삘받아서 하나 더 써보는 모 선수와의 썰

by 고양시민축구단 posted Feb 1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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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KB국민은행축구단부터 고양시민축구단까지, 내리그부터 K3리그까지 빠돌이 짓하면서 느낀건

아무래도 하부리그다보니 선수들과의 유대관계가 개리그보다 더 가깝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럼


그렇다고해서 선수들과 선을 넘어서 시즌중에 술을 마신다거나 그런짓은 절대 안하고 종종 SNS를 통해 연락하거나 시즌이 끝나면 밥 한끼 사주면서 그렇게 지내고있음


하지만 단 한명 예외인 선수가 있었음........


이름은 밝힐 수 없으므로 국민은행의 A선수라고 지칭하겠음 (안씨 아님 그냥 A라고 붙인거임)

때는 200x년 그 선수는 그 시즌 단 한차례도 경기에 나오지 못했음 (내 기억엔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기록원 했던걸로 알고있음)

정규시즌 마지막경기때 이우형감독이 그동안 못나왔던 선수들 대거 투입시키면서 A선수도 나오는건가 하고 궁금해서 있었는데 그 선수는 그날도 몸을 푸는 대신에 열심히 볼펜을 잡고 기록을 열심히 하고 있었음


그날 경기가 끝나고 우리끼리 술을 마시는데 (당시 우리 팬들중 한명이 자취해서 그 집가서 많이 마셨음) 술에 어느정도 취한 우리가 그 선수 불쌍한데 한번 불러보자 이렇게 말했었고

그래 한번 연락해보자 하면서 몇다리 거쳐 연락처를 알게됐음

그 선수한테 지금 일산 어디아파트 몇동 몇호에서 술마시고있는데 올 수 있냐고 하니깐 진짜 바로 달려왔음

내가 마중나갔었는데 서로 수줍게 "안녕하세요 헤헤헤" 하다가 술 한잔 두잔 들어가기 시작하니깐 A선수가 눈이 슬슬 풀리기 시작함

그러면서 우리들중 누군가가 "솔직히 이우형감독도 너무했지 어떻게 한경기도 안내보내주냐"라고 하면서 슬슬 얘기하자

불과 조금전까지 "전 이번시즌 한경기도 안나와도 괜찮습니다 제 실력이 거기까지인걸요" 하던 A선수가

"이우형 이 ㄱxx #@$@#%$^@" 하면서 김구라 전성기시절의 욕을 하기 시작함


이날을 계기로 A선수와 친해지게 되었는데 이후에 이 선수는 수도권의 개리그 모 구단으로 이적하게 됨

A선수가 개리그로 가면서 내게 그 구단의 시즌권을 주었는데 마침 그때 국민은행 승격거부이후 고양시민축구단 창단운동 할떄라 그 팀 경기 보러 많이 갔었음

나름 열심히 보러다니긴 했지만 내 팀이 아니다보니 시즌권을 다 쓰지는 못했는데 하루는 어떤 암표상이 와서 남는 표 있으면 팔라길래 A선수한테는 정말 미안하지만 남는 표를 팔았음... ㅠㅠ

그러고 경기를 보고 나서는데 경기장 앞에서 선수들 실착 유니폼 바자회를 하길래 구경해보니 A선수 유니폼이 안팔리고 있었음

그래서 내가 사야겠다하고 가격을 보니 암표상에게 시즌권 팔고난 그 가격이랑 그 유니폼이랑 가격이 일치함

결국 내돈 0원 쓰고 그 A선수의 유니폼을 산 나는 마치 내돈주고 유니폼 산거마냥 싸이월드에 자랑했고

그 선수는 싸이월드에 정말 고맙다 사랑한다 이렇게 댓글을 남겼지만 내 가슴속에는 "사실 형이 준 시즌권이예요 ㅠㅠ"하는

죄책감이 밀려들어왔음...


지금은 은퇴하고 다른 일을 하고있는데 못본지도 너무 오래되고 한번 보고싶음

혹시나 이 글을 어떻게 읽는다면...


형 형은 제가 누군지 짐작했겠죠

지금도 제 방 유니폼 모아놓은 곳에 정확히 얘기하자면 형이 사준 형의 유니폼이 보관되어있어요 미안해요 형

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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