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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11 위주로 팀을 굴리는 것이 안좋은 현상일까?

by 흥실흥실 posted Jun 0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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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팬들 사이에서 "베스트11만 주구장창 돌린다"는 불만이 있어서,

그게 사실인가 한번 조사해보았음.


일단 포항 선수단의 올 시즌 리그 출장내역을 보자.

출장한 적이 없는 선수는 명단에서 제외해뒀음. 괄호 안의 숫자는 출장 수.


GK

신화용(10)

김다솔(4)


DF

김광석(13)

정홍연(1)

박희철(9)

신광훈(11)

김대호(9)

배슬기(2)

윤준성(1)

박선주(2)

김준수(2)

김원일(13)


MF

황진성(13)

황지수(11)

신진호(14)

이명주(12)

문창진(5)


FW

박성호(13)

노병준(9)

조찬호(13)

고무열(11)

이광훈(1)

배천석(11)

김승대(6)


장기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김태수, 유창현. 그리고 3rd골리로 출장 기회 받기 쉽지 않은 황교충을 제외하고는
즉시전력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선수들이 출장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특이하다고 할 수 있는 점은 수비진. 조직력과 안정감을 중요시하는 포지션 특성상 교체도 별로 없고,
신인 선수들에게 기회가 쉽게 가지 않는 곳이다.
그런데 포항은 수비진의 모든 선수가 1경기 이상을 출장했어.
징계와 부상 때문에 생기는 공백을 감안하더라도 꽤 폭넓은 활용을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강용(1)
김태윤(2)
박태민(13)
이윤표(13)
김창훈(13)
안재준(12)
전준형(1)
유재호(1)

참고로 리그 최소실점을 달리는 인천 수비진의 경우, 포항에 비해 선수기용폭이 넓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박태민, 이윤표, 김창훈, 안재준 4명이 거의 변화없이 출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인천 수비진에 비해 포항은 신광훈, 박희철, 김대호 중심으로 측면수비에서 로테이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양팀의 공통점이라면 중앙수비수 포지션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다는 점? 안정감을 중시하는 선택이라고 여겨짐.

이런 경향은 하위권 팀에서도 비슷하게 나온다. 리그 최다실점 대전의 수비진 기록을 보자.

이강진(11)
이정열(1)
박진옥(13)
윤원일(8)
김종수(5)
김한섭(1)
이웅희(11)
박태수(2)

물론 유난히 한 자리가 고정된 주전 선수가 없어보이긴 함...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상위권, 하위권이든 어느 팀이나 베스트 11이 반복해서 출장하는 경향은 나타나.
베스트11을 유지했을 때, 일관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
(가령 포항의 4백에 큰 변화가 있던 경기에서, 수비진에서 미드필드로 전개되는 패스가 부정확해지는 모습이 나타남)

부상과 징계가 아닐 경우에, 어느 팀이나 베스트11을 항상 유지하고 싶어할 거야.
그게 나쁘다고 볼 수는 없어. 어린 선수들에게 경기출장 기회가 꾸준히 주어지면서
선수들의 경험을 쌓게끔 할 수 있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긴 하지.

그런 면에서 포항은 나름 균형있게 선수단을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함.

특정 위치에 공백이 있다고해서 다른 선수들의 포지션을 이리저리 옮겨가면서 뗌질하는 건 아니니까.


참고로 아시아를 선도하는 명문구단 GS 수비진의 출장기록임.

김진규(12)
김치우(6)
고요한(13)
최효진(6)
아디(12)
김주영(10)
이택기(1)
차두리(8)

고요한, 아디가 여러 포지션에서 뛰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보았을 때,
센터백은 김진규, 김주영으로 고정되어있으나 측면 수비, 특히 오른쪽은 차두리, 최효진, 고요한 등 특별히 고정된 선수가 없음.
(고요한은 미드필더로 자주 뛰니 사실상 최효진, 차두리의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지만)
아디가 센터백으로 출장할 때도 종종 있고 ㅇㅇ...

얘네들은 신인급 선수들에게 기회주는 법이 거의 없다. 물론 저 선수들(누군지도 모르는 이택기 제외하고)이 어느 팀에서나
주축선수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부득이하게 공백이 생겼을 경우의 대처를 보면
센터백에 빈자리가 생기면 아디를 센터백으로 옮기는 한이 있더라도 신인급 센터백들에게는 거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어.



그런 점에서 우리가 아쉬운 포지션이 없다곤 할 수는 없겠지만,
'베스트11만 주구장창 돌리는 팀'으로 다양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불평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베스트 11 위주로 경기를 운영하는게 나쁜 것도 아니고, 
경기력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선에서 나름 다양한 선수들을 폭넓게 활용하려는 노력도 엿보인다고 생각해.

아마 그런 불만이 제기되는 건 미드필더에서 '새 얼굴'이 잘 안보인다는 점 때문인 것 같은데,
김태수가 장기부상으로 빠져있는 상태에서 김범준, 문규현 같이 경기력에 의문부호가 뒤따르는 선수들을 활용할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물론 문규현 같은 경우는 출장 기회가 주어졌음 좋겠다는 생각이 있지만,
2년동안 단 한 경기도 나오지 못한 건 분명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

최근 신인인 김승대가 기회를 꾸준히 얻고 있다는 점에서 미드필더 운용에도 큰 불만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