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근절을 위한 성명서

by 낙양성의복수 posted May 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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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근절을 위한 성명서-

 

 

우리의 드라마에는 각본이 존재하는가?

 

 

  카를로 안첼로티는 말했다. ‘재미 있는 축구만을 보기 원한다면 극장에서 영화를 보라‘. 그것은 우리가 열광하는 이 축구라는 것이 엔터테인먼트 그 이상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어째서 사람들은 축구를 사랑하는가? 그것은 이 축구라는 스포츠 안에서 많은 이들이 각각의 인생에 찾아왔던 장면들, 그리고 앞으로 찾아올 장면들을 떠올리며 삶의 의미를 찾아나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축구는 아름다우며, 그것이 우리가 경기에서 패배한 선수에게도 끝까지 박수를 보내는 이유이다. 우리는 그들의 땀과 눈물에서 진실을 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에게 선수는 선수가 아니라 배우이며, 심판은 심판이 아니라 연출가이고, 구단은 구단이 아니라 제작사이다. 우리는 진실로 위장한 것을 보며 감동하였고, 진실로 위장한 것을 보며 환희했으며, 진실로 위장한 것을 보며 슬퍼하였다. 그렇게 우리네 인생의 상(像)은 작금의 사태들로 인하여 부정당하였다. 그렇기에 나는 축구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써,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고한다. 어떠한 곳에도 속해 있지 않기에 당당히 말하고자 하며, 어떠한 곳에도 속해 있지 않은 이들을 위해 이렇게 고한다.

 

  우리의 사회를 생각해 보라. 제도권과 기득권이 설계하고 연출하는 인생이라는 극장 안에서 그대는 한번도 분노하였던 적이 없는가? 우리가 그렇게 바라고 꿈꿔왔던 진실과 정의, 그리고 자유를 찾고자 들어섰던 경기장에서마저 그것이 부정당하는 것을 보며, 그대는 아무 것도 느낄 수 없는가? 우리는 작은 것에는 분노하면서 큰 것에는 분노하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한없이 부끄러움을 느껴 왔으면서도, 이제는 작은 것에도 분노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려는가? 그 부끄러움을 받아들일 수 없어 나는 이렇게 모든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우리의 삶을 지키고자 한다.

 

  지금 이 순간 두렵지 않은 이들은 없다. 내가 지지하는 구단, 내가 지지하는 선수들, 내가 사랑하는 축구라는 것 자체가 부정당할 위기에 처하고, 자칫하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이 순간에. 선뜻 우리는 진실을 요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설령 우리가 축구에서 찾고자 했던 진실 그 자체가 부정당하더라도 우리는 행동하여야만 한다. 설령 우리가 지지해왔던 구단이 강등되고, 해체되어 사라지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는 행동하여야만 하고 진실을 요구해야 한다. 따라서 그 어떤 곳에도 속하지 않고, 그 어떤 것도 잃을 것이 없으며, 그 어떤 대의명분도 필요 없는 이들에게 나는 발언할 것을 간곡히 바라며 앞서 몇 가지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그 첫째로, 나는 요구한다.

구단의 일원은 구단의 전원이자, 구단 그 자체의 명예와 존재이다. 따라서 나는 전북현대모터스 구단이 현재의 승부조작 혐의에 대하여 총괄적인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한다.

 

그 둘째로, 나는 요구한다.

리그의 일원은 리그의 전원이자, 리그 그 자체의 명예와 존재이다. 따라서 나는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와 리그(클래식과 챌린지의 구단 직원과 선수 전원) 구성원, 프로축구 연맹 전반에 승부조작 근절을 위한 면밀한 조사를 요구한다.

 

그 셋째로, 나는 요구한다.

축구 지지자는 축구의 전원이자, 축구 그 자체의 명예와 존재이다. 따라서 나는 집단의 소속여부와 그 크기와 대표여하를 불문하고, 모든 지지자들이 하나로 연대하여 승부조작 근절을 위하여 하나되어 성명하고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 지지자들은 이제껏 수많은 충돌, 수많은 오해, 수많은 도발로 연이어 대립해 왔다. 그러나 그 대립이 존재하는 것은 우리가 축구를 사랑하기 때문이고, 그렇기에 우리는 그것마저 사랑하지 아니할 수 없지 않았던가? 한 가지 질문만을 던지고 나는 이 성명을 끝맺는다.

 

 

‘작은 충돌 혹은 대립할 이유마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원한다면 움직이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그대,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집단 간의 알력과 자존심과 이데올로기는 축구 그 자체보다 소중한가?’

 

 

-수원 삼성 블루윙즈 일개 지지자 ‘낙양성의복수’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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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깟 공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