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이 유달리 멋있었던 스테보를 떠나보내는 이야기.

by 낙양성의복수 posted Jun 2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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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만 31세. 우리나이 서른셋.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역동적이고 멈추지 않는 그의 플레이는 사실 기대하기 어렵다.


사실 뛰어난 테크닉을 가진 선수도 아니고 엄청난 골 결정력을 가진 선수도 아니지.


물론 적당한 대체 자원은 현재까지는 없다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싶지만,


현재보다는 미래를 보고 내린 결단으로 보인다.


짧은 패스로 썰어나가는 축구를 원했던 서정원 감독에게는 당연한 선택일지도 몰라.





그러나 가장 아쉬운 것은 이 스테보라는 선수가 


누구보다도 축구를 사랑하고, 누구보다도 승리를 갈구하는 선수라는 점이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선수.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휘슬이 훌릴 때까지 멈추지 않기 때문에


항상 팀이 가장 필요로 했던 순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던 


남자 중의 남자, 프로 중의 프로였기 때문에


나는 사실 스테보가 골 찬스를 놓쳐도 미워할 수 없었고,


정교한 플레이를 하지 못해도 믿을 수밖에 없었다.




팀이 가장 어려울 때에도 항상 측면과 중앙을 오가면서


누구보다도 많이 뛰어 최선을 다해 헌신했고,


알 사드와의 경기에서 누구보다도 자신의 일처럼 화내고 싸웠던 모습도


냉정하지는 못했지만 오히려 그랬기 때문에 더 우리 선수라는 느낌이 들었다.


외국인 공격수라는 그의 특수한 위치를 고려해 보면

 

예전 '독도는 한국땅' 셀러브레이션 사건도 그렇고 참 소중한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어쩌면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비 오는 날에 가장 멋있는 선수'라는 모습은 


비가 오건 눈이 오건 날이 덥건 춥건 


항상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이 반영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잘 해낸 장면에서는 누구보다도 멋지고


실수한 장면에서도 누구보다도 안타까웠던 것 같다.




어디로 어떻게 가서 축구를 하게 되건 항상 멋있는 모습으로만 기억될 것 같다.

Who's 낙양성의복수

?

그깟 공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