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은 그만치고 진심으로 쓰는 멜버른전 후기

by 낙양성의복수 posted Mar 1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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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전반적으로는 1.5군으로 임한 경기치고는 상당히 기대이상이었던 것 같음.

 

오늘 경기 끝나고 팀을 많이 비판한 이유는 그 기대치에 충족하기에는 무승부가 좀 아쉬운 결과였기 때문이야. 

뭐 근데 '유효슈팅 0개가 어떻게 기대 이상이냐!'라고 말하면 할말은 없는데

슈팅 전까지의 과정도 안 되는 팀이 슈팅 수 따질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나는 넘어가기로 했음. 

 

전반의 4231은 볼점유 측면이나 경기의 템포를 리드해가는 입장에서 매우 효율적이었다고 봐. 

여태까지의 경기에 비해서 턴오버가 마냥 쉽게 나지는 않았고,

설령 나더라도 수비진들이 매우 침착하게 잘 막아줬음.

아주 칭찬을 해 줘야 할 부분이야.

 

물론 멜번의 공격진들이 다소 영악한 공격을 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직선적이고 파괴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는데도 블루윙즈의 수비진들이

특별히 라인이 무너지는 일도 없었고 특별히 간격이 벌어지지도 않는. 

전방위적인 팀 디펜스가 매우 잘 이루어졌고, 그렇게 주변 환경이 안정되니까

갓자룡이 신출귀몰 날아다니고, 곽희주가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고, 

신세계는 자기 포지션 아닌데도 파이팅 넘치게 잘 커버해줬고, 조원희도 할 수 있는 부분만 정확하게 수행해줬음.

 

이것은 포백 앞에 있었던 은성수와 백지훈에게 공을 돌려야 할 부분이고,

 

4141이라는 포메이션을 포기한 코칭스태프의 성과이기도 함(이 부분에 대해서는 뒤에서 말하도록 하겠음).

 

공격에 있어서도 김종우가 템포를 끊어먹는 일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전반에는 그래서 윙어와 미드필더가 스위칭도 잘 이루어졌고

염기훈이 폼이 안 올라와서 그렇지 중앙장악에는 상당히 애써주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뭐 나쁘지 않았다고 봄. 

 

전반에 다소 웅크리고 있었던 것도 나름 이해가 가는 부분이야.

전반에 운영을 침착하게 잘 한 덕분에 후반에 경기를 우리 분위기로 끌어 올 수 있는 베이스가 어느 정도 깔렸다고 생각해.

아무래도 호주원정은 어떤 팀이나 힘드니까 말이지. 전반에 있어서는 6-7점 정도를 주고 싶음.

 

그런데 후반에 왜 갑자기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

 

한 80분쯤 느낀 건데 오늘의 졸전은 결국 1.5군으로 경기에 임했기 때문인 것 같아.

서브 명단을 다시 확인해 보니 전반에 분위기를 끌어오더라도 후반에 과감하게 상대 진영에 위협을 줄 선수가 없었어.

경기를 보기 전에는 그래도 이고르나 문준호에게 그런 부분을 기대했었는데.

후반에 승부를 거는 경기운영을 해 놓고도 후반에 결정을 지을 비밀무기가 없었다는 거야.

코칭스태프는 이고르랑 문준호가 이렇게 버로우 탈 지 몰랐던 거 같음.

혹은 알았으면서도 할 수 없이 투입했다거나.

 

여기서 조금 문제제기를 하고 싶어.

 

일단 60분 전후의 교체타이밍은 아주 좋았어.

경기가 루즈해지기 전에, 전반에 가져온 흐름을 다시 넘겨주기 전에 선수 치는 교체로 아주 적절했었어.

하지만 그 좋은 시기에 들어온 이고르가 상대방과의 기싸움에서 자신있게 플레이를 못했어.

만들어 놓은 분위기를 타고 갔어야 하는데, 오히려 단순하지만 계속 사이드에서 과감하게 돌파를 시도했던 장현수가 나가면서 다소 경기가 루즈해버리는 패착이 됐던 거 같음. 여기서 교체 카드 한 장이 좀 아쉬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마침 방전된 김종우를 적절하게 빼냈던 거 같음.

이고르가 톱으로 가고 문준호가 윙으로 가는 포지션 변경도 꽤나 유연한 전술적 대처였다고 보는데

이후에 점유는 물론이고 위협적인 장면도 전혀 만들지 못했음.

 

여기서 코칭스태프가 중요한 점을 간과했던 것 같아.

 

우리가 조커로 넣었던 선수들이 분위기를 가져올 만한 플레이를 하지 못했어.

 

그래서 아까 말했던 것처럼 둘 중 하나가 문제라는 거야.

 

1. 이고르와 문준호가 이렇게 임팩트 없을 줄 몰랐다.

2. 알았는데 할 수 없었다.

 

만약 1이라면,

 

경기나 훈련에 임하면서 선수의 컨디션을 잘 파악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야.

더 심각할 경우는 선수의 재능을 과대평가했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

첫째로 잘못된 부분이야.

 

2라면,

 

후반에 승부를 걸지 말았어야지.

전반 막판이나 후반 극초반에 몰아치는 경기를 했어야지.

이게 두 번째 경우의 잘못된 부분임.

 

이제 스쿼드 탓은 할 수 없어. 스쿼드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부분이야. 특히 아챔에서는 말이지.

오늘 보여진 흐름이 의도된 경기운영이 아니었다면 팀의 역량이 멜번원정에서 이길 정도가 안 되는 팀이라는 이야기고,

오늘 경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원정에서 귀중한 1무를 캐온 좋은 경기였다는 결과가 나옴.

 

뭐 물론 호주 원정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승삼이를 목표로 했다며. 아니 항상 승삼이를 목표로 해야지ㅋㅋㅋㅋ

 

아무튼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부분은 1의 가정이 참이라는 것이고,

2에서 언급한 것도 이게 선수역량이 모자라서였거나 코칭스태프의 판단착오라면 개선이 힘든 부분이니까 안좋은 결과야.

 

다만 우리가 여기서 긍정적으로 봐야만 할 부분은,

 

전반의 4231이 아챔급 팀을 상대로, 상하이 이긴 팀을 상대로 굉장히 잘 싸워줬다는 부분이고.

 

여기서 우리는 시즌 전체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해.

 

내 의견을 말하자면 4141을 포기해야 하는 거야.

 

코칭스태프는 작년에 어떻게 창훈이가 그렇게 잘했는지를 간과한 것 같아.

지금 산토스 권창훈 김종우를 어떻게 공존시키냐를 고민해야 할 때가 아냐.

시즌이 이미 개막했단 말이지.

왜 우리가 갖고 있는 안정적인 전술을 그냥 사용하면 되는데

굳이 4141이라는 인풋대비 아웃풋이 안좋은 전술을 고집해야하는가에 대해

그 어떤 이유도 우리는 찾지 못하고 있어.

 

지금 고민해야 할 것은 그러니까.

 

창훈이를 내려서 4231로 돌아가는 것이거나 

백지훈, 은성수, 김종우 중 하나 혹은 둘이 컨디션이 좋다면

산토스나 권창훈 둘 중 하나를 과감하게 선발에서 빼버리든지

아니면 둘 다 빼버려야 한다는 거야.

 

좋은 선수는 잘했던 선수가 아니고 잘하는 선수인데,

 

지금 코칭스태프는 너무 미련이 많아.

 

우리가 키워 써야 하는 사정이긴 하지만 키우는 것이 이기는 것보다 우선이 되어서는 안되고,

 

창훈이나 산토스를 살리려다 새로 태어날 수 있는 성수나 종우나 현수, 종성이 민성이를 죽여서는 안된다는 거야...

 

 

P.S :

 

  • 혹시 몰라서 좀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건데,

    코칭스태프님들 현범이 너무 믿지 마라...

    위험부담 걸고 혼자 앵커놓지 말고 그냥 파트너를 붙이면 모든 게 해결돼.

    쉬운 길을 멀리 돌아가지 말자...

     

  • 그리고 하나 더 진짜 중요한 부분인데,


  • 암만 염갓이라도 뺄때는 좀 빼자.

    내 생각에 오늘 후반에는 장현수보다는 염기훈이 더 일찍 나왔어야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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