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정성룡

by 잠잘까 posted Feb 0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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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를 어디까지 까는게 허용될까? 모르겠다. 난 그동안 인터넷 웹활동을 쭈욱 하면서 구기 스포츠 스타에게 댓글을 쓰며 분노한건 기성용이 처음일 정도로 굉장히 인색했다. 문제는 여기 가입하면서 나름의 선을 넘었다... 그래서 아래 글에 대해 정당한 논리를 부여하긴 힘들 것 같다. 나도 똑같은 놈이니. 그럼에도 참을 수 없는 무언가가 북받쳐 올라 한번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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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아시안컵 내내 정성룡에 대한 평가는 대개 '정성룡이면 못막았지~.' , '퐈이야~.'로 요약된다. 수원팬들에겐 굉장히 미안한 이야기지만, 여기에 대해선 나도 어떻게 말해야 될지 모르겠다. 2010년 월드컵이 끝난 직후, 타사이트에 정성룡 실드글을 장문으로 준비하고 있다가 '퐈이야' 한방으로 접어버린 기억 때문에 자업자득이란 생각을 한적도 있었고, 박주영, 기성용이 싫어진 이후로 저런 식의 생각을 한 적이 있으니까. 다만 아쉬운 건 개리그 인기 많았다면 나름의 실드 지분도 있었을거란 생각이 들긴 했다.




그러면서 뒤통수를 살살 긁는게 2010년 월드컵 이야기다. 내가 굳이 플짤을 가져오지 않아도 커뮤니티에서 어떤 장면을 까는지는 다들 알거다. 대개 아르헨티나 전이나 우루과이전 실수가 조명 되는데.... 내가 기억력이 좋은편도 아님에도 '지금에서야 이걸 왜?' 란 의문은 가시지 않는다. 심지어 월드컵이 막 끝난 후, '아니 도대체 국가대표를 어떻게 계속 뽑혔지?' 라는 글도 봤다.



진짜 비열하다. 



1.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또 수원팬들 미안하게 이운재 이야기를 해야는데... 뭐 굳이 이야기 안해도 이 당시 이운재가 얼마나 많은 욕을 먹었는지는 알겠지. 이런 걸 떠나 내가 굉장히 충격이었던 건 주전이 이운재에서 정성룡으로 바뀐 일이다. 마지막 평가전을 이운재가 나섰음에도.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뽑히기 전 정성룡의 A매치 경기는 15경기/6실점, 그마저도 2010년 정성룡이 A매치 경기를 뛴건 단 4경기다. 그 전 기록이 2008년. 리그에서나 주전이지 대표팀에서는 사실상 후보나 다름 없었다. 지금의 나는 개리그빠나 다름없지만, 과거의 나는 정말 멀리서 바라보는 존재기에 이 선택이 놀라움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네티즌들이 얼마나 큰 기대를 했길래, 2010년 후보 키퍼 정성룡과 지금 상황을 동치시켜 비판하는지 모르겠다. 당시에 정성룡에 기대를 건 사람들이 많았나? 되려 이운재의 살과 플레이에 비판을 가한 팬들이 많았다. 물론 정성룡의 플레이가 아예 잘했다? 라는 이야긴 아니다. 하지만 적정선이라는게 있다. 2014년을 가열차게 까면 이해라도 하지, 왜 2010년을 꼭 걸고 넘어져야 할까. 


너무 비열하지 않나. 주관적인 생각이 들어갈 수 있는 '2010년 개리그 최고의 골키퍼는 누구?' 라는 질문은 둘째치고, 성남을 우승 시키고 엄청난 이적료로 수원으로 이적했는데....뭐 씨발 개리그는 인기 없으니 그렇다 치고.


지금의 김진현이 찬사를 받고 있지만, 김진현은 2년전의 전북 6:1 관광 사례와 언제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정성룡 덩크슛'과 비교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 실수를 한 적도 있다. 심지어 2014년 세레소 오사카는 강등당했지. 벌써부터 눈에 선하다.




2. 2012 런던 올림픽


문제는 이러한 네티즌들의 한결같은 속성이 2012년 런던 올림픽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당시 올림픽 본선 기록은 5경기 2실점으로 나름 준수했는데, 경기력을 떠나 정성룡이 어깨부상으로 출전을 못한 경기가 있었다. 그 때 본 많은 댓글이 '이범영 믿을 수 있나?' 


지금 생각하면 코웃음 나지. 2010년의 월드컵 사례를 들어 '애초에 이놈의 근본은 이렇다.'라고 가열차게 까면서 정작 2012년은 어느 누구도 거론 하지 않는다. 실력이 2010년 부터 연속성을 가지고 계속 떨어졌으면 이해라도 가지, 그동안 아무 이야기 없다가 월드컵 한방에 찬란했던 대표팀 과거를 지우는 모습은 실소를 넘어 분노를 느낀다.


웃긴건 그만큼 많은 팬들이 정성룡의 조기 복귀를 바랐고, 실제로 일본전에 복귀했다. 


이게 2년전이지. 




3. 포항 5:0 수원


축구에서 5골, 아무리 포항이 스틸야드에서 강하다 한들 이 수치는 놀랍다. 2012년으로 알고 있는데, 이 때 이용수 해설이 비바 k리그 쪽코너로 리뷰해준 기억이 난다. 이때 골키퍼 욕 있었나? 대개 수원 포백라인 비판이 강했고 대상이 센터백 쪽으로 집중된 기억이 난다. 사실 이제 너무 오래되서 정확한 기억은 안나는데, 뭐 그게 중요한게 아니니.


여기서 본 댓글은 아이러니 하게도 '정성룡 불쌍하다'






이러한 내용이 송두리째 부정 당하면서 '원래 이런놈'이란 평가가 대중들 사이에 스며들고 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정성룡을 까야하냐, 말아야 하냐의 대답은 나도 모르겠다. 여기 개발공 유저들도 알게 모르게 다른 선수들에게 도 넘은 비판을 한 적도 있을테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니까. 그래도 과거를 부정하면서 까는 비열한 행동은 좀 안했으면 좋겠다. 솔직히 기억력이 고자인가 싶을때도 많고, 자기 얼굴에 침뱉는 행위가 쪽팔리지도 않나?란 생각도 든다. 

 

기왕 까려면 생각 좀 하고 까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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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부활이니 뭐니 관심도 없지만, '전 2010년 부터 정성룡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라는 얼토당토 않은 댓글이 주류로 떠오르는 모습을 보며....참 안타까워 써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