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현회입니다.

by 김현회 posted Nov 1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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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현회입니다. 눈팅하다가 이번 칼럼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글이 있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유럽을 호령했던 '고려인' 미하일 안의 26년 인생

 

(http://sports.news.nate.com/view/20131113n03845)

 

이 칼럼이 http://tirano.egloos.com/1970944 이 블로그의 글을 베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제가 미하일 안의 존재에 대해 처음 접한 건 몇 년 전 우연찮게 보게 된 ‘러시아 고려인 백과사전’을 통해서였습니다. 짧게 그의 인생에 대해 소개한 글이었는데 이걸 보고 미하일 안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고 칼럼을 쓰기 위해 조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백과사전이 나온 건 2003년입니다. 언급해 주신 블로그 글은 이 백과사전보다 한참 뒤인 2009년에 올라왔고요. 그렇게 따지면 그 블로그 글도 2003년 백과사전을 베낀 셈이죠.

 

 

자료 조사를 하면서 그 블로그 글을 본 건 사실입니다. 미하일 안에 관한 글이라면 어떤 글이라도 한 번씩은 다 봤으니까요. ‘미하일 안’을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치면 그 블로그 글이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칼럼으로 쓰기에는 사실 관계도 확인이 필요했고 그렇다고 칼럼에 필요한 자세한 정보가 나와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러시아 현지 사이트의 정보를 많이 뒤졌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러시아어를 전문적으로 공부하신 분께 의뢰해 일일이 다 번역하고 그의 일생에 대해 연구하고 싶었지만 비용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번역 전문 업체에 의뢰하니 통상적으로 러시아어 번역은 한 페이지에 3만 원 정도라고 하더군요. 소련 축구사에 미하일 안이 언급된 자료를 다 번역하면 수백 만원이 깨지고 미하일 안이 자세히 언급된 자료만 따져도 전문적인 번역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이는 이번 칼럼뿐 아니라 늘 외국에 있는 우리 축구 역사를 칼럼으로 쓸 때마다 부딪히는 벽입니다.

 

 

그래서 인터넷 번역기를 통해 러시아어를 일본어로 바꾸고 이걸 다시 한국어로 바꾸는 작업을 통해 사실 관계를 파악했습니다. 그나마 일본어가 우리와 어순이 비슷해 맥락은 아주 조금 알 수 있거든요.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러시아어 단어 하나 하나 찾아가며 뜻을 파악했습니다. 어떻게 그가 고려인 3세가 됐는지, 어디에서 축구를 시작했는지, 단순히 비행기 사고로 죽었다는 언급만이 있는데 어떤 사고였는지 등 칼럼의 핵심적인 부분은 ‘러시아 고려인 백과사전’이나 해당 블로그 글에도 거의 언급이 없습니다.

 

 

단순히 어떤 블로그 글을 보고 그 소스를 그대로 베껴왔다고 하시는 분이 있어 제가 번역하고 분석한 자료의 일부분을 공개합니다.

 

 

http://www.rusteam.permian.ru/players/an.html

 

 

http://mytashkent.uz/2009/04/21/odnazhdyi-i-naveki/

 

 

http://www.tashkentpamyat.ru/an-mikhail-ivanovich-futbolistkapitan-fk-pakhtakor-.html

 

 

http://sport-necropol.ru/an.html

 

 

http://pr.uz/poslednee-prosti/3850

 

http://www.fergananews.com/article.php?id=3078&print=1

 

 

http://www.pakhtakor.uz/index.php?act=news&section=&subsec=66&news_id=79

 

 

http://ru.wikipedia.org/wiki/%D0%90%D0%BD,_%D0%9C%D0%B8%D1%85%D0%B0%D0%B8%D0%BB_%D0%98%D0%B2%D0%B0%D0%BD%D0%BE%D0%B2%D0%B8%D1%87

 

 

http://en.wikipedia.org/wiki/1976_UEFA_European_Under-23_Football_Championship

 

 

http://www.rsssf.com/tablese/eur-u23-76.html

 

 

http://en.wikipedia.org/wiki/Soviet_Top_League

 

 

http://en.wikipedia.org/wiki/Soviet_First_League

 

 

http://en.wikipedia.org/wiki/FC_Pakhtakor_Tashkent

 

 

http://en.wikipedia.org/wiki/1979_Dniprodzerzhynsk_mid-air_collision

 

보기에는 그냥 몇 분 만에 읽는 칼럼일 수도 있지만 저는 이런 자료들을 전부 찾아 일일이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칼럼을 씁니다. 이번 칼럼 같은 경우에는 처음 자료를 모으는 과정에서부터 따지자면 2년이 걸렸고 칼럼으로 작성하는 시간도 일주일 이상이 소요됐습니다. 그저 단순히 몇 년 전 한 블로그 글과 주제가 비슷하다고 해서 그 글을 베껴 썼다고 단정 짓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 역시 아예 이런 논란 자체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 주의를 많이 기울이고 있지만 인터넷 블로그에는 워낙 많은 글이 있기 때문에 세상에서 나만 빼고 아무도 모르는 주제를 가지고 칼럼을 쓴다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논란을 피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중요한 경기에 대한 감상평을 쓰거나 최근 이슈의 찬반에 대해 제 주장을 쓰면 이런 논란을 피해갈 수 있습니다. 해외파에 대한 찬양 칼럼을 쓰면 기본적으로 엄청난 클릭수가 보장되기도 하고 베껴쓰기 논란도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늘 현 축구계 이슈와는 별개로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하는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이런 논란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제 능력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런 논란이 무서워 피하지도 않으려 합니다. 지금도 이 칼럼 외에 해외에서 뛰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에 대한 또 다른 자료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제 칼럼이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늘 고민하고 있다는 점만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 중 ‘국축갤’ 시절부터 경기장에서 자주 만나던 이들도 꽤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이곳에서 함께 축구 이야기를 자주 나누고 싶지만 사적인 말이 많아지면 또 구설에도 오르고 실수도 할 것 같아 꾹 참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이렇게 자꾸 축구 커뮤니티에서 성토하면 징징거리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끔 ‘개발공’에 들러서 축구에 대해 여기 유저분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시는지도 잘 보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번 생일 축하도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사랑, 때로는 질책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