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인천의 刮目相對

by 완소인유 posted Nov 03,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 KEB 하나은행 FA컵에서 준우승을 한 인천은 K리그와 FA컵 준우승의 기록을 남겼다.

10년 후에는 ACL 준우승

 

부임 후 늑대축구를 모토로 팀을 만든 초보 감독 김도훈을 '믿고 보는 폭격기'라고 했던 사람은 정말 몇 안 될 것이다.

이기형, 김성일, 그리고 인천의 레전드 김이섭 코치에 뒤늦게 들어온 박성철 코치.

 

말 그대로 팀이 통째로 바뀌었다. 재창단 수준이었지.

 

참고로 2014년 개막전 선발 출전명단과 2015년 개막전 선발 출전명단을 적어보겠다.

 

2014

GK 권정혁 DF 박태민 이윤표 김진환 최종환 MF 구본상 문상윤 이보 FW 주앙파울로 니콜리치 이천수

 

2015

GK 유현 DF 박대한 요니치 김대중 권완규 MF 김원식 김도혁 김동석 FW 이천수 케빈 김인성

 

이천수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바뀌었다.

2014년 개막전 선발 명단에서 현재 인천에 있는 선수는 김진환과 이윤표 둘 뿐이다(최종환은 상무)

 

초보 감독 + 재창단 수준의 선수단 개편으로 기대를 하지 않았다.

개막전을 지켜보며 한 경기만 보고 판단하긴 이르지만 늑대가 살쾡이만 안 되기를 바랐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더해지는 야구 열기에 나도 매료되어 영웅들의 마운드 핵전쟁을 매일 가슴 졸이며 지켜보앗다.

마운드와 타석 모두에서 핵을 보유했던 구단 뉴클 히어로즈

 

K리그 35경기와 FA컵 결승전까지 지켜보며 느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감독으로서의 김도훈은 준비된 지도자였다는 것이다.

'가오'라는 표현으로 프로다움을 그답게 강조한 모습, 하위 가도 강등 아닌데 울었다는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

김봉길 前 감독처럼 선수 탓이 아닌 내 탓,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공을 돌리는 모습.

 

특히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 있다.

K리그 챌린지 통산 3경기 출장에 그쳤던 박대한을 리그 레귤러 사이드백으로 키웠다는 점과 경남에서 이적한 권완규 또한 경쟁력을 충분히 가진 사이드백으로 성장하게 한 것. 더하여, 요니치를 축으로 김대중과 김진환 그리고 후에 합류한 이윤표를 적절히 배치하여 오랜만에 리그 최소 실점 팀이라는 타이틀을 (리그가 안 끝났지만) 달 수 있게 된 것.

물론 여기에는 국가대표 출신 이기형 코치의 공도 컸을 것이라 생각한다. K리그에서 한 때 측면을 지배했던 선수였으니.

 

경기 중간 중간에 김원식을 수비라인으로 내려 변형 3백을 운용하기도 하는 모습, FA컵 결승전에서  선보인 권완규 센터백 카드(사실상 움직임은 원래의 롤도 수행했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격수 출신인 김도훈 감독은 팀을 살리기 위해 팀을 위한 맞는 옷을 여러 벌 사서 입혀보았다.

그리고 이제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이 무엇인지 팬들 앞에서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FA컵 결승전 후반전에 보여준 몰아치기는 어쩌면 김도훈 감독의 가슴속에 살아숨쉬는 공격축구에 대한 본능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0-1로 지나 0-5로 지나 똑같은 결승전이니 그런 극단적인 공격 전술을 펼친 것도 잇겠지만.

그럼에도, 누구나 강등 1순위라며 혀를 차던 팀을 아시아 무대에 도전해도 손색이 없는 팀으로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또 선수들과 동고동락한 김 감독은 준비된 지도자였다.

 

이제 인천은 44번 수비수 지병주 선수만 출전하면 전 선수가 리그 1경기 이상 출전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선수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지도자 김도훈의 다음 시즌을 기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