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기본적으로 주어진 상황부터가 잘못됐잖아

by 유콜 posted May 2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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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약자가 맞냐고?

 

지금 여성은 약자가 맞다. 그리고 약자로 만든 건 바로 이 사회다.

 

여성을 남성의 하위호환 쯤으로 여기고, 남성에 종속적인 존재이자 심하게는 물건까지 보는 미소지니

이 남성우월주의, 남근중심적 사고가 뿌리 깊게 박힌 이 사회가 여성을 약자로 만들었지.

 

왜 여성이 항상 조심해야 하나?

밤길도 조심해야 하고 옷차림도 조심해야 하고 자신의 연애와 성생활까지 다 조심해야 하는 이유가 대체 뭐냐고.

왜 여성은 자신이 원하는 행동이 법적으로, 도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사회적으로 자제하길 강요받는 이유가 뭐냐고, 같은 행동을 남성이 하면 전혀 문제될 일이 없는데 말야.

 

이 사회가, 그 인식과 사고 방식이 이미 남성 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져 있는데 거기서 평등을 논하고 약자를 논하는 게 의미가 있나?

총칼 들고 맨몸으로 들고 있는 상대에게 '네가 약자야?' 라고 묻는 꼴이랑 대체 무엇이 다르냔 말이다.

 

그래서 난 '잠재적 범죄자', '여성혐오' 단어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왜냐면 전체를 포괄하지 못하는 기분이 들거든.

사실은 이 사회 인식 속에서 발생한 결과 중 하나니까. 그 바탕이 된 사회 인식을 파고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봐

그러니까 이런 얼토당토않은 태클이 들어오지.

 

그래서 나는 바꿔 부르는 편이야.

남성중심적 사고방식이 팽배해서, 그래서 이따위 범죄가 너무나도 쉽게 일어나고 그 반응도 이따위인 사회를 만든 공범들이지.

남성-여성 구도를 만든다고?

이런 사회적인 인식은 남성만 갖고 있는 게 아냐, 여성도 가지고 있어.

단적이 예만 들어 볼까? 박은선에게 성별확인을 요구한 감독 중에는 여성도 있어.

이번 사건에도 '그러게 조심 좀 하지' 라고 말하는 여성도 있고.

그래서 이 인식을 다같이 깨부수고 모두가 같은 인간으로서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자신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데 왜 약자 얘기가 나오냐, 지금 약자 취급을 벗어나고 싶어서 이러는데. 

 

진심으로, 말 그대로 좇같은 사회네 오늘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