비를 해 나가기 시작함(02년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참 꽁기꽁기한 기분이 되긴 했지만). 문제는 이미 월드컵으로 단맛을 본  SK 가 월드컵을 그냥 보고 지나칠 리 만부하니, 결국 독자적인 응원단체를 모집하고 '오 필승코리아'의 윤밴을 영입함. 그러면서 '오 필승코리아'까지 그대로 가져가서 사용하려 하는 움직임을 보임. 여기에 붉은악마가 저작권 등록을 하면서 제동을 걸었고, 결국 윤밴과 SK는 오 필승코리아의 사용을 포기하고 애국가를 편곡한 응원가를 새로 만들게 됨. 


마오횽이 레퍼런스라고 갖고 온 그 지식인의 인터뷰는 붉악이 오 필승코리아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자 "오 필승 코리아"는 국민의 응원가 드립을 날리면서 왜 못쓰게 하냐고 언플하던 당시의 기사로 보이는데, 그런 상황에서 나온 일방적인 입장의 인터뷰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겠지? 그리고 저기에선 처음엔 자기가 편곡했다 그러더니 나중엔 자기가 만들었다고 말이 바뀌는데, 아니 뭐 백번 양보해서 오 필승 코리아가 부천이 사용하기 이 전에도 존재했던 곡들의 짜집기라는 얘기를 전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이미 부천과 붉악에서 오 부천FC, 오 필승코리아 라고 실제적인 음과 가사를 가지고 사용하던 곡을 편곡한 주제에 왜 지꺼라고 주장함? 


02년 당시에 나왔던 꿈은 이루어진다 앨범에는 오 필승코리아가 두 곡 수록되어 있음. 한 곡이야 다들 아는 윤밴 버전의 것과, 또 하나는 크라잉 넛이 부른 버전의 한곡임. 차라리 크라잉넛의 곡은 멜로디를 살짝 차용하긴 했지만, 완전히 새로운 가사와 원곡을 잘 느끼지 못할 정도의 편곡으로 새로운 곡으로 만들어 낸 케이스임. 이걸 뭐 자기 곡이라고 주장한다면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 근데 윤밴의 버전은 정말 경기장에서 사용하는 구호와 음에 살짝 손만 댄 정돈데 그걸갖다 자기곡이라 주장할 수 있는건가? 


그리고 윤밴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자면, 뭐 사람들 마다 기호가 있는 것이긴 하지만, 사실 내 주변의 사람들은 크라잉넛 버전의 오 필승코리아를 더 좋아했었음. 내 주관이긴 하지만 월드컵 관련 붉악 공연에서의 반응도 크라잉 넛 쪽이 좋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윤밴버전을 더 기억하는건 딱 두가지 이유임. 하나는 곡 자체가 응원구호와 동일했고,  또 하나는 월컵이 끝나고도 그 열기가 식을 때 까지 (윤도현 본인의 설명과는 좀 다르게) 제법 오 필승코리아로 활동 하며 사람들의 뇌리에 확 박혀버린 것임. 동일하게 앨범에 참여했던 크라잉 넛과 그 전 비매품 버전에 고 웨스트로 참여했던 레이지 본이 대회 후에는 그 이미지로 안먹고 산거에 비교하면 솔까 윤도현이 월드컵 덕 안보려 했다는 말 들으면 피식 소리 밖에 안나옴. 


그리고 몇가지 더 얘기하면, 

1. 윤밴이 축구팬들한테 비호감으로 낙인 찍힌건, 일단 당시 SK 와 손 잡으려 했다는 것과, 오 필승코리아를 자기의 것으로 생각했다는 점이 더 큼.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의 것이 아닌걸 자기걸로 생각했다는 것임.


2. 윤밴이 불러서 대박냈다? 솔직히 얘기하자. 그거 다른 밴드가 불렀으면 대박 안났을까? 도저히 붉악이 윤밴 덕 봤다는 얘기에는 수긍할 수 없네.


3.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이야기에서 가장 비극은 국내에서 응원용으로 처음 썼던 부천 FC 썹터 헤르메스는 논의의 대상에 끼는것 자체가 불가능했음. 그 당시에 SK 가 야반도주 하는 시기와 겹쳐지는 바람에 그냥 넘어가긴 했지만, 헤르메스 출신 섭터들의 불만은 상당한 수준이었고 야반도주만 아니었으면 개싸움날뻔한 사안임.     

 


p.s. 근데 오 필승코리아 자체가 외국에서, 특히 레알마드리드에서 사용하는 섭팅곡이란건 근거가 있는 얘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