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시즌 블루윙즈 총정리. (1) 개막 전 이적시장

by 낙양성의복수 posted Nov 2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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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은 유달리 전망이 좋지 않았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2013년보다는 훨씬 나아진 사정임은 분명했으나, 그래도 수원인데... 하는 마음가짐도 남아 있었고, 

감독 교체로 인한 묘한 기대감도 있었던 2013년 초에 비해서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로 시작했던 2014년은 

개막 전부터가 암담했다.

 

물론 겨울의 선수단 보강은 매우 훌륭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지금에서야 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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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4년 11월 20일 현재, 수원 백 4 라인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조성진은 수면 위로 떠오른 소문조차 없었던 뜬금 영입이었다. 심지어는 겨울에 조성진이 찍힌 훈련장 사진이 돌아다니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그가 누군지 알아보지도 못했다. 영입이 확정되고 신상이 공개된 이후에도 J2 출신의 커리어는 아무래도 미덥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고, 그나마 조성진을 '써먹을 만한' 선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은 

 

'전반적으로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바로 해외로 나가 5년을 채우고 돌아오는 선수들은 어린 시절에 그 기량을 이미 인정받아 해외 클럽(주로 일본)으로부터 오퍼를 받은 경향이 크기 때문' 이었다.

 

나 역시도 그나마 그 점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었지만 사실 서브 이상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대부분의 수원 팬들은 당시 헤이네르와 민상기를 주전 센터백 조합으로 예상했다. 아마 코칭스태프도 그러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에게 있어서는 5월에 동반 입대하는 곽광선은 사실 아무래도 괜찮았다. 곽광선이라는 선수가 국내 최고의 태클을 갖고 있었던 것은 바로 좋은 위치에 있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니까. 그 기본적 공간지각력의 부재를 수원 팬들도 알고 있었다.

 

어찌됐든 그만큼 조성진은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선수였다. 오히려 연제민에 기대를 했으면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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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헤이네르가 그렇게 믿음직스러운 선수였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물론 포르투갈 리그에서 두 시즌동안 36경기에 출장할 정도로 그 기량은 이미 입증되어 있었지만 수원은 검증된 선수에게서, 그 중에서도 브라질 출신 수비수에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전과가 둘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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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새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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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이 천하의 후레자식들 때문에 차범근 전 감독님이 고생고생을 했던 걸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아마 길을 걷다 차범근 전 감독을 만나서 그 뒷모습에 대고 알베스!!!!! 주닝요!!!!! 를 외치면 4년이 지난 지금도 

눈에 노기를 품은 채로 빠따를 집어 드시며 쫓아오실 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건 좀 논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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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구대천의 원수와 묘하게 이름이 비슷하기도 했고.

 

 

 

 

 

아무튼 헤이네르는 실제로 그를 만나기 전에는 뭔가 못 미더운 선수였다는 것만 알아두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센터백 보강이 절실했음에 대다수의 수원 팬들이 헤이네르의 오피셜이 뜨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그것이 구단의 조련인지 계약 상황에서의 사소한 문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헤이네르의 영입은 문서상으로 개막 직전에서야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훈련장 사진은 돌아다니는데 오피셜이 뜨지 않으니 팬들은 입단 테스트인지, 영입인지, 임대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가뜩이나 센터백이 꼭 필요했던 시점에서.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2014년의 겨울은 떠나보낸 곽희주를 화두에서 내려놓을 틈이 없었다.

 

 

 

그 덕분에 공격수 영입은 그렇게 주목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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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를 영입하기로 했던 건 지금 보면 훌륭한 결정이었지만, 당시에는 사람들이 헤이네르에 많은 기대를 했었지 로저에겐 시큰둥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도 그럴 것이 로저는 거의 매 시즌 임대를 전전하던 저니맨이었고, 많은 골을 넣었던 시즌도 없었으며(프로 커리어 통산 한시즌 두자리 골이 한번뿐이었다.) 아시아 무대에서의 경험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사실 지금도 로저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이다. 여담이지만 필자는 로저의 첫 경기를 본 날부터 쭉 로저를 굉장히 좋은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나도 로저에게 큰 기대를 걸지 않았었다. 판단할 기준이 커리어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원 팬들은 로저 영입 시에 '그래 수원이 그러면 그렇지.'라는 반응이 부지기수였고, 라돈치치마저 떠났겠다(사실 그렇게 아쉽지는 않았지만) 정대세만 오매불망 믿고 있었다. 작년시즌만 해도 정대세가 괜찮았거든 나름. 그리고 5월에 군입대를 앞두고 있긴 했지만 조동건도 있었고, 나름 괜찮은 신인이었던 추평강도 있었다.


음... 이 말은 안 하려고 했는데...


사실 로저가 영입되었을 때 수원 팬들은 '그래도 조동건보다는 낫겠지...'라고들 많이 생각했다. 추평강도 움직임은 좋았지만 2013년에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이렇게 공격수 쪽에서는 제발 아무나 좀 와주십시오... 라고 절할 판이었기 때문에 로저 영입에 대해서는 불평불만도 별로 없었다. 다만 기대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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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배기종의 재영입이 그나마 고무적이었다.


배기종은 리그 내에서 그래도 검증된 윙어였고, 수원에서 뛰었던 경험도 있었다. 그러나 제주도에서 골골대던 그를 데려온 것은 역시 아주 좋은 선택은 아니었고, 프런트도 그것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1년 임대라는 조건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지금 생각해 보면 배기종이 벌써 서른을 넘긴 나이라는 것이 참 세월을 무색하게 한다. 이 점도 임대영입에 크게 일조했음이 틀림없다.


그래서 냉정하게 보자면 배기종의 영입은 '나쁘지 않은 로테이션 자원' 이었고 이것이 시즌 초반에 나름 쏠쏠한 이득을 가져다 주기도 했음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싶다. 추후 언급하겠다.



그러나 이렇게 비리비리해 보이는 영입 리스트를 한방에 역전시킨 빅 사이닝이 있었고 지금 수원이 준우승을 확정지은 것은 어찌 보면 이 하나의 영입, 그를 돌려세운 단 한 통의 전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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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선이다.

 

수원은 2013시즌이 끝남과 동시에 수많은 중앙 미들 자원을 잃었다. 이용래와 박현범이 경찰청으로 향했고, 전역한 백지훈 역시 임대를 보냈으며, 신연수는 이적했다. 김두현이 부상이 잦고, 조지훈은 도무지 성장할 줄 모르는 상황, 팀에 강력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다는 것은 기계에 엔진이 없는 것과 같았기에 수원은 오장은 김두현의 공백이 생길 것을 대비해서 꼭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했어야 했다.


그것도 누구보다도 헌신적인 선수가.


김은선은 그 목적성과 필요성에 부합하는 단 한 명의 선수였다. 2013년의 겨울에 그러한 것을 충족시켜 줄 선수는 단언컨대 김은선 뿐이었다. 이 최고의 앵커를 영입하는 데 당연히 경쟁이 붙을 수밖에 없었고, 공교롭게도 그 상대는 FC 서울이었다는 게 재미있다. 그러나 절박함과 간절함의 측면에서 수원이 한 발 앞서 있었다고 추후에 그는 인터뷰에서 밝혔다. 수원의 코칭스태프들은 김은선과 직접 통화를 시도했고, 그 전화연결에서 무조건 그를 영입해야만 하는 이유를 역설하였다고 한다. 그것은 아마도 위에서 언급한 내용과 같을 것이다. 아무튼 그 간절한 전화 통화를 계기로 김은선은 수원이라는 팀에서 자신이 확고부동한 주전으로 뛸 수 있다는 보증 또한 얻을 수 있었고, 전술적으로도 핵심 선수였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김은선은 수원행을 택했고, FC 서울은 그 대안으로 강승조를 선택한다.


그러나 장담컨대 이 두 명이 서로 다른 팀으로 교차하여 영입되었더라면 두 팀의 순위는 완전히 뒤바뀌어 있었을 것이고, 아마도 수원은 상위 스플릿에 드는 것조차 힘겨웠을 것이다. 그만큼 김은선은 절대로 실패해서는 안 되는 영입이었고, 이 계약이 성공하면서 수많은 수원팬들은 생각했다.


'됐다. 할 수 있다.'



그 이외의 내용은 사실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이 외의 영입으로 다섯 명의 신인이 지명되었고,

-고민성 이우석 (우선지명) 조원득 양형모 (드래프트) 이상욱 (신인 추가 지명)


방출에 있어서는 사실상 전력외였던 두 명의 어린 선수가 임대를 떠났으며,

-조철인 (FC 안양 1년 임대), 박용준 (부천 FC 1995 1년 임대)


백지훈(울산 현대 임대), 안영규(대전 시티즌), 조용태(경남 FC)와 이종민(광주 FC)은 수원 스쿼드에 남을 만한 상태가 아니었다. 다만 수원의 방출리스트에는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이상기(수원 FC)와 양동원(강원 FC). 두 명의 베테랑 골리를 잃었다. 두 선수는 골키퍼로서 경험도 충분히 쌓았고, 기본적인 자질도 훌륭했으며, 다른 팀이라면 충분히 주전으로 뛸 만 할 정도로 안정적인 선수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리그에서 서브골리라면 부러울 것이 없었던 수원에게는 아쉬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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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수원은 이미 자유계약으로 고려대학교의 노동건을 영입한 상태였고, 노동건이 국내 최고의 신인 골리였음을 감안하면 이것은 일종의 선수단 다이어트가 아니었나 싶다. 그만큼 노동건은 역사를 두고 봐도 찾기 힘든 믿을 만한 신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골키퍼 부분에서도 결국 수원은 대 성공을 거둔 셈이다.





다만 그것을 이때만 해도 아무도 확신하지 못했었기에 그 시작은 어떤 팀보다도 불안했었다.


그리고 3월은 찾아왔다.











-'(1) 개막 전 이적시장' 끝. (2)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