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이전때문에 피해본 사람들은 안양빠들 뿐만이 아니야.

by 뽀까 posted Aug 1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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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연고이전 시도하려고 했었던 부산팀의 팬질을 하고 있는 나도 피해자라면 피해자지. 2004년도 초에 안양에 이어서 뜬금없이 연고이전한다고 해서 얼마나 힘들었는줄 알아? 안양은 팀을 버리고 상암에 정착해 버렸지만 부산은 부산이라는 지역에 남게 되면서 해당팀의 팬들은 얼마나 속이 부글부글 끓었겠냐고. 게다가 몇몇 안양빠들은 갈꺼면 관중이 없는 부산이 가야지 왜 안양이냐며 난리치더라? 기가막히게? 그냥 다같이 안가야 된다 이게 아니어서 그 땐 정말 속상하더라. 그래도 팀이 살아남았던건 부산이었기에 짜증나도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어. 그 때의 안양은 없어졌으니까.


그렇게 남은 이 팀은 2004년도 정도는 내 팀이 아니다라는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이전에 자주 갔던거 이후부터는 설렁설렁 가고 팀 개판되는거 꼬라지도 뵈기 싫고 상암에 있는 팀이 난리칠때도 꼴보기 싫어서 '서울'이라는 말만 들으면 심리적으로 올라올것 같아서 많이 힘들었었어. 근데 웃기는게 2004년도에 FA컵 우승하고 2005년도에 전반기 우승하면서 어라?하는 생각이 들었어. 아무래도 그런것과는 별로 상관이 없었을 팀이 토너먼트에 우승하는게 신기했으니까. 그러다 2006년도까지 지속되었던 22무승 경기를 하고 있을 때 포항에게 역전승을 하며 무승을 끊어내며 환호하는 선수들과 함께 어쩔줄 몰라서 좋아라 하고 있는 나를 봤어. 부산빠 아니라고 난 아니라고 그 팀이 왜 좋냐? 연고이전을 시도해서 부산에 있으려고 하지 않았던 팀이?라며 부정을 해도 부정을 할 수가 없구나라는 생각에 어이없었던 기억이 있어.


난 팀 하나때문에 이렇게 좋아하고 슬퍼하는게 좀 불편했어. 바로 팀이 없어 리그 경기때마다 힘들어했던 안양팬들이 있어서지. 리그판에서 들려오는 안양팬이 상암에서 경호원들에게 당했던것이나 혹은 이래저래 내부사정상 안양팀이 만들어지는데 힘들었던거 보면서 안타깝고 조급한 마음이 들었어. 안양은 도대체 언제쯤이면 생길꺼냐. 부천은 저렇게 살아남았는데라는 생각도 들었고. 어찌어찌하여 (내가 생각한 과정은 아니었지만) 겨우 10년만에 팀이 생기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젠 '안양의 피눈물'같은 오버함 대신 연고이전에 대한 논의가 좀 더 깊어질꺼라 생각을 했어.


하지만 그건 내 기우였던가 싶다. 연고이전에 대한 이야기는 깊어지지 않았고 새로 탄생한 팀인 안양은 뭐랄까... 팀 자체는 할 말은 없지만 그 팀의 팬들은 다양한 뜻으로 여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10년전에 자신들밖에 몰랐던 그 때와 똑같았달까? 그래서 이번 사건이 딱히 좋아보이진 않았어. 해당팀 팬이 사고를 저질렀다면 욕먹는건 당연한거지만 가만히 있었다면 그냥 숨어들었을텐데 굳이 욕까지 써가면서 해당팀팬을 부각시켜야 했던건가 싶어서 좀 그렇더라고. 게다가 그 상황이 보기 싫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을 위아더종자라는 말까지 쓰니 위축될 수 밖에 없더라. 난 그랬음. 뭐라 말하기가 난감했으니까. 


참 어처구니 없게도 길어진 글의 결론은 다른 사람들이 날 이해한다고 해서 내가 어떤 행동을 하든간에 그 행위들이 전부 다 용서받는건 아니라는거. 뭐 그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