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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사장과 김동찬의 ‘야속한 재회’

by 여촌야도 posted Oct 3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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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sports.naver.com/kfootball/news/read.nhn?oid=343&aid=0000065107

2007년 12월 즈음의 일이다. 당시 경남 FC에는 아마추어 시절 땐 유망주였으나 프로 입문 후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던 키 작은 스트라이커가 한 명 있었다. 김동찬이다. 김동찬은 수원 세류초등학교에서 축구를 시작한 뒤 제주도에 있는 서귀포고등학교로 스카우트 돼 고교 무대에서 맹위를 떨쳤고, 호남대학교 진학 후에도 전국 대회에서 이름을 날리며 차곡차곡 명성을 쌓았다. 호남대 1학년이던 2005년, 그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경남 FC가 김동찬을 우선 지명했고 그렇게 꿈에 그리던 프로축구 선수가 됐다.

그러나 경남 입단 후 김동찬은 호남대에서 보였던 저돌적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경기 출전은 고사하고 출전 선수 명단에 드는 일도 어려웠다. 2006년과 2007년 2년 동안 김동찬의 기록은 13경기 출전 1득점, 아마추어 시절 상대 수비수들을 곤욕스럽게 했던 김동찬이었기에 초라한 기록이었다. 김동찬은 이적을 생각했다. 경남에서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고, 더 늦기 전 보다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하려 했다. 그러던 2007년 12월 박항서 감독이 떠나고 새로운 감독이 부임했다. 조광래 현 대구 FC 사장이다.

조 사장은 경남 사령탑으로 부임 후 팀에 있던 선수들을 하나씩 살폈다. 예전부터 우수한 어린 선수를 발굴하는 능력과, 능력은 있으나 제대로 표출하지 못하는 재능들을 키우는 데 일가견이 있던 조 사장은 팀 구성원을 찬찬히 살폈다. 그중엔 김동찬도 포함돼 있었다. 교체 명단에도 들기 힘든 김동찬은 당연히 조 사장 성에 차지 않을 것 같았으나 아니었다. 조 사장은 김동찬이 가진 저돌적 돌파 능력과 상대 진영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악착같음에 주목했다. 그리고 김동찬에게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 줬다.

조 사장을 만난 후 김동찬은 하루가 다르게 K리그를 대표하는 골잡이로 성장했다. 2008년 4월 22일 열린 K리그 FC 서울전에서 교체 출전해 시즌 첫 골을 터트렸고, 그해 리그에서만 25경기에 출전해 7득점 3도움을 올렸다. 미운 오리 새끼의 화려한 비상이었다. 김동찬의 활약은 K리그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김동찬은 2008년 경남이 FA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김동찬은 당시 내셔널리그에 속해 있던 국민은행을 상대로 네 골을 터트리며 팀의 5-0 대승을 이끌었고, 자신은 대회 득점왕에 오르며 포효했다.

조 사장을 만나 높이 비상하던 김동찬은 2011년 K리그 명문으로 발돋움을 시작한 전북 현대에 입단하며 한 단계 더 높은 레벨로 성장했다. 이적 첫해 스물세 경기에서 10득점 3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고, 2013년 군 입대 문제로 상주 상무로 적을 옮겨서도 꾸준한 실력을 발휘했다. 비록 2014년 제대 후에는 전북에서 주전 경쟁에 실패해 대전 시티즌으로 적을 옮겨야 했지만, 올 시즌엔 득점왕에 도전할 만큼 죽지 않은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