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인천-대구 내 방식대로 분석

by J-Hyun posted Oct 0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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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짧게만 남겼는데, 자기 전에 길게 하나 써놓고 자야겠다.


올시즌에 인천과 대구 1승씩 주고받았고, 그 이후 스프릿에서 3번째 격돌.


양 쪽 다 4-2-3-1 전술을 들고 나왔지.


인천 : 21.유현/13.박태민-16.이윤표-20.정인환-6.김한섭/24.구본상-5.김남일/48.남준재-36.김재웅-27.한교원/77.소콜

대구 : 1.박준혁/24.박종진-17.이지남-55.안재훈-15.최호정/16.송창호-20.안상현/7.레안드리뉴-22.김대열-10.지넬손/33.송제헌


1. 선발라인업만 놓고 보았을 때, 인천은 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이 선발로 나오다보니 대충 파워로 대구를 압도하려는 것 같은 인상이었고, 대구는 아무래도 원정이다보니 순간침투력이 좋은 송제헌과 대구 공격의 중심인 레안드리뉴-지넬손을 측면에 배치하여 인천의 뒷공간을 노리는 데 주력했던 전술을 가지고 나왔지.


2. 이윤표가 선제골을 넣기 전까지, 경기 흐름이 마치 대구가 원하는 방향으로 돌아가는 듯 했음. 홈팀인 인천이 오히려 초조하다고 해야하나, 공격으로 전개하는 데 있어서 너무 서두르는 것 같았고, 반면에 대구는 경기 흐름을 완전히 죽여놓으면서 자기쪽으로 끌고 오더라. 템포를 늦추면서 레안드리뉴와 지넬손, 김대열로 인천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려고 시도 많이 하던데(레안드리뉴의 몸놀림 보고 ㅎㄷㄷ), 여기서 박태민과 김한섭이 측면수비수로써 레안드리뉴와 지넬손을 잘 묶었음. 특히나 김한섭의 수비력 덕택에 인천은 기본적으로 오른쪽 먹고 들어가는 형세였음. 측면이 안뚫리니까 레안드리뉴나 지넬손이 무리하게 중앙으로 들어가는 것만 봐도 인천의 측면수비수들의 적절한 수비가 빛을 봤다고 봄. 개인적으로 나는 김한섭이 이 경기의 숨은 MOM이라고 생각했어.


3. 김남일 vs 송창호의 중원지우기 싸움 : 두 팀이 중원싸움 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던 이들이 이 두 선수였지. 김남일의 노련미와 송창호의 들소같은 중원날뛰기 대결이었다고나 할까. 김남일은 주로 뒤에서 볼배급과 조율에 중점을 두는 듯했고, 여기저기 뛰어댕기는 역할은 구본상이 대신 해주는 듯 했음(물론 김남일 또한 수비시에 적절한 수비가담으로 인천 수비에 탄탄함을 보탰었고). 근데 송창호 진짜 와.... 나는 에스티벤 이후로 그렇게 활동량 쩌는 수비형 미드필더 첨 봤다. 90분 내내 거의 뛰어다니는거 보고 '저렇게 뛰면 안지치나' 싶더라. 이 두 키플레이어의 대결은 무승부라고 봄(둘 다 자기 역할에서 막상막하).


4. 대구의 센터백 부실이 결국엔 세트피스 상황에서 인천에게 두 골을 내주는 결과로 이어졌음. 유장군 유경렬은 노쇠화지, 싱싱한 김기희는 중동으로 임대갔지, 그렇다보니 센터백이 상당히 헐겁다는 걸 보여줬던 대구. 이지남-안재훈이 나름 인천의 역습시를 잘 차단하긴 했는데, 세트피스 상황에서 인천의 높이에 영 맥을 못추더라. 거기다가 몸싸움도 제법 튕기는 모습까지. 반면에 인천은 정인환-이윤표 듀오 떡대가....어휴.... 대구에 김기희라도 있었으면 그나마 세트피스에서 덜 털렸을텐데 대구가 좀 아쉽긴 함.


5. 이진호-황일수의 투입효과 : 정인환-이윤표의 빠워에 송제헌이 힘으로 안되니까 바로 이진호 투입. 이진호 투입하니까 그때부터 대구에게 공격찬스가 더 많이 나고, 이진호가 수비를 몰고 다니니까 측면에서 대구의 공격기회가 갑자기 늘어나는... 거기다가 별 활약 없었던 지넬손을 빼고 황일수를 투입시켜 종적인 치달을 시전하니 우왕 ㄷㄷㄷㄷ 황일수 진짜 빠르더만... 얘네 투입하고나서 인천 수비가 좀 헐거워지기 시작했음메. 2대0으로 밀리니까 모아시르감독, 이광재 투입시키면서 극단적인 공격...ㄷㄷㄷ 황일수 프리킥 골 이후로 골을 못넣긴 했는데, 막판까지 대구 몰아치기 좀 쩔었음.


6. 인천, 차라리 이보나 빠울로를 선발로 넣어봤으면 좋았을 것 같았는데.... 김재웅하고 한교원이 오늘 너무 부진했음. 버로우 탄 건 아닌데, 너무 기회를 많이 날리고 대구 중원 듀오에 많이 짤렸다(?)고나 할까. 그렇다보니 최전방에 있어야 할 소콜이 자꾸 밑으로 밑으로 내려옴. 특히나 그 회심의 카운터어택이 날아가면서 "오늘 안되겠다" 싶더니 바로 김재웅하고 이보 교체...ㄷㄷㄷ 이보 나오니까 막혔던 패스줄기가 살아나더만. 차라리 이보를 선발로 넣었으면 공격하는 데 좀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싶었음.


7. 수많은 파울과 경고 9장 : 전반전만 경고 4장 나오는 거 보고 좀 식겁했음. 근데 갈수록 심판의 파울과 경고의 기준이 애매해져서 어떨 때는 경고줘야할 타이밍에 파울 불거나 그냥 넘어가고 그러던데-_-;; 파울과 경고가 많아지니까 후반가서 양 팀 다 상당히 거칠더라...




결론 : 개패더비 포기하고 숭의 갔다오길 잘한듯. 두 팀 다 내 기대치만큼 재밌는 경기력이었음. 축구문외한인 내 베프조차도 이 경기 재밌게 잘 봤다고 했으니까.


P.S : 나는 빠울로와 소콜이 동년배인줄 알았는데, 소콜이 90년생이라는 거에 충격먹었어...(노안이냐 너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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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축알못, 축구 잘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