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생각 났는데 권순태는 나랑 한 약속 기억하고 지켰으면 좋겠음

by 부산빠순구 posted Dec 1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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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태를 처음 본 게 2004년 12월

FA컵 64강이 열렸던 남해스포츠파크에서였음

 

당시 아파트랑 홍익대랑 경기가 끝나고

바로 전주대랑 수원 경기가 있어서 우리는 그거까지 보고 가기로 함

 

그렇게 관중석에서 족발 뜯으며 앉아 가벼운 마음이었지만 당연히 수원을 까고 전주대를 응원하면서 보고 있는데

경기 시작 얼마 후

바로 앞에서 플레이하던 오른쪽 윙백 이종민이 갑자기 우리에게 자기 중지를 자랑함

 

이쁜 중지를 보고 부러움에 먹고있던 족발 뼈다구며 나무젓가락이며 종이컵이며 마구 투척하며 지랄지랄하니

이종민이 멘탈이 흔들렸는지 왼쪽 윙백으로 급 포변도 했음

 

뭐 아무튼 그래서 빡친 마음을 달래고자 후반전에 김대환 뒤쪽으로 가

이번에는 진심을 담아 디스하며 전주대 응원해줌 

 

그렇지만 당연히 수원의 경기력이 더 좋았고 그에 따라 가장 활약도가 높은 선수는 권순태였음

 

경기는 졌지만 정말 레알 ㅎㄷㄷ하게 잘했음

 

그렇게 경기 다 보고 조금 있다 주차장에서 전주대 선수들이랑 마주쳤는데

권순태가 응원해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우리에게 허리 숙여 인사도 해줬음

 

그런 모습에 애가 착해 보이고 실력도 좋아 보여서 그때는 있었던 아파트 빠심으로

권순태 한테 부산으로 꼭 오세요 하니

넹♥하고 집에 가더니

그대로 전북으로 가버렸음

 

와 이유 모를 배신감 ㅂㄷㅂㄷ

그런데다 지금은 리그 탑급의 골리로 성장해버린지라  더 베알꼴려 죽겠음

 

그래도 그때의 빠심이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면 여전히 권순태를 욕심 냈겠지만

열정이고 정렬이고 사랑이고 연애운이고 다 사라져버린 지금은 그냥 구상민으로 만족하고 있음

얘가 또 생긴거랑 다르게 플레이 마디마디에 깐족거림과 쇼맨쉽을 꽂고 있어서 더 만족 중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커뮤니티 기본개념인 세줄요약을 해보면

 

일터 출근해서 얼마나 할 일이 없으면

이런 뻘생각까지 하나 싶음

빨리 경제가 다시 좋아져야 할텐데

 

ㄷㄷ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