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젊은 선수들의 유출이 결코 좋은 일은 아니긴 하지.
뭐 멀리 갈 것도 없이 U-23 세대들만 놓고 봐도 해외파들이 여럿 있으니까.
다만 내가 봤을 때는 이 젊은 선수들의 유출이 꼭 선수들의 의지로 이뤄지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함.
물론 자기가 원해서 해외로 가는 사례도 있겠지만,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한 젊은 선수들 중에 '자의로' 그런 사례는 거의 없을 거야.
즉 가족이나, 코치 등 그 선수를 둘러싼 어른들의 욕심 (?) 또한 젊은 선수들의 해외 유출의 가속화에 일조한다고 생각함.
아마 가장 유명한 예로는 현재 U-23 대표팀의 주전 센터백인 송주훈이 있겠지.
전에 챗방에서 들었던 얘기인데, 송주훈 본인은 K리그에서 데뷔하고 싶어했지만,
정작 송주훈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코치가 독단적으로 J리그의 몇몇 구단들에 연락을 넣었고,
최종적으로 알비렉스 니가타 입단이 확정되자 "내가 다 처리해놨으니 넌 입단만 하면 돼" 같은 식으로 보내버렸다는 썰이 있음.
즉 저 썰이 사실이라면, 이건 선수 본인의 의사는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된 입단이라고 할 수 있겠지.
결국 내가 말하고 싶은건 이거야. "내 핏줄이 빨리 프로 선수가 되는 것을 보고 싶다!" 같은 가족들의 은근한 압박이나,
"일단 프로 팀에 보내기만 하면 내 치적도 쌓이고 평가도 좋아지겠지?" 같은 코치들의 급급함도 영향이 결코 적지 않다고 봐.
실제로 내가 저번에 J리거들을 총망라하는 글을 연재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J리그에서 뛰고 있는 젊은 한국인 선수들 중 대부분은 저런 식으로 본의 아닌 입단을 하게 된 것일지도 몰라.
특히 나이만 놓고 봐도 대부분 대학교 재학 중에, 더 심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해외로 나가서 데뷔한 선수들이었는데,
이렇게 아무 것도 없는 상태로 타인의 손에 떠밀려 어린 나이에 해외로 진출한 선수들 중 잘 뛸 수 있는 선수가 과연 있을까?
내가 보기엔 없어. 자의건 타의건 해외에서 뛰게 된다면 결국 생존은 셀프 서비스인데,
(특히 가족이면 몰라도 해외 생활까지 신경써줄 코치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하겠지.)
이건 갓 데뷔한 젊은 선수들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즉 선수 주변의 어른들이 당장의 성과에만 급급해하지 말고, 또 너무 자기 주관만 밀어붙이지 말고,
선수의 의사도 피드백을 하면서 서로 잘 공조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봄.
특히 그 선수가 "데뷔만큼은 K리그에서 해보고 싶다" 같은 식으로 어필을 한다면 그걸 잘 들어주는 것도 중요하겠지.
설령 해외로 나간다 하더라도 일단 국내에서 쌓은 경험이 있으니 적응도 쉬울 것이고, 5년 룰이 주는 부담감도 줄어들테니까.
쓰다보니까 글이 길어졌는데 여튼 내 생각은 이러함. 대충 "어른들의 사고 방식이 바뀌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정도? ㅋㅋ 댓글 환영!