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자다깨서 뜬금없이 끄적여보는 시즌소감…

by Metalist posted Dec 0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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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만에 맞이한 시즌인데 참 금방 지나가 버린 듯.
나름 이런저런거 많이 경험도 한 것 같고.

그러고보니, 이제 더이상 9년만 10년만 이딴 표현 쓰고 싶지 않다. 그냥 이번 시즌을 첫 시즌으로 삼아야지.

광역자치단체 구단도 아니고, 기초자치단체에서 굴리는 구단. 시즌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나름 많은 것을 각오하고 있었다. 재정은 당연히 열악할 것이고, 외국인 선수는 꿈도 못 꿀 것이며, 수년 내 승격은 어려울 것이라고. 클래식의 광역자치단체 구단들도 하위권에서 어려운 재정 하에 셀링으로 버티는 것을 보아왔는데 우리야 오죽하겠냐며. 사실 재정적인 면만 생각했을 때는, 차라리 그냥 충분히 자리잡기 전까지는 아예 승격 못하는 채로 있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었고, 지금도 사실 이 생각에 크게 변화는 없다. 그렇다고 예전 내셔널리그 팀들 마냥 승격거부하자는 생각은 아니고…

그런데 역시 스포츠가 다 그런게, 생각은 저렇게 하더라도 어차피 킥오프 한 그 순간부터는 "이겼으면 좋겠다, 닥치고 이기자!"라는 마인드로 변하고, 경기결과에 따라 흥분, 만족, 아쉬움 등의 감정이 그 날 잠들 때까지 가시지를 않았지-ㅋ
이를테면, FA컵 때처럼. 수원을 이길거라고 생각하고 경기장 갔던 사람이 몇이나 되었겠어? 나도 지하철 타고 범계역 가면서 "세 골차 이하로만 나면 잘한거다."라고 생각하며 갔었는데, 킥오프 한 그 순간부터 그런거없이 봤지-ㅋ 캬, 다시 생각해도 정재용의 선제골 때는 진짜 좋다며 막 미쳐서는 악지르고 그랬네-ㅋ

그리고 난 나름 박병원 빠인데, 첫 승리 때 골 몰아쳤던 것과, 내 생일 날에 열린 홈경기에서 후반 막판 박병원이 상주 상대로 역전 결승골을 꽃아줄 때 그 통쾌함이란! 내가 치매에 고생할 때가 되어도 잊고 싶지 않은 기억이여-ㅋ

그 외 이런저런 일로 미운털 박힌 타팀 선수들고 있었고(노대호라든가, 하정현이라든가, 정성민이라든가), 애초부터 죽일 놈이었던 놈도 있었고(ㅈㅈㄱ이라든가), 딱히 반갑지 않은 우리멤버도 있었고(한동원이라든가. 이 녀석은 뭐 한 것도 없네.), 시즌 중에 떠나보내야 했던 멤버도 있었고(성우야…잘 있나 모르겄다…그리고 고경민…많이 그립더라…), 1년 위탁받고 정든 남의 새끼도 있네(최진수…)…

두서없이 이놈 저놈 끄적이다 보니 그래도 참 재밌는 시즌이었다 싶네. 첫 시즌이라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내년에는 또 어떤 이름들을 기억하게 되려나 싶기도 하고. 어떤 이름들이 나가게되려나 무섭고…

어쨌든, 그래도 참 복 받은 시즌이었다. 시즌평이랍시고 뭐는 잘했었고 뭐는 못했었네 이런 것은 못하겠다-ㅋ 난 그냥 좋았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