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문] 북패공정의 핵심 '연고 공동화'가 씨알머리 먹히는 이유

by 부루부루부루 posted Dec 1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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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패공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치밀하게, 그리고 뿌리 깊게 진행되는 것 같아


어제 오늘 북패발로 추정되는 짤들이 개발공에 왔고(하나는 베스트까지 갔더랬지?)


타 커뮤에서 연고 이전이냐 복귀냐 논쟁에서 쪽수로 밀어붙여서 이의 제기나 반론도 어그로로 치부해서 묻어버리고,


개발공에서도 몇몇 횽들이 '연고 공동화' 언급하면서 있었던 일 마냥 얘기한 적도 있었고


디씨에 북패갤 생긴 것까지 고려하면 북패공정을 단순히 개소리의 집합으로 무시하기엔 이젠 힘들거야



북패공정에서 가장 핵심은 '연고 공동화'로 볼 수 있어


2002 월드컵 유치로 축구 붐을 전국에 불러 일으킬 필요가 있었고,


동대문을 연고지로 삼던 3개 구단이 그 희생양이 되어 연맹과 청와대 지시로 떠나 안양, 부천, 천안으로 가게 되었다


그러니 강제로 쫓겨났던 GS가 서울로 연고 이전한 것은 엄연한 '연고 복귀'이며, 그 이유 또한 타당하다


이 주장이 북패공정의 핵심 중의 핵심이고, 이걸 뒷받쳐주는 하나의 논리가 '연고 공동화'야


여기에 연고의식과 언제부터 연고지 정착이 되었는가 논쟁도 있지만, 이 글에선 패스할게



그런데 앞서 말했듯 타팀빠들도 '연고 공동화'를 입에 올리는 걸 볼 수 있어


그것도 '연고 공동화는 없었다'가 아니라 '연고 공동화가 있었는데~' 이런 식이지


개발공은 정말 약한 편이지만, 타 커뮤에서 이런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


오지랖 리그빠 위아더 종자들까지 말이야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연고 공동화'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개축빠들이 많다는 거야


그러다 보니 북패공정을 보면 '이거 개소리네' 이 반응이 아니라 '나름 타당한데...?'라고 받아들이는 거지


그리고 이게 반복되면 북패는 싫어해도 '그래도 걔네 연고 공동화로 쫓겨난 거네'라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하는 거지


즉, 반북패 성향이어도 '연고 복귀'라는 입장엔 느슨한, 참 애매한 스탠스를 가진 타팀빠들이 많아진 거지


그러니 북패공정 자체엔 큰 거부감이 없어지고, 여기에 쪽수로도 밀어붙이니 북패충편을 드는 타팀빠들도 생겨나는 거지

(물론 위아더 종자들도)



보통 이러한 스탠스를 대하면 '북패충도 아닌데 뭔 개소리를 믿고 있어'라고 대하기 마련이지


하지만 조금 더 면밀히 살펴보면, '연고 공동화'가 그들 입장엔 그럴싸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거지


가슴으론 북패를 미워하는데, 머리로는 연고 공동화를 받아들인거야


그렇다면 왜 타팀빠들도 북패공정인 것을 알면서, 연고 공동화를 지지할 수 밖에 없는걸까?



나는 이걸 조금 예민한 사안이기도 한, '개축빠 컴플렉스'에 있다고 봐


알다시피 현재 개축판은 시궁창이야


구단들은 재정이 안 좋고, 흥행은 커녕 중계도 안 되고, 개축 본다하면 무시 당하기 일쑤고


그런데 이 모든 탓을 다름 아닌 야구한테 돌리는 스탠스가 등장한 거지


야구는 개축과 다르게 흥행도 잘 되고, 팬덤도 좋고, 좋아한다고 무시도 안 당하고, 채널 돌리기만 하면 중계도 나와 전문 프로그램도 많아, 기사 읽을 거리도 많고 소재 웹툰도 많고

(하지만 WBC에서 네덜란드를 만나고, 아시아 시리즈에서 호주팀을 만나게 되는데)


개축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그러니 개축빠들은 은연 중에 컴플렉스가 생기는 거야


조금 극단적으로 얘기하자면 가지지 못한 자가 가진 자에게 품는 컴플렉스와 마찬가지



그런데 이 와중에 연고 공동화가 새로운 옵션을 끼고 나와


바로 '동대문 세 식구' 주장이야


<개축의 세 구단 일화, 럭금, 유공 세 식구가 서울의 알토란 땅인 동대문에 함께 있었다


하지만 세 팀은 연맹과 청와대가 주도한 연고 공동화로 인해 강제로 뿔뿔이 흩어졌는데,


만약 이들이 그대로 동대문에 남아 있었어봐, 동대문 세 식구가 치열한 '동대문 더비'를 결생했을 것이고


개축 인기는 야구를 제치고 국내 제1의 스포츠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니 현재 개축판이 시궁창인 건 모두 연맹과 청와대의 연고 공동화 정책이다!>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발상이니


하지만 이 주장은 북패충이 아닌 타팀빠들에게도 존내 씨알머리가 먹혔어


왜냐고?


인간은 본래 잘못된 일이 있을 때, 내 자신의 잘못보다 남의 잘못이 더 커보일 뿐더러, 남에게 책임 지우는 걸 좋아해


지금 개축이 시궁창인 것은 그 때 연고 공동화를 저지른 연맹과 청와대 탓으로 돌려버리는데 일조한 거지


연맹? 늘 삽질만 쳐해오던 연맹인데 연고 공동화란 삽질을 한 번 더 쳐한다고 크게 달라질 건 없어


청와대? 당시 대통령인 김영삼 정권은 군사 정부에서 민권 정권으로 이양되는 과도기에 있었고, 따라서 김영삼이 '야 뭐뭐해'하는 걸 이상하게 여길 사람이 없지


그리고 연맹은 그렇다 쳐도, 청와대는 이미 지나간 정권이고, 김영삼은 지금 말년을 편히 보내고 있지 따라서 '지나간' 사람이기 때문에 그 책임을 씌워도 반론하거나, 쉴드칠 사람도 없어 그러니 김영삼을 대표로 하는 청와대를 까도 누가 뭐라할 사람이 없어 ㅇㅇ


그렇다고 설령 누가 김영삼한테 직접 찾아가서 그 때 왜 그랬냐고 묻는 사람이 있었을까? 만약에 있었어도 '그런 적 없다'고 했을 텐데, '김영삼이 자기 안 했다고 구라친다'고 무시해버릴 공산이 크지


결국 연고 공동화는 개축빠들의 야구에 대한 컴플렉스를 속 시원히 긁어주는 주장이었고, 더해 이미 지나간 당시 연맹과 청와대에 책임을 씌우고 까도 전혀 무리가 없어


하지만 이러한 주장엔 큰 2가지 오류가 있지


첫째, 당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현대의 시각에서 판단하였단 오류(특히 역사학에서 가장 금하고 있는 오류)


둘째, 이것도 역시 역사학에서 금지하는 걸로 아는데, 함부로 'if'를 가정하고 그걸 사실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 오류


첫째는 현재 북패충들이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고, 둘째가 현 연고 공동화의 가장 큰 오류지


동대문 세 팀을 그대로 동대문에 두었으면 자연스레 '동대문 더비'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것은 '가정'이지 '사실'은 아니잖아


뻥카 가지고 사실인 것 마냥 호도하는 저질스런 주장이지


덧붙여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는 착각이, 무조건 같은 지방에 있으면 무조건 더비, 라이벌인 줄 알아


일례로 북런던 더비인 아스날과 토트넘이 북런던에 같이 있으니까 라이벌인 줄 아는데,


1919년 잉국 1부 리그는 20개였던 팀을 22개로 늘리는 과정에서 2부에서 올릴 2팀을 투표로 선정했는데,


그 결과 1부 최하위 토트넘 대신 2부에 있던 아스날이 1부로 승격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 거지


그리고 잘 알다시피 토트넘 주장 솔 켐벨의 아스날 이적, 아스날의 갈라스의 토트넘 이적 등이 맞물리면서 불타올랐어


먀냥 아스날과 토트넘이 붙어 있다고 북런던 더비가 된 건 아니야

(단지 지역 라이벌이면 더비가 될 가능성이 높은 거지, 다른 지역이어도 충분히 더비가 되는 사례도 많지 일례로 엘 클라시코, 유벤투스 - 피오렌티나의 라이벌 구도)


즉 동대문 세 팀이 그대로 있었으면 동대문 더비가 되었을 것이다란 건 오류가 가득한 주장이지



하지만 호남 더비를 체결할 정도로 더비에 목말랐던 개축빠들은 이 주장의 낭만을 쫓아 연고 공동화가 있다고 믿게 된 것이고,


지금도 여전히 연맹과 청와대에 시궁창인 개축판에 대한 책임을 전가시키고 탓하며 컴플렉스를 유지하고 있지


그래서 지금도 연고 공동화에 대한 글을 보면, 동대문 더비와 야구에 대한 컴플렉스를 끼고 나오는 글들이 상당히 많아졌어


이렇게 해서 타팀빠들도 북패공정의 핵심 연고 공동화를 지지하게 된 게 아닐까 싶어



이 생각을 하면서 느낀 건, 연고 공동화와 야구에 대한 컴플렉스를 접목시킨 인간 머리가 참 좋단 거였어


그리고 더불어 북패공정이 마냥 개소리를 지껄이는 게 아니란 걸 느끼게 되었고



여튼 쓸데없이 긴 이 글을 쓴 건, 개발공이 안티 북패공정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이트는 아니지만


적어도 반북패 스탠스가 지배적인 만큼, 이런 부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였어


횽들 생각은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