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들의 리그, K리그 챌린지

by 잠잘까 posted Sep 2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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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썼다가 지웠는데 그냥 간단히 말해 

 

미생과 미생의 대결 구도가 필요한데....미생과 완생의 대결로 압축되는 것 같아서 좀 그렇더라.

 

대중들이 청춘FC가 힘들어하는 인생역정을 감동하는거야 당연히 동감하지만, 개발공내 혹은 한국축구를 좀 많이 즐겨본다는 팬들은 개챌 혹은 개삼, 내리그 선수들 보는 거나 다 똑같을 거야. 그나마 나는 개리그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전북을 좋아하기에 그런 감정을 덜 느끼는 거지만, 그보다 밑에 위치한 팀의 팬들은 여러 이유로 인해 슬퍼하고 있지.

 

 

 

 

청춘 FC가 꿈꿔온 프로인생. 근데 우리가 이제까지 간접적으로나 봤던 선수들 프로인생에 비춰볼때, 이게 미생에서 완생으로 가는 과정인가, 미생에서 미생2로 가는 과정인가 물어보면 걍 미생2나 다름없다고 봐. 아니 한국사회에서는 다들 그렇게 받아들이니까. 그만큼 한국은 칼날 위에서 춤추는 사회거든.

 

브라운관에서 표현되는 청춘FC 상대들은 모두 좋은팀의 U-19, 2군 선수 그리고 최고의 아마추어 선수들로 포장되지만 이들 모두가 미생에서 완생으로 가는 과정에 놓여진 선수들이란걸 알거야. 거기에 이 표현은 어디까지나 그들의 리그 수준, 봉급 등의 한계를 정해서 좋게 표현한 이야기고, 현실의 대중속으로 들어가면 현 국내 축구 최고의 리그라는 K리그 클래식 역시 미생의 과정이지.

 

 

선수만 그럴까, 감독 직업 자체만 봐도 그래.

 

개클 감독도 조명 못받아서 커뮤니티 징징글 쓰고 싶은 마당에 개챌은 어떻겠어. 경기내용이 좋아도 그와 비례해 늘어나는 관중수를 전혀 체감할 수 없는 리그, 성적이 아닌 관중수, 홍보전략으로 조명을 받고 싶어도 언론 관심이 너무도 열악한 탓에 그 성장과정을 확인조차 할 수 없는 리그. 성적이 높다 한들, 관중이 많다 한들 그와 비례해 들어오는 수입이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다년간의 성과로 인한 리빌딩을 꿈도 꿀 수 없는 리그.

 

그렇기 때문에 감독이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업적거리 하나 '리그 순위, 성적'

그리고 돌아오는 이야기, '한국 케첼 수준, 쯔즛'

 

 

이것밖에 안남은 개챌을 '완생'으로 그려야 하기 때문에 나온게 '개챌 올스타'

 

 

 

 

 

개챌 올스타와 경기해서 양쪽 다 부상을 입고... 향후에 리그 일정에 지장이 생기는 거나 개챌 홍보가 된다는 건 너무나 간단한 변수고. 

 

좀 더 범주를 넓혀서 승격이라는 성과 그리고 별 시덥지 않은 한 단계의 순위에 많은 사람의 목이 왔다갔다하는 냉험하다 못해 처절할 수 밖에 없는 현 승강 시점과 최소한의 안정장치도 없는 한국축구의 현실 속에서 감독과 선수들에게 불편함을 부여한다는게 썩 와닿지가 않네.

 

청춘FC도 썩은 동아줄 붙잡으면서 어떻게든 올라갈려고 발버둥치지만, 이번에 대결하는 선수들 몇몇은 그나마 나은 동아줄에 수많은 돌멩이를 끌어안고 올라가는 사람들이야. 내칠수도 없는 돌멩이를 말이지. 선수가 아닌 감독, 코치, 프런트들은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현실을 목이 타는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고. 이들에게 대승이를 외칠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린 삶을 매개로한 대결을 드라마로 포장해서 눈물과 콧물을 쏟으며 볼테지. 

 

 

이미 기획된 거 엎어지진 않겠지만, 청춘 FC는 완생과 대결하는게 아니라 한국 사회의 미생과 축구한다는 걸 PD가 좀 더 알아주셨으면.

출발선의 차이지, 그들도 한걸음 걸으면 같은 미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