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사퇴가 서포터 탓인가?

by 후리킥의맙소사 posted Sep 1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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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공홈에 들어가보니, 누리꾼들이 감독사퇴의 원인을 블랙존에서 응원하는 서포타 탓으로 돌리네요.

...어이가 없어서...

아 물론 감독 콜에 해명을 바란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그게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면 지금 서정원, 윤정환, 최진철은 왜 그 자리에 붙어있나요?

서포터 활동중엔 자도 눈살 찌뿌리게 만드는 거 많아요. 지금 yru 응원리더가 제 기억으론 시도때도없이 지나친 욕설을 해대서 개인적으론 함께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런 지엽적인 문제를 제외하면 누구보다도 열정적이고 구단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사람들일 겁니다.

그 사람들은 성남이 강등당해도 축구 볼 사람들이에요. 지금 고양같은 성적을 내도, 집세가 밀려도, 쌀독이 비어도, 애인이 없어도 성남의 승리를 바라고 노래하기 위해 갈 사람들이죠. 그리고 이들의 태반은 지난 2013년 가을부터 매각설이 솔솔 나올때 시청이든 야탑이든 다 가서 우리구단 지키자고 호소했던 사람들이고요.

지금의 성남을 있게 만든 제1공신은 엄밀하게 따지면 바로 이들이에요. 이들이 바란건 무슨 대단한 부귀영화가 아니라 우리 팀의 존재 자체를 지키고, 팀이 언젠가는 영광을 누릴 때 그 자리에 함께하고, 비참함을 겪어도 그 자리에 함께하기 위함입니다. 경기장에서 탄천의 전사들을 부르다 죽을 사람들이에요.

헌데 장내 아나운서의 응원호응에도 따라올까 말까하고, 서포터들이 맘에 안 든다고 이때다 싶을 정도로 물어뜯는건 진짜... 어이없어 말이 안 나올 정돕니다. W석만 가도 응원하는 사람들은 아이들밖에 없어요. 제가 성남 섭팅곡 노래 블랙존에서 리더선창 흘러나오는거 듣고 따라 부르면 솔직히 개뻘쭘해요. 저만 부르거든요. 주변 사람들은 저놈 혼자와서 뭐하냐고 보고요. 제가 권유해서 초대한 사람들은 노래를 모르니 그냥 보고 있고 말이죠.

이렇게 호응없는 상황에서도 프렌테 목소리를 넘고자 "우리에겐 승리뿐이다"라는 소리에 지지않고 "차라리 난 두더g와 결혼하겠소"를 외치는 서포터를 탓하는건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성남은 올 시즌 목표를 아챔진출로 잡았던 걸로 압니다. 올 시즌 전력강화 위원 한준희가 언급했었죠. 즉, 구단의 목표에 미치지 못해 사퇴한 감독에게 무슨 서포터 콜 땜시 그만뒀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