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서울E 팬질하면서 느낀 몇가지 재밌는(?) 것들

by Victoria posted Apr 07,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70407644.3.jpg

+ 제목에는 서울E라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구태여 E를 붙일 필요는 없는 것 같아서 그냥 서울이라고 할게요.


뭐 팬질이라고 해봤자 경기수로는 홈 2경기 한게 전부이긴 하지만, 하여간 이 팀(의 팬들)의 행보에 대해 외부의 관심도 많은 것 같고 하니(지금 보니 최근 베스트를 점령하다시피 했네..) 
지금까지 안에서 여러가지 보고 들으며 느낀걸 좀 씨부려 보려구.

제일 중요한 건 역시 서울 팬 구성원들의 절대 다수는 소위 '서포터'라는 실체에 대해 하나같이 극혐에 가까운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거. 그냥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정도가 아니라 '서포터'스러운 것, 조금이라도 '서포터' 같아 보이는 걸 조금이라도 용납을 안하려고 해. 심하게 말하면 마치 일베에서 전라도를 다루는 방식이랄까...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의견들을 보고 있으면 "혹시 이사람들은 서포터한테 몇대 맞은 피해자들 모임이 아닐까" 생각까지 든다니까? 
물론 개인적으로 얘기를 들어보면 실제로 타팀 빨다가 서포터의 분열 다툼 폭력 등등을 경험하고 환멸을 느낀 사람들도 있지만, 저번에도 언급했다시피 이 팀의 팬 절반 이상은 개리그에 전혀 관심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던 사람들이거든. 이런 걸 보면 농담이지만 안티 서포터 의식을 전파하는 지하조직 같은 게 정말 있는 것 같기도 함. (지금 생각해 보니 알싸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생각은 드네)


이러한 일련의 서포터포비아와 연결되어 나타나는 건 거의 강박에 가까운 '다함께', '전관중' 지향... 


개인적으로 나는 좀 '강성'쪽, 즉 응원하고 싶어서 시즌권도 끊고 지금까지 참여도 하고 그런 편인데 (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강성'의 기준이란 90분동안 일어서서 축구보는 거. 왜냐하면 뒷자리의 관중이 안보이니까..)  

개막 전에는 몰라도 안양이랑 경기하면 사람들이 좀 쇼크를 받고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거든. 어쨌든 챌린지에서는 가장 소란(?)스러운 팀이니까.
근데 왠걸 막상 나온 반응은 '저런 식이니 일반관중과 멀어지지 ㅉㅉ'이런 반응들이 대다수더라. 그 난동 사건도 단단히 한몫 했고.   


사실 지난 주말 대구전 끝나고 응원에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얘기를 좀 했는데, 

- 응원조직 만들까요? → 꺼져

- 그럼 응원 준비 모임 같은거라도 좀 필요하지 않을까요? → 안됨 그게 결국 서포터임

- 구단하고 소통하려면 대표자도 선출하고 좀... → 안됨 조금 지나면 특권의식 선민의식이 생겨서 서포터처럼 됨

- 정 그러면 다른 관중들을 응원하게 유도하는 봉사 개념으로 접근하면 어떨까요? → 안됨 나중에는 분명히 일반 팬과 유리되어 서포터가 될꺼임

- 응원가 구호 만들어야죠 → 그런거 인위적으로 만들면 그게 서포터임. 매주마다 팬페이지에서 나온 좋은 거 한두개씩 해봐서 정착시키면 됨 

- 원정은 어떻게 합니까? → 원정가면 반드시 누가 리드를 하고 준비해야되는데 그건 서포터이므로 아직 원정 준비는 하면 안되고 홈에서 전관중 서포터화에 주력해야 함. 홈에서 잘되면 원정에서도 문제 없겠지 (개인적으로 제일 충격과 공포.... 적어도 이번 시즌 상반기까지는 공식적인 원정응원을 안 할거야) 


대강 분위기가 이래...
탐과 악기와 대형 깃발 운운하는 건 이미 무슨 쿠데타 모의나 다름없어진지 오래고 ㅋㅋㅋ



궁극적으로 이 사람들의 이상향은 안필드에서 울려퍼지는 YNWA나 도르트문트의 모습처럼 말 그대로 전 관중이 하나되는 개축장인데, 이런 방식으로 그게 가능할까는 좀 많이 회의적이다. 
솔직히 바램 같아서는 비슷한 문제의식 가진 사람들이 가변석 모퉁이 쪽에서 갑자기 발기(?)라도 하면 재밌게 될 것 같은데, 경기장 한면 전좌석 지정 가변석이라는 시스템 하에서는 답이 없음. 이런 거 보면 구단이 교묘하게 의도했다는 생각도 들고..


역시나 횡설수설이 되었지만 
일단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비판적으로 따라가보는 수 밖에 없지 뭘. 
뒤집어 생각해 보면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개축장 모습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는 거니까. 어쩌면 은연 중에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는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듦.    
따라가 보면 새로운 길을 찾든 망하든 뭐 어떻게든 되겠지.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까기 부탁합니다.



+ 간단한 구호든 뭐든 다 좋은데 '이랜드 이랜드' 이건 뭐냐 아니 그것도 좋은데 ' NC NC' 이건 대체..

++ 그 EPL 멜로디 따라하는건 제발 제발 좀 안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