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단 연봉공개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할 건 없다고 생각한다. 각 팀의 지출상황을 공개한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이 될 수도 있겠지. 투자한 팀이 투자한 만큼의 성적을 거둔다면, 다른 팀들(따라갈 여력이 있는)에게 충분한 자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반대의 경우, 그러니까 들인 돈에 비해 성적이 저조한 팀들은 공개적인 비웃음거리가 되어도 할말이 없는 거지.
2.
선수 연봉 공개에 대해서도 크게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다. 연봉 책정에 있어서, 한국 프로스포츠의 가장 안좋은 연봉 책정 방식이 있어. '자존심을 세우는' 연봉 책정이야. 팀에 대한 공헌도와는 상관없이 연차와 지금과는 전혀 상관 없는 과거가 되어버린 커리어들을 가지고 연봉을 높게 부르는 선수와 에이전트가 있단 말이야. 개인적으로는 ㅊ모 선수가 이런 방식으로 연봉을 받는 대표적인 선수라고 본다.(강원의 정경호도 그랬고) 그에 반해서 상당히 많은 선수들이 공헌도에 비해 저조한 연봉을 받는다. 만약 어떤 구단이 그 팀 에이스에게 그에 걸맞지 않는 대우를 한다면, 팬들 사이에서 그것에 대한 여론이 조성되겠지.
3.
앞에서 이야기 했던 상황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를 놓고 생각해보자. 국내선수 인건비 총액이 공개되었어. 특별히 의외라고 생각되었던 팀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다만, 외국인 선수들에는 얼마를 쓰는지 아직까진 알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해봐야한다. 개축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부분이 외국인 선수의 연봉이야. 검증 안된 선수들을 비싼 값에 영입하는 '눈 먼 영입'들이 너무 많다는 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연봉공개'가 견제장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4.
그렇다면, 스테보가 '연봉공개의 피해자'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글쎄. 만약 수원이 고액 연봉을 받는 한국인 선수를 내쳤다면, 그런 소리가 나올 수도 있지. 국내 선수에 대해서는 연봉 공개가 이루어졌으니까. 하지만, 스테보는 외국인 선수다. 그것도 길어야 선수 생활 2~3년 정도 더 할 선수지. 그런데 스테보가 수원에서 받는 연봉은 적지 않을 거란 말이야. 수원 입장에서 스테보와 재계약 논의를 하는 것보다, 그 돈을 좀 더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찾을 거야. 아무리 수원이 돈을 잘쓴다고 하지만 쓸모없는 비용을 만들고 싶진 않겠지. 스테보는 그냥 수원의 필요에 의해서, 혹은 선수 본인의 의사에 따라서 나갔을 뿐이다.
5.
다만, 이 같은 점을 비판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연맹에서 "효율성 확인을 위해서 연봉을 공개한다"라는 주장을 했어. 그렇다면 그 효율성은 어떤 기준에서 측정되는 것일까? 선수들의 기량은 수치화해서 측정하기 어렵다. 아무리 첨단장비로 분석을 해서 이 선수가 한 경기에 몇km를 달렸고, 패스 성공률은 몇%인지, 유효슈팅은 몇개를 기록했는지 알아내더라도, 수치상으로 나타나지 않는 '공헌도'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하위권 팀을 혼자 이끌어나가는 선수의 스탯은 당연히 좋을리가 없다.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니 슈팅도 많이 기록하지 못할 것이고, 상대팀에 늘 밀릴 것이니 패스정확도도 낮을 거란 말이야. 하지만, 이 선수가 더 좋은 팀으로 가면 잘할 거라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그래서 붙잡기 위해 높은 연봉을 주고 있는데 단순히 수치만 놓고 "이 선수에게 이렇게 돈을 많이 쓰는 것은 낭비"라고 평가할 수도 있는 거지. '효율성', '생산성'을 따지는 모습은 제조업 기업들의 경영 논리에 머무른 한계인 것 같기도..
그리고 구단 간 이적 협상에서 상대가 우리 선수의 기존 연봉을 알고 있다는 건, 구단 입장에서 자신의 패를 노출시키는 것과 같다는 점. 그 점에서 구단들이 반대하는 건 당연하다. 오히려 찬성하는 팀이 있다면, 그 팀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봐야지.
6.
개인적으로는 연봉 자료가 완전히 오픈 되어있는 자료가 아니라, 연맹에 직접 찾아가야 열람을 할 수 있는 '제한적 공개'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 좋다고 본다. 그 정보가 필요한 사람(기자라던지)이 필요할 때, 자신이 궁금한 범위내에서 열람할 수 있게하는 정도가 적당한 방안이라고 생각해. 굳이 인터넷에 올려놓고 할 이유는 못느끼겠다.
7.
사족인데, 연맹의 몇몇 일처리에 대해서 그 일이 어찌되었건, 그 일을 주도하는 사람이 '한웅수'이고, 대표적으로 찬성하는 구단이 GS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분위기도 얼핏 보이는데. 너무 지나치진 않았으면 좋겠네. 알싸 루머, 파투 음모론급의 이야기가 여기서도 나오면, 우리가 이곳을 알싸나 파투보다 나은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나?
드디어 스트라이커 영입이다!!!!!!!박기동!!!!!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